홈플러스 기사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홈플러스 기사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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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수 [광주광역시청 홍보기획계장]
시민의 소리 27일자 2면에 게재된 "광주시가 삼성에 시유지 안파는 이유" 제하의 기사를 읽고 이해되지 않는 내용이 있어 반론을 제기한다. 이 기사의 요지는, 삼성홈플러스 주월점 입점에 대해 고재유 광주시장이 내년 선거를 의식하고 행정일관성을 벗어나 할인점 입주를 저지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부정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이번 광주시 결정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기사제목에 잘 드러나고 있다. 2면의 거의 한면을 할애하여 박스처리된 이 기사는, "광주시가 삼성에 시유지 안파는 이유"라는 제목 하단에 굵은 고딕체로 "고시장 정치적 결단"이라 쓰고 '내년 선거의식 이례적인 결정', '행정일관성 상실' 비판 제기라는 제목을 병기하였다.

얼핏 기사제목만 읽은 독자들은 삼성홈플러스 주월점에 대한 광주시의 조치가 오로지 선거만을 의식한 잘못된 결정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백운동 로터리의 혼잡한 교통상황을 익히 경험해 온 대다수의 시민들은 교통혼란을 더욱 가중시킬 대형할인점 입점에 대해 극히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었으며, 이번 시의 조치를 매우 잘한 결정으로 반기고 있다.

이 점은 기자도 인정한다. 기사에서 "삼성홈플러스 입점에 대한 여론은 부정적이었다. 인근 재래시장인 무등시장 상인들이 청와대를 비롯 요로에 민원을 제기했고 관할 남구청도 광주시에 교통혼잡을 이유로 입점반대의견을 강력히 밝혔다. 광주경실련등일부 시민단체들도 부정적인 견해를 직간접적으로 표명했다."고 서술하고 있다. 그러나 기자는 시 교통영향심의위원회가 홈플러스 입주를 저지하는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였다.

먼저 시의 이번 결정이 "대단히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교통영향평가는 사업자 위주의 유명무실한 심의로 일관해 왔는데 이번에는 정반대여서 "고도의 정치적 판단"에 의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지적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기자의 주관적 심증에 불과한 억측이 아닐 수 없다.

기자가 제시한 논거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반대여론을 의식한 결과"라는 삼성홈플러스 관계자의 주장뿐이다. 또 기자는 이 관계자의 입을 빌려 "대다수 시민들은 입점을 찬성"하고 있다고 강변하고 있다.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되풀이하지 않고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결정을 내린 시의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계기로 바람직한 행정이 이루어지도록 독려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라고 볼 때 이 기사는 황당할 따름이다.

설사 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결정이었다 할지라도 시민 다수의 여론과 편익에 따라 정책을 결정하는 것이 민주주의 제도의 본질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지적은 억지일 수 밖에 없다. 또한 "광주시의 시유지 매각불가 방침은 토지이용과 도시개발에 대한 행정의 일관성 측면에서 배치된다"면서, 그동안 홈플러스 부지가 터미널부지로 묶여있다가 지난 98년 폐지되면서 상업용지로 전환된 점을 감안하여 상업용지에 상업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막는 것은 잘못된 것으로 단정하고 있다.

이와함께 기자는, 홈플러스 부지내의 시유지 도로는 토지구획정리사업구간에 포함되어 토지소유주들이 자신들의 땅 일부를 공공용지로 내놓은 것으로 이들의 이익에 부합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시의 결정은 토지이용과 도 시계획 측면에서 행정의 일관성을 잃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행정의 일관성이란 무엇을 위함인가.

과거의 잘못된 정책결정이나 시행착오를 개선하지 않고 그대로 밀어부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되묻고 싶다. 또한 최근 주택가 러브호텔 신축과 관련한 법원 판결이 토지 소유주의 입장보다 공공의 이익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결정되고 있고, 도시계획의 공공성을 고려할 때 이 기사는 설득력이 없다.

더욱 납득되지 않는 기사내용은, 교통혼잡이 문제라면 "홈플러스와 협상"을 통해 할인점의 규모를 줄이고 나머지를 공원으로 조성토록함과 동시에 백운고가 개보수비 비용을 부담토록 하는 방안을 강구했어야 한다는 부분이다.

이 내용은 과거 극심한 교통혼란을 야기한 대형건물이 들어설 때 비난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동원된 눈가림 수법과 놀랍게도 일치하고 있어 이런 제안은 기자가 하는 것이 아니라 삼성홈플러스 측에서 원활한 목표달성을 위해 궁여지책으로 제시할 보완사항이 아닌가? '시민의 소리'는 척박한 언론풍토 속에서 시민단체의 역량을 모아 정론을 표방하면서 모처럼 신선한 모습으로 출범한 지역신문이다.

하지만 시민대다수의 이해가 결부된 문제에 대해 특정회사의 입장을 비호하는 듯한 보도를 한 것은 '시민의 소리'를 아끼는 독자의 입장에서 실망감을 떨칠 수 없다. '시민의 소리'의 적극적인 해명과 반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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