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광주 시내버스 정류장, “앉아 쉴 수가 없어요”
[제보]광주 시내버스 정류장, “앉아 쉴 수가 없어요”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3.03.27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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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산마을 훼손된 정류장 의자 2~3개월간 방치돼 눈살 찌푸려
관할 구청 유지관리도 위탁업체에 맡겨 잘 몰라

광주시 ‘월산마을’ 정류장의 무너져 내려 훼손된 의자가 장기간 방치되고 있어 인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대중교통인 버스정류장 개·보수는 외면한 채 다른 곳에 시민들의 혈세를 퍼붓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 정류장 주변은 현재 U대회를 위한 선수촌 공사가 한창으로 공사차량 및 대형트럭이 지나다녀 정류장의 쓰러진 의자 때문에 더욱 위험에 노출되고 있었다.

<시민의소리>에 제보한 이현승(26)씨는 “항상 볼 때마다 곧 고쳐지겠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고쳐지겠지 하면서 지켜봤는데 지금 2개월 넘게 방치되고 있다”며 “바로 뒤에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U대회를 위해 선수촌 아파트공사는 열을 올리면서 버스정류장은 파손됐는데 공공시설물 관리가 너무 엉망이다”고 제보를 했다.

월산마을 버스정류장은 현재 풍암06, 송암31, 운림50, 진월77번의 노선이 정차하는 곳이다. 이 정류장은 다른 정류장에 비해 많은 노선이 다니지 않지만 풍암06번 이외에는 배차 시간이 최소 10분, 최대 20분 이상인 노선으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은 하염없이 서서 기다려야 했다.

정류장을 이용하는 몇몇 시민들에게 물어본 결과 운림50번이나 진월77번 버스는 30분 이상 기다려본 적이 많다고 하는 시민들도 종종 있어 의자훼손으로 큰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이 정류장을 하루에 1번 이상씩 꼭 이용하는 박 모 씨는 “버스노선은 얼마 없어도 시청이나 상무지구, 금호동, 버스터미널 등 광주의 핵심 요충지를 가는 노선이기 때문에 하루에도 수많은 시민들이 정류장을 이용한다”며 “젊은 사람들은 몰라도 임산부나 나이가 지긋한 노인들은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 너무 안타깝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또한 월산마을 정류장은 송암 31번이 정차하는 곳이지만 정류장 표지판에는 송암31번 안내문이 뜯겨져 있어 이용객들의 불편을 사고 있다.

현재 짚봉터널 방향 월산마을 정류장의 유지·관리는 서구청 관할 소관이다. 서구청 교통과 유개승강장 담당 김경식 주사는 “현재 서구의 유개승강장은 모 광고공사에 위탁을 맡겨 관리하고 있다”며 “위탁 관리하는 업체들이 광고물 관리, 개·보수, 청소 등을 매일하고 있어 구청에서는 민원이 들어오지 않는 이상 수많은 정류장에 대해 파악하기 힘들다”고 해명했다.

이어 서구청 관계자는 “정류장이 외지기도 했지만 지금 U대회 선수촌 공사로 인구이동으로 사람들이 얼마 없고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바로 현장에 가서 점검하고 위탁업체에 시행하라고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는 국·시비 31억 원, 민간사업자 57억 원 등 모두 88억여 원을 들여 지난 2007년부터 버스운행정보시스템(BIS)을 구축했지만 ‘월산마을’ 정류장은 5년이 넘도록 설치되지 않아 이용객들은 또다른 불만사항이 삐져나오고 있었다.

광주시내버스 정류장은 총 2,198개소, 올해 3월 기준 버스운행정보시스템(BIS)이 설치된 곳은 328개소로 시행한지 5년이 훌쩍 넘었지만 설치율은 약 15%밖에 도달하지 못했다.

스마트폰 이용자는 그나마 버스정보 알림 어플을 이용해서 도착 정보를 얻지만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이용자나, 노년층들은 타지 않는 애꿎은 버스만 바라보며 버스가 오기만을 한없이 기다려야 했다. 더군다나 정류장 의자까지 파손되어 서서 기다려야 했다.

정류장에서 만난 60대의 스마트폰 이용자가 아닌 최 모 씨는 “시청을 갈 때마다 이곳을 이용하는데 버스가 언제 올지 몰라 혹시나 버스를 놓칠까봐 계속 도로만 쳐다보고 있다”며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기계가 설치되고 안 되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 했다.

광주광역시 교통건설국 대중교통과 BIS 담당 김광섭 주무관은 “BIS설치하는데 예산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국토부와 광역권을 연계해서 국비지원을 받아 진행해 민원 접수만으로 바로 설치하기는 어렵다”며 “올해 광주와 화순간 BIS사업, 광주시내권을 포함해서 90개소를 늘릴 예정이며 노후시설 보수·개선비용까지 포함해 총 26억 원의 예산이 집행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렇듯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가깝게 이용하는 공공시설물인 버스정류장의 유지·관리가 주기적으로 이뤄져야한다는 여론이 불고 있다. 무엇이 우선순위인지 살펴보고, 정류장의 쾌적한 환경 조성이 되도록 관할 구청의 주의 깊은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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