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부활의 길 ④> “당 윤리위에 호랑이 위원장을 영입 자정 기능 회복해야”
<민주당 부활의 길 ④> “당 윤리위에 호랑이 위원장을 영입 자정 기능 회복해야”
  •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
  • 승인 2013.03.13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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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
박근혜 대통령을 만드는데 특등공신이 누구냐면 나는 맨 먼저 인명진 목사를 떠올리게 된다. 이 분은 과거 유신반대 운동에 앞장섰다가 극심한 탄압을 받았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태도를 지닌 분이다. 그렇지만 이 분의 본의는 아니었을지 몰라도 박 대통령 당선에 가장 크게 이바지한 것만은 틀림없다.

민주당원이나 일반시민을 만날 때 “인명진 목사가 누구인지 아느냐?”하고 물으면 즉각 “새누리당 윤리위원장”이라고 대답한다. 이어서 “그럼 민주당 윤리위원장은 누구냐? 과거에 윤리위원장을 했던 분이라도 기억나는 분이 있느냐?”하고 물으면 제대로 대답하는 이가 없다.

2006년 10월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은 ‘수해골프’와 ‘음주 추태’ 등 거듭된 악재로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었다. 이때 새누리당 대표는 인명진 목사를 당 윤리위원장으로 영입했다.

이후 인 위원장은 새누리당의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높이는데 힘을 쏟았다. 소속 의원과 당직자들의 ‘당기 문란’ 행위에 대해 매서운 징계의 칼을 휘둘렀다. 18대 총선에서는 ‘정치철새’와 ‘비리 전력자의 공천 움직임’을 강력하게 견제했다. 청와대 박미석 사회정책수석의 도덕성 문제를 제기해 사퇴시키는 등 적시에 입바른 소리를 하고 부적절한 인사를 시정케 했다.

이런 인 위원장의 활동은 새누리당에 대한 국민적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괄목할 성과를 냈다고 생각한다. 인 위원장의 따끔한 질책이 국민적 공감을 불러 일으켰고 새누리당은 인 위원장의 지적대로 변하는 것처럼 보였다. 인 위원장은 20개월여 활약했는데 나는 그로 말미암아 새누리당 지지율이 적어도 5% 포인트는 올랐을 것으로 본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분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의 특등공신이라고 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오랜 세월 높은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간직해 온 정당이다. 많은 민주당원들은 이 점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져 왔다. 아직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그런 자부심을 지켜줄 수 있도록 당 윤리위원회의 활약이 요구된다. 당원의 ‘당기 문란’ 행위에 대해서는 재빨리 엄정하게 징계해야 하고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위가 생기지 않도록 미리 견제할 수 있어야 한다.

우선 윤리위원장으로 국민들로부터 신망 받는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것이 좋겠다. 호랑이 같고 대쪽 같은, 로비도 안통하고 인정사정 봐주는 일 없는 강골 인사여야 한다. 국민의 눈높이와 양식을 기준으로 민주당에 서릿발 같은 질책을 해 줄 수 있는 분이어야 한다.

그런 윤리위원장이 주도해 엄정하면서도 구체적인 윤리기준과 신속 공정한 윤리심사절차를 제정하도록 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윤리위원회를 독립성과 공정성을 자랑하는 명실상부한 당의 내부 ‘검찰’로 만들어야 한다. 민주당이 박근혜 정부에게 검찰 등의 개혁을 요구하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이 먼저 모범적인 내부 사정기관을 갖추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민주당은 시급히 자정기능을 회복하고 강화시켜야 한다. 그것이 당원들의 자부심을 지키고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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