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여전히 '수첩' 인선 ‘불통’ 못버려
박근혜 대통령, 여전히 '수첩' 인선 ‘불통’ 못버려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3.02.2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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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 내정… “朴, 내 갈길 간다는 뜻”

국민과의 소통 시대는 끝났는가? 청와대 식구들 인선에 있어서 여전히 대통령의 수첩 속에 든 인물들만 내정했다는 지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직전부터 청와대의 '입'인 대변인에 막말 전력에 밀봉·불통 인사의 대명사로 여권 내에서도 우려를 낳았던 윤창중 전 대통령직 인수위 대변인을 또다시 청와대 대변인으로 되레 중용하면서 나도는 이야기이다.

<미디오오늘>은 27일 이번 청와대 대변인으로 윤창중씨를 내정함에 따라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이 불통 권력으로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4일 밤과 25일 오후에 걸쳐 단행한 청와대 비서관 인선 가운데 언론·홍보 라인 인선에서 청와대 대변인에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과 김행 위키트리 부회장을 각각 내정했다. 또한 홍보기획비서관에는 이종원 전 조선일보 부국장이, 국정홍보비서관엔 백기승 전 대선캠프 공보위원이 각각 내정됐다. 박 대통령은 같은 홍보수석실 소속 국정홍보선임행정관에는 서울신문 정치부 차장 출신의 전광삼 인수위 대변인실 실무위원을 내정했다.

대통령의 각종 연설과 발언 등을 담당할 비서실장 산하 연설기획비서관에는 조인근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메시지팀장이 내정됐다. 정무와 언론 업무를 담당할 정무비서관은 김선동 전 새누리당 의원이 맡게 됐다.

이 가운데 윤창중 대변인은 인수위 대변인에 들어갈 때부터 언론(한국일보·KBS·세계일보 기자)-권력(노태우정권 청와대행정관)-언론(세계·문화일보 논설실장)에서 다시 권력(인수위 대변인)으로 옮긴 권력 역마살 이력과 함께 인수위원 명단 발표 때 “명단을 밀봉된 봉투에서 처음 꺼내 아무 것도 모르고 앞으로도 이렇게 할 것”이라고 말해 ‘밀봉’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인수위 대변인 시절에도 자신이 ‘1인기자, 단독기자’를 자처하면서 브리핑 과정에서 기자들에게 일체의 설명을 하지 않아 ‘불통’ 인수위의 상징이었으며, 과거 칼럼니스트에서 야권에 거친 언사를 퍼부어 여권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윤 대변인 스스로도 “귀가할 것”이라며 요직을 기대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런데도 박 대통령은 윤 대변인을 오히려 자신의 '입'으로 중용했다는 지적이다.

청와대 여성 대변인으로 깜찍 발탁된 김행 전 위키트리 부회장의 이력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조인스 인물정보에 따르면, 연세대 출신의 김 대변인은 민정당 사회개발연구소 연구원에 있다 중앙일보 여론조사팀장이 됐다.이후 그는 2002년엔 국민통합21 정몽준 대선후보의 대변인을 한 뒤 소셜전문가로 활동하다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의 ‘입’ 역할을 맡게 됐다.

백기승 국정홍보비서관과 김선동 정무비서관은 박 대통령의 측근 또는 친박계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들의 인선 자체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아 청와대 비서진을 비밀요원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냐는 우려도 낳고 있다고 보도했다.

새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으로 선출된 강성남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25일 “박 대통령이 생각하는 소통·국민·법·원칙과 국민이 생각하는 이 말은 언어만 같을 뿐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 인사”라며 “인사시스템 뿐 아니라 인사결과도 불통과 비상식”이라고 비판했다.

김유석 방송기자연합회장은 “윤창중의 대변인 인선은 소통을 안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언론이든 정치권이든 무슨 얘길 해도 내 갈 길을 가겠다는 인사임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다른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윤창중과 김행 대변인 기용으로 드러난 것은 향후 자신의 의사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려는 뜻으로밖에 읽히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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