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놀이터를 ‘생생(生生)’ 쉼터로 만들었더니
어린이 놀이터를 ‘생생(生生)’ 쉼터로 만들었더니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3.02.17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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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 힘으로 광산구 우산동 ‘더불어 쉼’ 어린이공원 새단장

"놀고 있는 어린이 놀이터 어디 없나요? 만약 있다면 광산구에서 이를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린대요."

"정말요! 얼른 찾아가 봐야겠어요."

광산구에서는 방치된 어린이 놀이터가 주민들 스스로의 힘으로 주민건강쉼터로 바뀌는 일이 벌어졌다.  어린이들이 찾지 않는 놀이터를 어른들의 놀이터로 바꾼 것인다.

지난 15일 광산구 우산동에서는 주민 8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우산동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김민선) 주최로 우산 ‘생생(生生) 주민건강쉼터 더불어 쉼’의 준공식이 열렸다. 그동안 방치돼왔던 놀이터가 모든 주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건강쉼터로 새단장한 것을 알리는 자리였다.

이곳은 1980년에 만들어진 우산 제7호 어린이공원이었다. 벌써 30년이 넘어 단조롭고, 낡은 시설로 그동안 어린이들의 외면을 받아왔다. 물론 어린이들이 학교 끝나면 학원가랴 과외받으랴 사실 놀 시간도 없고 친구들도 없어 점차어린이 놀이터가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는 것은 한편으론 서글픈 현실이기도 하다.

그래서 변화는 주민들의 손에서 시작됐다. 주민들은 주택가 한복판에서 애물단지로 방치돼있던 놀이터를 바꿀 방법을 찾았다. 지난해 광주시의 어린이공원 리모델링 사업공모에 적극 참여했다. 그 결과 지난해 6월 시로부터 8,380만원의 사업비를 받았다.

이후 주민들은 ‘더불어 쉼’ 추진위원회를 구성 10여회에 걸친 회의를 열고, 다양한 연령층의 주민이 함께 즐기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운동·놀이·쉼터 공간으로 공원을 꾸미기로 했다. 여기에 지난 2011년 우산 제8호 어린이공원 리모델링 경험을 참조해 보다 좋은 공원을 위한 밑거름으로 삼았다.

새로운 주민건강쉼터의 윤곽은 주민들의 의지와 지혜가 과거의 경험을 만나 구체적인 모습을 갖춰갔다. 어린이공원의 기능도 충실할 수 있도록 조합놀이대를 설치하고, 온가족이 즐기고 쉴 수 있는 산책로·놀이시설·체육시설·정자도 포함시키기로 했다.

그리고 이런 내용을 설계단계에서부터 반영했다. 명실상부 주민참여형 어린이공원은 이렇게 탄생했다.

준공식에서 민형배 광산구청장은 “주민의 힘과 지혜가 모이면 지역이 보다 살기 좋아진다는 것을 ‘더불어 쉼’ 공원이 보여준다”며 “주민들께서 좋은 사업을 제안하시고, 행정기관은 뒷받침하는 사례들을 더 많이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참으로 보기드문 일이다. 광주시의 다른 구에서도 이를 본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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