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학생들이 만드는 꿈의 졸업식
[편집국에서]학생들이 만드는 꿈의 졸업식
  • 정인서 편집국장
  • 승인 2013.02.07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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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인서 시민의소리 편집국장

며칠 전 어느 고등학교의 졸업식에 초청 받아 참석했다. 졸업생수는 43명이다. 광주에 이런 고등학교가 있을 줄이야! 이들은 입학 당시 매우 ‘양가’집 아이들이었다.
졸업식 장면은 그들만의 활기찬 댄스로 시작한다. 여느 졸업식에서 보는 딱딱한 진행이 아니라 졸업생 대표가 사회를 보고 재학 중 카메라 영상을 담당한 학생이 만든 3년 동안의 학습과 활동을 담은 영상을 보여준다.
학생이 부모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고 부모가 학생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으며 눈시울을 적신다. 몇 편의 댄스가 중간 중간에 펼쳐지는가하면 자신들의 10년 후의 자신에게 보내는 영상메시지가 있고 창작뮤지컬도 공연됐다.
전교생이 참여한 이 창작뮤지컬은 10년 후에 동창회 모임을 무대로 하여 자신들의 진솔한 목소리를 담았는가 하면 합창을 통해 따뜻한 동지애를 느낄 수 있었다. 필자는 단지 초청 인사였지만 2시간 30분 동안 한 자리에 앉아 이들의 졸업 모습을 보면서 정말 감동의 도가니 속에 눈물을 흘리곤 했다.
이 졸업생들은 3년 전까지만 해도 중학교 시절 학교 적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방황하거나 일탈을 일삼아 사회부적응 상태가 된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당연히 학교 성적은 ‘양’ ‘가’가 대부분인 거의 포기상태인 경우가 많다.
물론 광주스쿨 재학 중에도 끊임없이 방황이 이어지는 경우가 있곤 했다. 하지만 친구들의 격려, 선생님의 포기하지 않는 상담, 부모의 사랑이 이어지면서 학교에 정착하게 된다.
이들이 3년의 과정동안 완벽하게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하고 전원 대학 진학을 하거나 유학을 갈 수 있을 정도로 변화한다는 점에서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이 학교는 정식학교는 아니지만 사단법인 국제청소년연합(IYF)의 후원을 받아 세워진 대안학교이다.
광주를 비롯하여 부산 대구 인천 강릉 울산 원주 청주 마산 부천 등 10개의 학교가 있다. 학교교육을 거의 받지 못하고 독학으로 변호사가 돼 후에 노예제를 폐지한 위인인 미국 16대 대통령 아브라함 링컨(A. Lincoln)의 이름을 따 링컨하우스스쿨이란 이름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현재 IYF가 운영하는 10개 도시의 링컨하우스스쿨은 매년 입학생을 모집하지 않고 대부분 3년 과정을 마치고 졸업생을 배출하는 해에 새로운 신입생을 모집한다. 현행 입시 위주의 규격화된 교육시스템으로 인해 급증하는 청소년 일탈 문제를 해소하고 진정한 교육을 실천하는 차원에서 2004년 처음 설립되었다.
광주스쿨은 지난 7년 동안 3회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들은 3년의 교육과정 기간 동안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며, 교과 수업 외에도 한 달간의 해외현장체험(미국 호주 등)과 국토종단 걷기나 1인 1악기 익히기 등 다양한 클럽활동을 한다.
1학년은 신앙을 바탕으로 원어민 교사 수업을 통해 영어 교육에 집중해 유창한 영어를 구사할 수 있도록 집중 교육한다. 2학년부터는 검정고시에 합격할 수 있도록 수험과목에 치중하여 대학진학이나 미국 유학의 길을 열어주고 있다.
이들은 “무엇보다 어디에서도 할 수 없었던 마음속 이야기를 털어놓고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 링컨하우스스쿨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한다. 지나친 경쟁사회에서 자신을 매몰시키고 마는 현행 중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보면 이 학교의 교육시스템에 공교육이 오히려 눈을 돌려야 할 성 싶다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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