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야기 67 명청시대의 옛거리 둔계(屯溪)
중국이야기 67 명청시대의 옛거리 둔계(屯溪)
  • 강원구 한중문화교류회 회장
  • 승인 2013.02.0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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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구 박사

죽기 전에 한 번 가보아야 할 곳이 황산이라 한다. 황산은 황제 헌원(軒轅)이 한 때 수련을 통해 신선이 된 곳이라 전한다. 747년 당나라 현종이 산세의 수려함과 그 위용이 중국의 어느 산보다 훌륭하기 때문에 ‘황산’이라고 명명했다고 한다.
이처럼 천하에 이름 높은 명산으로 하늘로 통하는 길이 있다고 믿어져 고대로부터 수많은 제왕들이 천고제(天告祭)를 지낸 곳이다. 높은 산과 풍성한 강우량, 깊은 골짜기가 어우러져 천하 절경을 이루고 있는데, 황산 운해(雲海)의 놀라운 비경을 본 관광객들은 평생 동안 그 감동을 잊을 수 없다고 한다.
자광각에서 케이블카로 옥병루까지 오른 뒤 황산 최고봉인 연화봉(1860m)을 거쳐, 산행의 백미인 서해대협곡을 지나가는 약 15km의 코스가 있다. 본격적인 서해대협곡 산행이 가파른 절벽 사이에 콘크리트 다리를 걸쳐 만든 본선교를 지나면서 시작된다.
깊이 수백 미터의 절벽 중턱을 가로질러 계단으로 난 대협곡 루트는 마치 공중에 허공다리를 걸어놓은 듯, 아래를 쳐다보기만 해도 다리가 흔들거린다. 수천 길 낭떠러지의 아찔한 절벽과 거대한 기암봉들의 그림자가 어우러진 절경이 마치 ‘마귀의 환영’ 같다고 해서 선인들이 서해대협곡을 가리켜 마환세계(魔幻世界)라 칭한다.
절벽에 매달린 계단을 걷다 위를 쳐다보니 거대한 칼로 쳐낸 것 같은 뾰족한 봉우리들은 금세 머리 위로 쏟아져 내릴 기세다. 아래로는 까마득한 협곡이 시커먼 입을 벌리고 있으니 시선을 돌리기조차 쉽지 않다.
황산의 일출이 가장 아름다운 곳은 청량대다. 이곳에서 일몰의 명소, 마치 원숭이가 운해를 바라보는 것 같다 하여 ‘후자관해(猴子觀海)’라 이름 붙여진 바위 또한 이곳에 있다.
청량대의 일출을 감상한 뒤 비래석, 서해문을 거쳐 백아령으로 이동하면 서해대협곡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숲을 나와야 비로소 숲이 보이는 법, 서해대협곡의 시원한 전체 비경을 보는 순간 대협곡을 걸을 때 피로가 거짓말처럼 풀린다.
중국 황산은 예로부터 구름이 바다를 이룬다하여 운산(雲山)이라 일컬었다. 바람과 함께 움직이는 구름이 봉우리 사이를 흘러 다니며 기암괴석과 노송을 감추었다 드러내기를 반복하면 한 폭의 산수화다.
기암괴석의 봉우리마다 뿌리내린 천태만상의 소나무들은 운해와 어우려져 더욱 기묘한 풍광을 연출한다. 황산은 운해(雲海), 기송(奇松), 괴석(怪石), 온천(溫泉)으로의 4절(絶)로 유명하다.
황산은 이외에도 가볼 만한 곳이 많다. 언제 누가 팠는지, 무엇을 위해 팠는지 모르는 화산미굴이란 동굴도 있다. 황산 시내에 옛 거리 또한 볼만하다. 북경에서 유리창과 같은 골목이지만, 이 지방은 먹이라던가, 종이가 유명하여 전국에서 문방4보를 사기 위해 몰려드는 곳이다.
문방사보(文房四寶)에 모두가 이곳 주변에서 나고 있다. 호주(湖州)의 붓, 선성(宣城)의 종이, 휘주(徽州)의 먹, 흡현(歙縣)의 벼루가 유명하다. 특히 중국에서 휘주상인으로 유명한 곳이 황산의 옛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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