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이 된 화가 허백련·오지호' 발간
'무등산이 된 화가 허백련·오지호' 발간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3.02.07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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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백련·오지호 미술세계 발자취 담아

허백련과 오지호, 광주지역 근현대미술의 대표적인 제1세대 터줏대감이다. 지역미술계에서 두 분의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예향 광주, 문화중심도시의 기틀을 다진 화맥을 형성했다. 이들 허백련과 오지호의 미술세계와 인생에 대한 감동의 발자취를 기록한 평전이 출간되어 눈길을 끈다.

최근 <무등산이 된 화가 허백련 오지호>를 발간한 김종 광주문화원연합회장과 정인서 시민의소리 편집국장은 곳곳에 단편적인 기술로만 그쳤던 두 분 작가의 전체성을 다시금 복원의 형태로 접근하고 있어 이들 작가를 이해하는 데 의미가 있다.

동양화의 허백련과 서양화의 오지호는 화법에서는 분명 다른 장르이다. 그러나 이들은 전통을 중시하고 한국의 풍광과 정신을 독자적인 방법으로 연마하고 후학을 양성하는 등 절묘하게 동일한 면모를 보이고 있어 놀라울 정도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책은 허백련은 ‘현대 회화에 전통의 텃밭을 일구다’로, 오지호는 ‘빛을 그린 우리 시대의 화가’라는 부제를 달았다.

두 작가는 일제강점기 때 유가문화를 간직한 집안에서 성장했다. 그만큼 엄한 가정이었음을 짐작케 한다. 그런가하면 근대문물을 빨리 받아들여 서울에서 고교과정을 수학하고 정신적인 개화사상을 심어준 스승을 만났다. 또 일본 유학을 통해 일본인 스승에게 미술교육을 받았지만 한국의 자연에 어울리는 작품 제작을 수련했다는 동일성을 갖고 있다.

특히 광주지역에서 허백련은 연진회와 농업기술학교를 통해, 오지호는 광주미술연구회와 조선대학교를 통해 인재양성에 힘썼으며 남도의 포근한 자연을 화면에 펼쳤다는 점에서 동일한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그 때문에 후학들의 작품도 그런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허백련은 중국화와 일본화의 경계를 넘어 사의(寫意)적 관점을 지닌 마지막 남종화가로 한국의 자연풍경을 관념 산수로 빚어냈다면, 오지호는 서양화와 일본화의 영역을 넘어 사실성(事實性)을 투입한 한국의 빛을 재현하려 했다.

▲저자 김종 광주문화원연합회장(왼쪽), 정인서 시민의소리 편집국장(오른쪽)
저자들은 두 분 작가의 이 같은 점을 중요시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관련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기록하고 현장 확인을 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를 위해 두 작가의 저서와 신문자료, 지역향토사전, 다른 기록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일일이 그 원전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그동안 알려진 내용 가운데 상당 부분의 오류를 고치기도 했다.

또한 저자들은 두 작가가 지역미술사는 물론 한국 미술사에서 새롭게 평가받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가능한 한 여러 자료를 섭렵하고, 객관적인 자료를 근거를 확보하는 데 노력을 보탰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흥미 위주의 기술에서 벗어나 두 작가의 일대기 외에도 인간적, 예술사적인 평가에 대한 문헌 내지는 논문 등을 망라했다. 그리고 관련 있는 자료는 각주로 처리해 앞으로 있을 추가 연구자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사료적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저자들은 “역사는 쓰여 지는 대로 그 모두가 완성이고 미완성이다”면서 “그동안 단편적으로 다루어진 두 분의 일대기와 예술사적인 평가들을 한 자리에 아우르고 정리하여 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며 나머지 미진한 부분은 후학들이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책은 광주문화원연합회가 2004년 이후 계속 발간해온 ‘광주의 다리’, ‘광주의 민속 및 놀이문화’, ‘임정마을 벅수제’, ‘무등산 옛길 위의 광주’ 등에 이어 광주 향토문화자료 총서 9권으로 간행됐다.

저자인 김종은 경희대 문학박사로 조선대 교수, 광주문인협회장, 광주전남근현대미술총서(Ⅱ) 편찬위원장을 지냈고 광주문화재단 이사로 있다. 정인서는 현재 시민의소리 편집국장으로 조선대 경영학박사, 호남대 미술학 석사과정을 마쳤고 무등일보 논설위원, 대동문화 편집주간을 지냈다./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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