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문화 콘텐츠 발굴 산업화 가능성 모색
차문화 콘텐츠 발굴 산업화 가능성 모색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3.01.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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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대 국제문화연구원 차문화 대중화방안 학술대회 열어

우리 생활에 익숙해지고 있는 차와 커피에 대한 문화콘텐츠 개발 및 대중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1월 29일 조선대에서 마련됐다. 조선대 국제문화연구원 아시아문화연구소와 한국티앤커피문화학회 주관으로 열린 학술대회에서 4편의 논문이 발표되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발표된 논문을 정리하여 소개한다.<편집자 주>

전통문화적인 가치와 코드 찾아야

▲ 염숙 조선대 초빙교수
염숙 조선대 초빙교수는 “차문화를 통한 문화콘텐츠 활성화 방안”에서 전통문화로서 차문화는 다양하고 풍부한 문화적 유산을 갖고 있는 만큼 차문화의 원형을 발굴하고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제화된 형태로 재창출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고 밝혔다.
염 교수는 차문화는 다양한 시각적 요소와 스토리텔링의 문화코드를 풍부하게 갖고 있을 뿐 아니라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웰빙과 힐링의 기능을 동시에 갖는 새로운 힐빙문화(Heal-Being Culture)를 대변하는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염 교수는 전국 차인 수가 500만명을 넘어섰고 차 관련 학과를 개설하는 대학이 늘고 있는 시점에 창의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통해 차문화를 보급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따라서 차문화콘텐츠의 활성화 방안으로 몇 가지 사례를 제시했다. 첫째는 표층구조 속의 시각적 표현으로 한국의 전통문화를 사실적으로 표출할 수 있는 전통 복식문화의 재현과 다양한 차도구 전시, 선비들의 문방도구, 시서화의 작품 등을 통해 예술문화의 시각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서사구조 속의 다양한 이야기로 차를 즐기는 주체의 독립성과 초월성을 들고 있다. 이는 차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일탈하여 자연과의 교감에 도달하는 과정이다. 차를 통해 모든 가치를 초월하고 정신적 경지에서 삶을 향유하는 풍류적 종합에술가의 모습으로 변형되는 인간의 모습을 찾는다는 것이다.
셋째는 심층구조 속의 문화원형과 문화코드이다. 심층구조 속에서는 차문화의 핵심적 가치와 문화코드가 만들어져 조화를 이룬다. 핵심코드인 조화와 향유는 스토리텔링에서의 독립성과 초월성의 가치를 표현하며 표층구조의 시각적 이미지를 창출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했다.
염 교수는 결론적으로 우리 전통 차문화를 바탕으로 한 문화콘텐츠는 정체성과 독창성을 통한 다양한 상품화가 가능하다는 주장을 했다.

노신 형제의 차에 대한 태도 달라

▲ 엄영욱 전남대 교수
이어 엄영욱 전남대 교수는 “차를 통해서 본 노신 형제의 내면 풍경”에서 형제간인 노신(魯迅)과 주작인(周作人)은 똑같이 ‘차를 마시다(喝茶)’라는 산문을 남겼다는 데서 이들의 차에 대한 사상을 읽을 수 있는데 둘 다 특히 녹차를 좋아했다.
노신은 소흥의 원묘청과 항주의 용정차, 황산모봉 등을 좋아했고 주작인은 용정차와 라개를 좋아했지만 소흥의 본산차를 더 좋아했고 특히 벽라춘을 높이 평가했다.
노신은 차를 마신 후에 다완 관리를 청결히 해 차를 마신 후 찌꺼기를 즉시 버리고 항상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으며 차를 마시는데 좋은 차와 나쁜 차를 가리지 않았다. 복잡한 행다의 절차를 따르지 않고 상황에 따라 마셨다. 노신에게는 차를 마시는 데 한가하게 음미할 마음의 영유가 없었고 단시 일상의 차이자 생존의 차였을 뿐이다.
이에 반해 주작인은 차를 마실 때 격식을 차려 마시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 좋은 차에 좋은 다완 그리고 어울리는 분위기 속에서 유유자적하게 다식을 갖추며 마셔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그래서 그에겐 차는 여유로움의 차이며 예술적인 차이다.
두 사람의 차를 마시는 차이점은 노신이 거친 미를 존중했다면 주작인은 우아미를 추구했다. 이는 두 사람의 작품에서도 그 특성이 드러난다.
노신은 창작과정에서도 현장이나 논밭, 일하는 노동자나 농부의 건강미, 야성미 등 원초적인 생명력과 함께 살아있는 천연의 미를 추구했다.
주작인은 청아, 함축, 우아 그리고 담백하면서도 평화스럽다. 작품소재는 보잘 것 없는 ‘파리’로부터 우주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지만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인간 해방을 외쳤다.
이처럼 두 형제는 개인의 성격과 취향, 인생관과 세계관, 미학관과 맞물려 나타남을 알 수 있다. 엄 교수는 두 형제의 차를 대하는 태도를 통해 차의 다양성을 소개하고 있다.

하동녹차축제 분석 통해 새 모델 찾아야

▲ 이순임 조선대 박사과정
이순임 조선대 박사과정은 “경연 프로그램 분석을 통한 녹차문화 확산모델”에서 국내 방송매체들에 의한 경연 프로그램 확산이 문화지형에 미치는 영향을 크게 두 가지로 분석했다. 하나는 디지털음악콘텐츠에 대한 명확한 제시, 다른 하나는 경연 중심의 기업 소통문화가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박사과정은 경연프로그램의 흥행요소가 각각 공감, 공정 및 독창성을 창출했기 때문이라며 스토리가 있는 경연과정에 대중들은 공감하며 운영 규칙에 있어서 시청자 참여를 통한 공정성 확보, 경연 참가자의 제약 없는 창의성을 존중했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녹차문화의 확산을 위한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는데 녹차 스토리 공감 및 세대 공감을 의미하는 아우라(Aura), 자신을 돌아보고 새로운 영감과 창의적 욕구를 일깨우는 공명현상의 경험, 특정 활동이 목표성과를 넘어 부수적인 효과를 연쇄적으로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의식의 고양을 제시했다.
여기서 제안된 모델은 하동녹차축제에서 상당히 접근된 요소들이 드러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학작품과 인물 소재 콘텐츠 발굴 필요

▲ 권영안 조선대 박사과정
권영안 조선대 박사과정은 “Jane Austen의 작품 속에 나타난 차문화 콘텐츠와 그 현대적 적용”에서 오스틴의 작품에는 대체로 가정의 티테이블 주변에 몰려드는 사람들의 세계를 그녀만의 필체로 그려내고 있는데 티테이블 주변이 고립된 개인만의 협소한 장이 아니라 화합과 치유, 휴식과 사교, 담론의 장으로서 그려지고 있다.
특히 소설의 주인공들은 결혼 적령기의 젊은 남녀들로 티테이블의 로맨스를 그려내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문학은 그 시대의 정신적, 사회적, 문화적 모습을 그려내는 것으로 우리에게 총체적인 간접체험을 제공한다. 따라서 작품 속의 차를 마시는 상황은 장소성과 시간, 효용성 등이 생활상을 반영한다고 하겠다.
권 박사과정은 차문화콘텐츠로서 오스틴의 현대적 적용을 살펴보면서 구글의 검색을 통해 ‘Jane Austen’은 31,800,000개가 검색되고 ‘Jane Austen, tea’를 동시에 검색하면 약 20%에 해당하는 6,260,000개의 관련 자료가 나타난다고 했다. 이는 Jane Austen과 tea의 관계가 상당한 영향력을 갖는다는 것이다.
결국 Jane Austen과 관련된 차와 차도구, 소품, 의상, 기념품들이 판매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우리 시대에도 이처럼 영향력있는 차문화와 관련된 작품이나 인물에 관한 연구를 통해 산업화의 가능성을 타진해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커피 관련 논문 없어 다양성 아쉬워

다만 이번 학회의 발표논문은 차를 중심으로 이뤄졌고 커피에 대한 논문 발표가 없어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즉 차문화콘텐츠 차원에서 접근하는 학술대회라면 한국 사회에서 커피가 차를 제치고 음용인구가 대세를 차지하는 만큼 커피를 주제로 문화콘텐츠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기록상으로는 1883년 11월 인천 주재 영국부영사 칼스(William Richard Carles)가 지금의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 있던 독일인 묄렌도르프(Paul George von Moellendorf)의 집에서 따뜻한 커피를 얻어마셨다고 하는 것이 최초이다.
그로부터 130여년이 지난 지금은 커피전문점이 과거의 다방만큼이나 골목마다 들어섰다. 7대 커피전문점 3천개를 포함해 전국에 1만개가 넘는다는 추산이다. 이제는 커다란 일회용 커피잔을 들고 의기양양하게 거리를 걷는 사람들이 당연할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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