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소가 만난 사람-오재일 5·18기념재단 제11대 이사장
시소가 만난 사람-오재일 5·18기념재단 제11대 이사장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3.01.24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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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민파’다”
시민의 품으로 돌아가야 ‘일상화·지역화·전국화·세계화’ 가능

 

제11대 5·18 기념재단 신임 이사장에 오재일(60) 전남대 행정학과 교수가 지난 7일 선임됐다.  <시민의소리>에서는 신임 이사장의 재단 운영에 대한 포부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인터뷰는 22일 오전 10시 전남대 사회과학대학 417호 교수연구실에서 진행됐다. <편집자주>

▲5․18기념재단(이하 재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많고, 위상이 많이 약화됐다는 이야기들이 있다. 재단에 대한 진단을 어떻게 하고 있으며, 어떠한 방향으로 재단을 이끌어갈 것인가?

- 재단 설립 이후 재단의 설립목적과 존립근거에 기초해 재단의 현재 역할과 위상에 대한 반성적 접근을 하면, 5월 단체 간의 상호 불신과 분열, 재단 운영의 성과에 대한 의문 등 재단에 대한 비판적 의견 또한 상존하고 있다. 재단이 시민들과 유리되어 있고, 광주지역 사회 역시 70~80년대 패러다임에 빠져 편가르기가 심하다. 이로 인해 5.18당시 공동체정신, 나눔의 정신으로부터 광주는 후퇴해 있다.

나는 어느 편도 아닌 ‘시민파’다. 결국 문제해결의 관건은 개방적 입장을 갖고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상호 이해와 신뢰를 구축해가는 방법밖에 없으며, 재단 운영에 대한 문호를 5월 단체는 물론 시민사회로 개방해 갈 필요가 있다. 인사·재정·사업에 대한 투명하고 합리적인 운영은 물론 의사결정과정에 대한 글로벌 거버넌스적인 참여가 가능하도록 함으로서, 재단운영의 민주성과 개방성이 구현되어 재단에 대한 새로운 신뢰 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

2014년은 재단 설립 20주년이 되는 해로서, 창립이후 변화된 여건에 대한 냉철한 분석을 통해 5·18 기념재단과 기념사업의 새로운 발전방향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5월 단체·지역시민사회단체·관련 기관 및 전문가가 참여하는 가칭 ‘5·18기념재단 및 기념사업 발전을 위한 중․장기 발전계획’팀을 구성하여, 재단과 기념사업의 중․장기 발전방안을 마련하겠다.

▲최근 지만원 무죄판결, 5.18에 대한 고대생들의 온라인상 설전(폭동이냐, 민주화운동이냐) 등을 보면 5.18의 전국화가 퇴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나?

- 5.18이 하나의 역사적 사건으로 박제화되는 것에 우려를 하고 있다. 5·18을 전국화·세계화하고자 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5·18정신의 전국화는 여전히 더디게 진행되고 있으며, 광주지역사회에서조차 5·18이 외면받고 있다는 일부 비판에 직면해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따라서 5·18의 세계화와 더불어 5·18정신을 우리내부의 지역사회에서부터 일상화시켜갈 필요가 있으며, 5·18기념사업 및 5월 단체들에 대한 지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한 배전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 5.18재단은 특수시민의 것에서 시민의 품으로 돌아가야 한다. 먼저 시민의 사랑을 받아야 일상화·지역화·전국화·세계화도 가능하다. 5·18정신의 일상화·지역화·전국화·세계화는 내실 있는 기념사업 및 재단운영이 토대가 될 것이다.

아울러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 중요하다. 5.18의 상징적 인물들의 삶을 재조명하는 콘텐츠(영화, 동화, 만화 등)를 활용하여 우리와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역사인식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가야 한다.

▲5.18공법단체 설립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한 재단은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 재단은 5월단체들의 연대와 협력의 네트워크를 강화시키는데 주력해야 한다. 연대와 협력의 네트워크는 5·18기념재단의 주도성(hegemony)이 아닌 통합된(integratred)리더십과 조정·협의 능력을 통해 구현될 수 있다. 재단이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정비하는데 중점을 두겠다. 따라서 재단이 이 문제에 앞장서는 것보다는 지원하는 역할을 하겠다.

▲광주시에서는 출자․출연기관에 대한 경영평가를 실시하고 있는데, 재단의 평가는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이를 개선할 방안은 무엇인가?

- 재단의 특성상 다른 출자․출연기관과는 평가의 틀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또 이사장의 임기가 2년인 관계로 사업을 책임있게 처리하는데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재단의 예산이 투명하게 집행되고 있는지, 재단의 사업을 시민들이 공감하고 있는지,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맞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지 등에 대해 면밀히 재검토해보겠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나 하고 싶은 말은?

- 재단이 전환기적 변화의 과정에 처해있다. 재단을 둘러싼 외부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으며, 5․18기념재단 또한 내부적으로는 재단이 초기의 정착단계를 뛰어 넘어 또 다른 차원의 발전을 도모해야 하는 전환기적 시점에 와 있다. 시민들이 사랑으로 지켜봐줬으면 좋겠다.

또 하나 이명박 대통령은 5.18기념식에 집권하는 동안 단 한 차례도 오지 않았다. 올해 5.18기념식에는 박근혜 당선자가 참석해서 5.18을 껴안았으면 좋겠다. 이 자리에서 국민대통합의 메시지를 전한다면 하나의 상징적 사건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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