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야기 62 차(茶)의 고장 장흥현(長興縣)
중국이야기 62 차(茶)의 고장 장흥현(長興縣)
  • 강원구 한중문화교류회 회장
  • 승인 2013.01.03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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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구 박사

우리 전남에 장흥군이 있고, 중국 절강성 호주(湖州)시에는 장흥현이 있다. 글자도 똑 같이 장흥(長興)이다. 장흥을 이쪽 사람들은 보통 ‘자흥’이라고 말한다. 중국의 장흥은 ‘창싱’으로 발음해야 하지만, 일반 사람들은 ‘차싱’으로 발음하는 것을 보면 특이하다는 생각이 든다.
장흥현은 중국의 차 문화의 발상지다. 차의 성인(聖人)인 육우(陸羽, 733~804)가 살았던 곳으로 떡차를 만들고 있다. 육우는 장흥현 서북부에 위치한 고저산(顧渚山)에 머물며 장흥현에서 생산, 재배되는 차들을 고찰하며 차 끓이는 기술에 대한 연구에 몰두하여 765년경 당대의 거작 ‘차경’을 저술했다.

우리나라 장흥에도 떡차인 청태전이 유명하다. 지난 2009년 5월에 중국 장흥현에서 개최되는 ‘제10회 국제차문화세미나’에 참석해 장흥군이 최근 재현ㆍ복원사업에 들어간 청태전(靑苔錢)의 원조가 1200여년전 이곳 고형차인 병차(餠茶)라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차의 역사는 중국에 있다’라고 하는 것처럼, 차의 기원은 중국에서 찾을 수 있다.
육우가 쓴 세계 최초의 차 전문서적인 차경에는 “차를 마시는 것은 신농씨로부터 비롯되었다고 주공(周公)에게서 들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즉 인류 최초로 차를 마신 사람은 기원전 2,737년에 염제 신농씨. 그는 인류 최초의 차인(茶人)으로 옛날 전설상의 삼황오제(三皇五帝)의 한 사람이다.

신농씨는 산과 들에 나는 여러 식물을 직접 먹어 보다가 독초에 중독되어 차나무 밑에서 쉬면서 끙끙 앓고 있다가 떨어진 나뭇잎을 씹어 먹자 정신이 들었다는 설화가 있다.
또한 백성들에게 먹을 물을 끓여 마시라는 칙령을 내린 뒤 변경 지방을 순시하던 중 하인이 끓이던 물에 우연히 나뭇잎이 떨어져 물의 색깔이 변하면서 좋은 향기가 나 맛본 뒤 차를 마시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육우는 당나라 현종 733년에 태어나 3세 때 버려져 용개사 직지선사 밑에서 자랐다. 직지선사는 자신의 성인 육(陸)씨와 역서의 점괘와 연결시켜 고아의 이름을 ‘육우(陸羽)’라고 지어 주었다. 어린 육우는 절에서 불경 공부 외에 주지스님의 차 끓이는 일도 맡아 했다.

그는 12세가 되던 해에 절에서 뛰쳐나와 극단에 들어가 단역배우로서 생활을 시작하였으며, 얼굴은 못생기고 말마저 심하게 더듬었다고 한다. 755년 안록산의 난을 피한 육우는 후에 제2의 고향인 호주 장흥현에 정착했다.
차의 명산지인 호주에 정착한 육우는 차에 대한 공부를 계속하는 한편 당대의 시인이자 차에 관해 풍부한 지식을 겸비한 비구승 교연(皎然)과 교분을 갖는다.
교연의 적극적인 권유에 육우는 28세 때 지방을 돌아다니면서 차에 관한 자료를 수집, 정리하여 차경(茶經)의 초안을 마련하였고, 744년 마침내 그는 10여년 세월에 걸쳐 차경을 탈고하고, 804년 72세의 나이로 장흥에서 생을 마쳤다.

차경은 상, 중, 하 3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차에 대해 10가지 항목으로 구분하여 종합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1에서 10까지 각 장이 스토리로 이어져 이해하기 쉬우며, 사상과 철학이 담겨 있어 문학 작품으로도 높이 평가받는다. 그는 차(茶)를 1. 차(茶), 2. 가(檟), 3. 설(蔎), 4. 명(茗), 5. 천(荈)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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