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화 연구관, 한국 민중미술 역사 엮은 '오월의 미학..' 발간
장경화 연구관, 한국 민중미술 역사 엮은 '오월의 미학..' 발간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2.12.1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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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미술은 저항의 몸부림인가, 시대적 소명인가. 민중미술은 우리의 아픔을 밝히는 소통의 창구인가, 한을 안고 살아가는 기억의 환부인가.

유신시대와 80년을 넘어서는 과정에 반정부적인 목소리로 정치적, 시대적 갈등을 드러낸 민중미술은 역사를 기록하는 새로운 영역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산비탈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판잣집의 풍경, 양극화시대를 살아가는 없는자들의 모습, 저임금노동자들에 대한 대기업의 착취 등 평등을 갈구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그림으로 대변하는 것이 민중미술의 영역으로 각인되고 있다.

케테 콜비츠Kathe Kollw-itz (1867~1945)가 힘겨운 삶에 지친 사람들을 대상으로 죽음의 공포를 표현하는 방식으로 인류를 사랑하는 사회적 필연설을 주장했다라고 한다면 역시 한국에서의 민중미술은 이러한 모습에서 그리 멀지 않다고 할 것이다.

다만 지나치게 희화적인 표현기법이 나올 때면 서민의 고통이 아니라 지나친 정치선전적인 내용으로 인해 일부 오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는 점도 간과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가운데 한국사의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80년 5월운동을 중심으로 민중미술에 대한 관점을 새롭게 접근하고 있는 장경화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관의 '오월의 미학, 뜨거운 가슴이 여는 새벽'은 눈여겨볼 만 하다.

한국 민중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삶과 작품세계를 정리한 이 책은 오 윤, 임옥상, 강연균, 홍성담, 허달용, 박불똥, 이철수 등 한국 민중미술을 이끈 30인의 삶과 작품을 한 권에 묶었다.

장 연구관은 광주시립미술관에서 20년간 전시기획, 작가연구, 작품분석을 바탕으로 한국민중미술을 기획, 연구해 왔다. 이에 대한 계기는 1986년 대학원 석사 졸업논문으로 민중미술을 썼던 경험 이후 가슴 속에서 내내 갈등으로 남아있던 것을 이번에 분출해냈다 하겠다.

광주민주화운동 30주년을 맞아 지난 2010년 일간지에 1년간 민중미술과 관련된 글을 기고했던 내용을 중심으로 다시 정리하여 일반에 알기 쉽게 전하고자 책으로 엮었다.

제1장 `메마른 대지에 바람과 비'에서 노원희, 홍성민, 오 윤, 안창홍, 민정기, 이원석, 이종구 작가를, 제2장 `물빛이 하늘빛을 품다'에서는 강연균, 임옥상, 손장섭, 윤석남, 최병수, 곽영화, 심정수, 박은태 작가를 다뤘다.

제3장 `어둠 끝에서 올린 생명'에서는 신학철, 김봉준, 황재형, 허달용, 홍선웅, 박불똥, 김정헌, 이철수 작가를 조명했다.

제4장인 `뜨거운 가슴이 새벽을 열다'는 홍성담, 김호석, 강요배, 손봉채, 정정엽, 구본주, 박영균 작가에 대해 정리했다.

저자는 또 민중미술의 동향을 쉽게 알 수 있도록 33년의 민중미술 연보를 상세하게 정리했다.

장경화 연구관은 "광주시립미술관 큐레이터로 근무하면서 한국현대사의 트라우마 `5월 광주'의 광주정신과 시립미술관의 정체성에 관해 끊임없이 고민해왔다"며 "한국 민중미술의 시발점이 된 `5월 광주'의 창으로 바라보고 접근하려 했다"고 밝혔다.

장 연구관은 지난 2010년 "현대미술관의 방문객 중심 경영관리연구-심미적 반응과 문화추구 행동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으로 미술학박사학위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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