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학부모에 그림 강매...
교사가 학부모에 그림 강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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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가 서양화 전시회를 열자 학부모 10여명이 한 점당 50∼100만원대의 작품을 사간 것으로 밝혀져 뒷소리가 무성하다.

아이들 알림장에 빽빽히
"선생님 그림책 보여드리기
부모님하고 함께 구경오기
선생님 기사 실린 조선일보 보여드리기


특히 이 교사가 전시회 기간동안 수차례에 걸쳐 전화와 알림장 등을 통해 학부모들에게 관람과 작품구입을 유도하는가 하면 사정이 어려운 일부 학부모에게는 할부로 구입할 것을 요청하는 등 당초 전시회 개최의 취지에 크게 벗어났다는 지적이다.

문산초등학교 1학년 담임을 맡고있는 김정옥 교사는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롯데백화점 전시장에서 남편과 함께 부부전시회를 열고 전시된 45점의 작품 가운데 10여점을 호당 5만원씩의 가격에 자신이 맡고있는 학부모들에게 판매했다. 보통 10호 기준으로 볼 때 1작품당 50만원선.

학부모에 전화 알림장...관람.구입 유도

문제가 된 점은 김교사가 전시회를 전후해 학생들의 알림장을 통해 수차례 자신의 전시회를 학부모들에게 알리고 일부 학부모에게는 직접 전화로 전시회 관람을 요구하는 등 학부모들에게 직간접적으로 구매부담을 지워주었다는 것.

실제 김교사가 맡고있는 반의 한 학생의 알림장 노트에는 지난달 26일부터 6월 21일까지 무려 9차례에 걸쳐 김교사의 전시회를 홍보하는 내용들이 빽빽히 적혀있다. '선생님 그림책 보여드리기', '오후 6시 롯데 8층 부모님하고 함께 구경오기', '어머니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등등.

"사정 힘들면 할부로라도 구입하라"
작품 사 간 아동에게 상장 주기도


특히 일부 학부모들은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동안 선생님이 직접 전화를 걸어와 전시회가 열리는 사실을 알리고 작품을 구매해줄 것을 요청하는 바람에 무척 곤혹스러웠다"며 "여유가 없으면 할부로라도 구입할 것을 요청한 일도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전시회가 끝난 뒤 작품을 사간 학생들에게 상장을 주는 등 비교육적인 모습까지 보였다는 지적이다.

반면 김교사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전시회 관람을 권유하기는 했지만 작품 구매 강요는 하지 않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아이를 맡겨두고 있는 입장에서 담임교사의 전시회를 구경하라는 말은 달리 들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전교조 해당교사 징계요구 '파문'

한편 이같은 물의가 빚어지자 전교조가 이에대해 문제제기를 하며 김교사의 징계를 요구하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전교조 광주지부는 "김교사가 개인전을 열면서 다수 학부모에게 그림을 반강제적으로 매입을 종용하고 구입한 학생들에게는 여러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문산장을 수여하는 등 반교육적인 일이 벌어졌다"며 "시교육청은 즉각 환불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해당교사와 교장을 중징계하라"고 요구했다.

이와함께 시교육청에 김교사 전시회 사건에 대한 감사를 실시할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해 향후 진행이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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