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독특해서 눈길을 끌기도 하는 투구꽃은, 로마 병사가 머리에 쓰는 투구와 그 모양이 비슷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아니 꽃 모양을 보기만 해도 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 알 아 차릴 수 있다.
투구하면 창과 방패가 따라 붙는다. 그것들은 장난감이 아니라 참혹함을 자아내는 살상, 전쟁의 도구들이다. 끊임없는 사람의 욕망을 불태우는 수단으로 삼은 전쟁은 인간의 역사와 함께하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국가 간에, 민족 간에, 이웃 간에 크고 작은 이해관계 속에서 누군가가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다.
이미 2500년 전 중국 춘추전국시대에 묵자(墨子)는 말하고 있다.
남의 나라 보기를 제 나라같이 보고
남의 가문 보기를 제 가문같이 보고
남보기를 제 몸 보듯 하라 했다
(중략) 형제가 서로 사랑하므로 화목하고 조화롭고
천하인민이 모두 서로 사랑하므로a
강한 자는 약한 자를 억누르지 않고
다수는 소수를 겁탈하지 않고
부자는 가난한자를 능멸하지 않고
귀한 자는 천한 자를 업신여기지 않고
지혜로운 자는 어리석은 자를 속이지 않는다.
보랏빛의 연약하기만 한 투구꽃이 생김새와 그에 붙여진 이름으로 괜히 강한 인상을 갖게 한다. 투구 쓰고 싸우는 사람들이 미운거지 투구꽃은 가을 산, 깊은 곳에서 매력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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