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이야기 41 - 꽃향유
들꽃이야기 41 - 꽃향유
  • 송만규 작가
  • 승인 2012.11.08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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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묵 채색 40.9 × 53.0cm
백운산 끝자락의 자그마한 암자 모퉁이 바윗돌에 기대어 서본다. 마음의 평안을 주는 곳이라서 들르고 싶은 곳이다. 눈 아래 감도는 강물을 가까이에서 스케치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먼 길을 이어 화개로 내려와 광양으로 흘러가는 강줄기가 기다란 곡선을 이뤄내며 유유히 모습을 감추는 곳이다. 천천히 둘러보다 보니 절터 옆 언덕에 자줏빛을 띤 보랏빛이 눈길을 잡는다. 꽃.향.유.! 꽃향유라는 이름 만 으로도 아름다운 향기를 그윽이 자아내는 들풀이다.

때마침 강위의 철교로 경전선 열차가 지나간다. 전라도 광주에서 섬진강을 가로 질러 경상도 부산 쪽으로 달린다. 동서 갈등을 이어주는 저 기차에는 어떤 사람들이 탔을까? 어디에 가는 걸까? 차 안에 분위는 따뜻할까? 그냥 어딘가 가는 사람들일 텐데 괜한 생각을 해본다.

기원전 239년 진(秦)나라 여불위(呂不韋)는 여씨춘추(呂氏春秋)에서 "공평하면 천하가 평등하고, 평등하면 공평하다. 천하는 한 사람의 천하가 아니라 천하 모든 사람의 천하다"라고 평등 ․ 평화사회를 설명하고 있다.

공평하게 향기를 나누어 주는 꽃향유! 우리가 뭘 누리고 가져야 할 것인가를 보여주기라도 하는 듯 천하에 평화롭게 피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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