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지병문 교수,이번엔 외국 논문 ‘짜깁기’의 진실
[분석]지병문 교수,이번엔 외국 논문 ‘짜깁기’의 진실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2.11.01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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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소리> 논문입수 확인 제보내용과 거의 일치해
총장 출마 대표논문, 학술진흥재단 선도연구사업 지원 받아

▲ 지병문 교수가 학술진흥재단 지원사업을 받아 한국정치학회에 발표한 논문으로 총장 후보로 제출한 대표논문 10편 중 하나이다.
지병문 전남대총장 1순위 후보의 최근 한국정치학회에 발표된 논문이 외국 논문의 상당 부분을 짜깁기 한 것이라는 '제보'에 대해 <시민의소리>가 해당 논문을 입수해 확인한 결과 거의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가 된 지병문 교수의 2005년 한국정치학회보(등재지) 제39집 1호에 발표된 ‘지방정부에 대한 시민 접촉 모델: 광주의 경험’(pp.233~251)<A> 논문은 1992년 Michael W. Hirlinger의 논문<B>와 1999년 John C. Thomas와 Julia Melkers의 논문<C> 등에서 상당 부분을 그대로 번역해 짜깁기 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 교수의 <A>논문 Ⅰ. 서론에 “행정과정에 대한 시민참여의 한 형태가 정부에 대한 시민 접촉이다. (중략) 거의 모든 나라에서 보편적으로 발견되고,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는 정치참여의 한 유형이다”의 근거로 제시한 본문 각주는 하나만 제외하고 <B>논문 553쪽의 본문 각주인 Coulter 1992; Hero 1986; Jones et al. 1977; Sharp 1986, 1984, 1982; Thomas 1982; Vedlitz, Durand, and Dyer 1980; Vedlitz and Veblen 1980; Verba and Nie 1972 등과 동일하다.

또한 <A>논문 236쪽의 “그 결과 많은 선행연구는 개인의 정치적 효능감이 커지면 커질수록, 정부 관리들을 접촉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주장하였다(Sharp 1982; Vedlitz and Veblen 1980; Verba and Nie 1972)”는 <B>논문 554쪽의 “Previous research efforts suggest that as one becomes more politically efficacious, the greater is the likelihood of contacting government officials(Sharp 1982; Vedlitz and Veblen 1980; Verba and Nie 1972)”와 역시 동일하다.

더욱 심각한 부분은 <A>논문 236쪽에서부터 238쪽에 이르는 수요-인지모델과 이해관계모델은 <C>논문에서 각주를 달지 않고 상당부분 가져다 썼다는 점이다.

<A>논문 236쪽 수요-인지모델(need-awareness model)의 첫 부분에 기술된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소득에 의해 측정하고, 객관적인 경제적 수요와 관련시켜 정의했다(최근의 예는 Serra 1995를 참고)”는 <C>논문 669쪽 “defined need in terms of objective economic need, as measured by income (for a recent example, see Serra 1995)”와 같다.

게다가 <A>논문 237쪽에서부터 238쪽에 이르는 이해관계모델(stakeholding model) 부분의 몇 가지 예는 <C>논문 669쪽과 670쪽의 예를 거의 그대로 전재했다.

이해관계모델(stakeholding model) 부분에서 지 교수는 “개인의 이해관계를 증가시키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몇 가지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주택소유: (중략), 어린이: (중략), 나이: (중략), 이사 계획: 이사 계획이 있는 시민은 거주 지역에 대한 이해관계를 덜 느낀다. (중략) 이사를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은 세 번째의 경우에 해당한다”라고 기술했다.
그런데 이 부분은 <C>논문 아래와 같이 669쪽과 670쪽에 그대로 있다.
Home ownership. Owning a home both increases one’'s economic investment in the surrounding neighborhood and decreases one’'s ability to move. Both factors should increase the sense of having a stake in the neighborhood, thereby making the individual more inclined to seek solutions for perceived service problems that could threaten neighborhood quality.
Having minor children. Having young children may have a similar effect. Concerned to protect those children and to provide a positive environment, parents may be more inclined to seek redress for problems.
Age. Age could also be an aspect of stakeholding. In particular, older people might feel more vulnerable and/or less mobile and so more dependent on public services, making them more likely to complain.
Plans to move. Finally, having plans to move might reduce one’'s sense of having a stake in the neighborhood. As Hirschman (1970) has pointed out in his influential book, citizens who have problems with government have three general options: (1) voice—-speaking up about the problem and seeking a solution from government, (2) loyalty—-being loyal by remaining quiet about the problem, and (3)exit—-leaving the jurisdiction where the problem occurred and moving to a different jurisdiction where problems might be fewer or solved more effectively.

이 외에도 <A>논문의 239쪽과 240쪽의 ‘시민 접촉의 유형(types of contacts)’에서는 <B>논문 556쪽과 567쪽의 내용과 본문각주를 상당 부분 번역해 적고 있었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에 따르면 지 교수의 논문은 Michael W. Hirlinger(1992)의 <B>논문에서는 10여 곳에서 30줄 이상을 번역해 각주까지 대부분 그대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John C. Thomas와 Julia Melkers(1999)의 <C>논문에서도 9곳에서 35줄 정도를 번역해 그대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이 논문에서는 아예 본문 각주도 명시하지 않은 채 2곳에서 21줄을 그대로 번역해 사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정도라면 <A>논문의 다른 부분도 다른 외국논문에서 번역해 그대로 ‘짜깁기’ 인용할 가능성이 있는 실정이다.

한편 이 논문은 2003년도 학술진흥재단 선도연구자 지원사업으로 선정된 연구논문이었다. 더욱이 이번 전남대 총장선거 때 지 교수가 총장선출추천위원회에 제출한 서류 가운데 본인의 대표논문 10편에 포함된 것이어서 학자로서의 연구윤리에 심각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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