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강변길이 맑아 햇볕이 내리 쬘 때면 은빛물결은 아래로 흐르고, 은백색 억새는 푸르디 푸른 하늘을 난다. 날아오른 억새는 바람에 서걱거리며 슬피운다. 그래서 ‘아아 으악새 슬피우우니 가아을이인가아요~~’라고 구성지게 부르는가보다.
가장 인상 깊게 억새 구경을 한 곳은 천관산이다. 그리 험하지 않은 능선 길을 오르노라면 억새 군락은 지는 해에 반짝거린다. 억새 군락지로는 처음 만난 곳이라서 더욱 인상적이었다. 더욱이 산 아래 펼쳐지는 다도해는 자연이 만들어낸 설치작품이다. 아니 선경이 어디 따로 있으랴! 참 아름답다.
“달빛보다 희고, 이름이 주는 느낌보다 수척하고, 하얀 망아지의 혼 같다”고 했던가. 한들한들 바람결에 흩날리면서도 다른 낙엽이 다지고 겨울이 다가올 때까지 그렇게 버티고 서 있는 억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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