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롱을 닮아 초롱꽃이란 이름이 붙어지긴 했지만 종들이 줄줄이 매달린 듯한 것이 더욱 사랑스럽다. 속명 캄파눌라(Campanula)는 종을 의미하는 라틴어 Campana의 축소형으로 ‘잔 점이 있는 작은 종’이라 하는 것을 보면 동서양을 막론하고 보는 느낌이 비슷한 것 같다.
그리스신화에도 초롱꽃에 얽힌 애잔한 이야기가 있다. ‘밤의 아가씨들’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신 ‘헤스페르데스’와 그녀의 딸 ‘캄파눌라’는 ‘헤라’와 ‘제우스’가 결혼할 때 대지의 여신 ‘가이아’에게 선물로 받은 황금의 사과나무를 지키고 있었다. 어느 날 황금 사과를 훔치려는 도둑이 나타나자 캄파눌라는 그 나무의 파수꾼인 ‘용 라돈’에게 그 사실을 알리려고 종을 울렸다. 당황한 도둑은 캄파눌라를 칼로 찔러 죽이고 달아나려다가 라돈에게 붙잡혀 죽음을 당했다.
다음 날 아침, 꽃의 여신 ‘플로라’는 죽은 캄파눌라를 보고 가엾게 여겨 은종 모양의 꽃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였다. 그 꽃이 바로 초롱꽃이며, 죽은 소녀인 캄파눌라의 이름을 따서 꽃의 이름이자 학명(學名)이 되었다. 한방에서는 유사한 꽃까지 통칭하여 자반풍령초(紫斑風鈴草)라 하여 아기를 낳는데 도움을 주는 약으로 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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