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야기 - 49 전당강(錢塘江)과 육화탑(六和塔)
중국 이야기 - 49 전당강(錢塘江)과 육화탑(六和塔)
  • 강원구 한중문화교류회 회장
  • 승인 2012.09.2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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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구 박사
항주는 전당강(錢塘江)과 서호(西湖)가 있어 늘 다습하고 운무가 자욱한 지역이다. 전당강(錢塘江)에서 시작하여 북경까지 이어지는 경항대운하가 시작되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안휘성(安徽省)에서 발원하여 절강성(浙江省)을 가로질러 항주를 거쳐 항주만(杭州灣)으로 흘러드는 전당강은 중국의 5대강 중 하나로 길이가 410km에 이른다고 한다.

전당강을 바라보면 웅장한 전당대교가 보이는데, 이 다리는 중국 자본으로 처음 만든 다리로 자동차와 기차가 다닐 수 있는 2층으로 만들어져 있다. 해방 전에는 중국에서 가장 긴 다리였다.
전당강 옆에 육화탑(六和塔)이 있는데, 육화(六和)란 동서남북상하를 나타낸다. 육화탑은 항주의 월륜산(月輪山)에 있는 탑으로 겉보기에는 13층처럼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7층짜리 8각탑으로 높이가 약 60m이다.

육화탑은 전당강의 대역류를 막기 위해 오월국의 전홍숙(錢弘叔)이 건립한 탑이다. 육화탑 뒤에는 전국의 유명한 탑들만 모아 둔 탑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탑 안의 가파른 계단이 있는데 위로 올라가 바로 밑으로 유유히 흐르는 전당강을 바라보면, 옛날이나 지금이나 짐을 싣고 가는 배들이 끊임없이 오가는 것이 보인다.

전당강은 매년 음력 8월 18일을 전후하여 바다 밀물의 대역류가 이루어진다. 남미의 아마존강 대역류와 비교된다고 한다. 세계에서 조수 간만의 차가 가장 큰 곳으로 유명하다. 전당강의 입구인 항주만은 나팔모양처럼 되어 있다.

그래서 태평양에서 밀려오는 파도가 이곳 전당강에 이르면 100여km 입구에서 갑자기 2km로 좁아지기 때문에 파도가 높고 거칠다. 이렇게 파도가 몰려올 때면 엄청난 굉음을 연출한다.
최근 태풍이 겹치면서 조수의 높이가 무려 9m에 이를 정도가 되기도 했는데 이를 구경하기 위해 모여드는 사람들도 역시 인산인해이다. 일부러 둑을 넘어 도로로 덮치는 파도를 위험스럽게도 겪어보기 위해 일부러 근처에서 구경하는 사람들도 있다.

전당강이 있는 지역을 ‘절강성’이라 부른다. 전당강을 일명 ‘절강’ 또는 ‘지강’이라 부른다. 그것은 이 강이 갈지(之)자 모양과 같다고 해서 지강(之江)이라 부르며, 물이 꺾이다(折)에서 절(浙) 또는 제(淛)라 하여, ‘절강(浙江)’이라 부른다.

전당강은 돈 전, 둑 당, 가람 강이다. 동한(東漢)시대 화신(華信)이 돈을 주어 둑을 쌓았다고 해서 전당강이란 이름이 붙게 되었다. 전당강과 압록강의 고사가 있는 용비어천가 67장을 보면 '가람(江) 가에 자거늘 밀물이 사흘이로되 나가서야 잠겼습니다. 섬 안에 자실 제 홍수가 사흘이로되 비어서야 잠겼습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원나라 승상 백안(伯顔)이 송나라와 전쟁할 때 전당강의 대역류가 있을 것을 모르고 전당강 밑에 진을 치게 되었는데, 송나라 병사들은 하룻밤만 지나면 원나라의 병사들이 밀물에 휩쓸려 죽을 것으로 알았으나, 사흘 동안 대역류가 일어나지 않았음을 말한다.

또한 이성계가 명나라를 치기 위해 위화도에 머물렀을 때도 큰비가 사흘 동안 퍼부었으나 이성계의 정벌군이 회군한 후 섬이 물 속에 잠겼다는 것이었다. 이것을 보면 백안이나 이성계는 하늘이 도와준 천우신조라는 것이 용비어천가 해장의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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