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애가
대한민국 애가
  • 이홍길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고문
  • 승인 2012.09.2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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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홍길 고문

애가를 부르는 것 보다는 찬가를 부르는 것이 엔돌핀이 생성되어 건강에 좋다. 대한민국 사람들의 나라사랑이 유별난 것은 월드컵 4강 때 보여준 응원과 독도가 우리 땅임을 외칠 때 들어나는 열정들로 익히 알 수 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달성한 10대 경제대국을 자부하다 보면 역경의 지난 세월들을 좌절하지 않고 버텨온 일들이 스스로도 대견하기만 하다. 새벽종이 울리고 새아침이 밝았으니 일찍 일어나 살기 좋은 내 마을을 우리 힘으로 만들기 위해서 땀 흘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살아온 가운데 이리보아도 좋아졌고 저리 보아도 몰라보게 좋아진 대한민국을 한껏 노래 불렀을 때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얻을 수 있고 뜻하는 것은 무엇이건 될 수가 있을 것’ 같아 은혜로운 조국강산에 대한 하느님의 보우가 실감났던 시절.

20세기의 고군분투가 영광과 행복의 21세기가 마땅하거늘 절망과 좌절의 씨앗이 되고 말았다면 우리들의 노고는 기껏해야 목줄 따라 부산 떤 넋 나간 곰춤에 불과한 것이었을까.
대한민국의 자살률은 10만명당 33인으로 OECD국가 중 일등이고 노인 자살률은 10만명당 72인으로 평균의 2배를 상회하고 있다. 효부·효자를 포상하고 충효의 새마음운동을 거국적으로 펼쳤던 나라의 노인들이 절망 속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그 마음을 헤아려 보자. 몰라보게 좋아진 결과가 사망이라는 사실을 살아남은 우리들이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 한국의 노인 빈곤률은 OECD의 3.4배에 이르고 있다. 자살충동 1위는 경제라고 한다.

김두관 대통령 경선후보는 안철수 현상을 확 바꾸라는 국민적 염원이라고 지적하였다. 땜질 처방이나 국부수술로 병든 대한민국을 치유할 수 있으면 다행이겠지만, 현실은 잔손질로 교정될 수준은 진즉 넘어섰다. 사회의 중견세대인 40대 50대의 45%에 달하는 사람들이 채무자이고 일본의 오타쿠족에 해당하는 수많은 방콕족, PC방족의 취업포기 젊은이들이 부형들의 가슴을 후비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들은 중산층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양극화현상이라는 말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흔히 사용하던 정경유착이라는 말도 자주 쓰지는 않는 것 같다. 정경유착이 없어져서 그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다행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재벌공화국, 삼성공화국, 만사형통 현상들은 시정에서도 익숙한 단어가 되고 골목상권이 사라진다고 아우성이어도 대형마트의 영역은 계속 확대되어 왔다.

공정거래법이 골리앗업체들의 면책을 위한 딱지법이 아닐까하고 불평해도 아무 소용없다. 규제는 철폐되어야 한다는 것이 산업 정의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 오늘이다. 어느 때부터인가 산업·투자에 대한 국가주도의 개발방식이 종언을 고하고 재벌로의 사회적 정치적 권력이 이동 된데다 정치권력이 재벌 CEO에 의해 장악됨으로써 정경유착의 가능성은 더욱 높아져 왔다.
부자감세의 현실과 금융기관의 투자손실과 부실이 고스란히 국가와 국민의 부담이 되는 마당에 재벌과 그 대리인들은 포플리즘적 복지 지출을 그럴싸하게 걱정한다. 한국의 복지 지출 수준을 GDP대비 10.2%이고 2011년 OECD국가 중 꼴찌였다. 가계부채가 계속 늘어나는 마당에 저소득층의 금융접근성은 약화되고 서민들의 접근이 용이했던 저축은행은 부실화되어도 뾰족한 처방은 나오지 않는다.

대한민국은 몰라보게 좋아진 것이 아니라 타인에 대한 신뢰가 없어 친인척의존을 심화시키는 결과 가정·가족 붕괴를 초래해 불행한 나라로 되어가고 있다. 행복지수 61.9로 41개국 중 37위이어서 겉으로는 자아실현이 가능한 생명관리정치의 모습을 띄지만 실제는 생명을 유린하는 권력들이 난무하고 있다.
이 어찌 방치할 것인가? 우리 함께 확 바꾸는 지혜를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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