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이야기 35 - 뻐꾹채
들꽃이야기 35 - 뻐꾹채
  • 송만규 작가
  • 승인 2012.09.13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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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묵채색 40.9 x 53.0cm
산길을 가다보면 볕이 잘 들고 메마른 무덤 한 쪽에 피는 꽃이 있는데 뻐꾹채도 그런 땅에서 잘 자란다. 얼핏 보기엔 엉겅퀴 모양과 비슷하나 줄기에 가시가 없고 통통한데 들꽃치고는 키가 크고 긴 꽃대에 엉겅퀴보다 훨씬 큰 꽃이 딱 한 송이 밖에 달리지 않는다.

꽃봉오리에 붙은 갈색 비늘잎이 뻐꾸기 가슴 털처럼 보여서, 뻐꾸기가 울 때쯤 핀다고 하여 뻐꾹채라고 부른다고 한다. 어떤 이들은 뻐꾸기가 이 꽃을 피운다고 믿고 있는데, 산자락에 있는 나의 산방에서 들리는 뻐꾸기 우는 소리는 오히려 내가 혼자 있음을 느끼게 하는 소리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꽃봉오리가 솔방울 모양을 하고 있는데, 여러 개의 꽃이 머리 모양으로 붙어 있어서 겉으로 보기에는 한 송이의 꽃과 같은, 두상(頭狀)꽃차례를 이루어 핀다.
‘채’라고 하는 말에서 느낄 수 있듯이 뻐꾹채나물이라고 하여 봄철에 어린잎을 나물로 무쳐 먹고 줄기와 잎자루는 껍질을 벗겨 삶아 먹기도 한다. 성질은 차고 짜며 독성은 없다.

기념해야할 날에 그 어떤 꽃 못지않게 어여쁜 우리 야생화인 뻐국채로 바꾸어 달자고 하는 말도 있던데 충분히 그럴 만하다. 한방에서는 뿌리 말린 것을 누로(漏蘆)라고 하는데, 열독풍(熱毒風)으로 몸에 악창이 생겼을 때, 피부가 가려울 때, 유옹(乳癰:젖멍울), 두드러기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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