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기자들 출입처 동반 여행 ‘물의’
광주지역 기자들 출입처 동반 여행 ‘물의’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2.09.0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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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관례적 ‘접대’로 도덕불감증 쌓여
▲ 롯데마트 운암점, 이마트 매곡점, 이마트에브리데이진월점 등 대형유통업체들이 호시탐탐 광주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유통업체 담당 지역언론사 기자들이 대형유통업체 지원으로 제주도 여행을 떠나 물의를 빚고 있다.

광주지역 기자들이 수년간 출입처 등으로부터 여행경비를 지원받아 공짜로 해외 및 국내여행을 해왔으나 이것을 ‘관례’라고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이같은 여행은 2005년 전남도의회, 포스코광양제철, 광주 남구청 출입기자들의 공짜 여행이 불거져 사회문제가 된 이후 잠잠하더니 최근 유통출입기자단이 대형유통업체의 지원을 받아 관례적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언론기관의 자정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광주전남기자협회의 공식행사인 것처럼 꾸며 ‘자금세탁’까지 하고 있는 등 도덕불감증이 겹쳐 공정해야 할 언론기관의 얼굴에 먹칠을 해 물의를 빚고 있는 실정이다.

유통업체 기자들 형식적 세미나

광주전남기자협회 소속 언론사의 유통업체 출입기자 10여명이 지역 유통업체 홍보담당자들과 함께 5일부터 7일까지 ‘세미나’를 이유로 제주도에서 ‘행사’를 벌였다. 그러나 이 ‘행사’는 골프와 관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신세계 홍보책임자는 세미나 주제발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우리끼리 한다”라고 말했고, 롯데 홍보책임자는 “제주도에 기자단을 모시고 왔다”라고 말해 말 그대로 즐기기 위한 여행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행사의 공식경비는 1천만원이며 광주신세계가 5백만원을 부담하고 롯데백화점과 롯데아울렛, 현대백화점이 합쳐 5백만원을 모은 것으로 밝혀졌다. 여기에 현장에서 추가 비용이 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행사를 위해 광주전남기자협회가 해당 기자의 언론사에 ‘2012 광주전남기자협회 유통출입기자단 세미나’라는 제목의 공문(2012.8.7.)을 보내 유통기자들이 여행을 갈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줬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세미나’의 경비는 광주전남기자협회에서 지급했는데 이는 유통업체들이 기자협회 통장으로 돈을 입금하고 다시 받아가는 식으로 ‘자금세탁’을 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정영팔 광주전남기자협회장은 “이번 유통기자 제주도 건은 기자협회가 중간에 끼는 것은 어렵다고 문제제기를 했고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면서 “그러나 유통업체들이 관례적으로 해온 일이라며 형식적인 절차만 거쳐달라고 해서 방송사 출신인 회장 입장에서 기자 수가 많은 신문사 입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문제가 되지 않도록 품위를 지키는 선에서 행사를 치러 달라’고 요청을 하고 승인했다”고 밝혔다.

대형유통업체 광주진출 접대성 의혹

이같은 유통업체들의 ‘세미나 행사’는 최근 롯데마트 운암점, 이마트 매곡점, 진월동 이마트 에브리데이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광주지역 진출과 관련하여 물의를 일으키고 있고 지역시민단체들이 이를 저지하기 위한 반대운동을 벌이는 가운데 추진된 것이어서 더욱 ‘접대성’ 의혹이 짙어 보인다.

광주전남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대표 곽복률) 언론개혁특위 신성진 위원장은 “정말 지역언론이 공적 언론이 아니라 사적인 언론으로 드러나고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면서 “이렇게 언론브로커를 양산하는 언론사는 문을 닫아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참여자치21 오미덕 사무처장은 “기업의 문제를 지적하고 감시해야 할 기자들이 업체가 지원해준 돈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간다”면서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언론의 공정보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시민의소리> 특별취재반은 기자들의 출입처와 관련한 여행 사례 등을 제보받습니다. 062-381-5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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