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만규의 들꽃이야기 33 - 꽃며느리밥풀
송만규의 들꽃이야기 33 - 꽃며느리밥풀
  • 송만규 작가
  • 승인 2012.08.30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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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묵채색 27.3 x 40.9cm
들꽃이름과 함께 전해오는 이야기에는 대개 모진 시어머니 밑에 착한며느리를 등장시켜 긴장감과 흥미를 더 하려 한 것이 몇 개 있다. 옛날 한 며느리가 밥을 하다가 뜸이 들었는지 확인하느라고 밥알 몇 개를 먹어 보는데 마침 이를 본 지독한 시어머니가 야속하게도 호통을 친다. 이에 당황한 며느리는 시어머니를 피하려다가 넘어져 부엌 모서리에 부딪혀 죽게 된다.

이런 안타까운 사연을 알게 된 옥황상제가 시어머니에게는 엄한 벌을 내리고 억울하게 죽은 며느리는 원혼을 달래기 위해 꽃으로 환생케 하였는데 그 꽃이 꽃며느리밥풀이라고 전해오고 있다.

한편 꽃봉오리의 아래꽃잎에 2개의 흰 반점이 밥알 같이 붙어 있어서 꽃며느리밥풀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한다. 지리산 산행 중에 1,500미터쯤 되는 봉우리의 소나무 밑에서 쉴 참에 꽃며느리밥풀 서너 송이가 눈에 띄었다. 고운 붉은 자줏빛에 입술 모양의 꽃이 예쁘기도 할 테지만 선입견에서인지 측은지심이 생긴다.

다른 물체에 기생한 뒤 영양분을 흡수하며 성장하는 기생식물과는 달리 꽃며느리밥풀은 스스로 엽록체가 빛의 에너지를 이용하여 공기 중에서 빨아들인 이산화탄소와 뿌리에서 흡수한 수분으로 탄수화물을 생성하는 작용, 즉 광합성(光合成)을 하면서 모자라는 양분만 흡수하는 반기생식물(半寄生植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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