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만 남은 ‘자스민 광주’
저작권만 남은 ‘자스민 광주’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2.08.09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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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누군가의 사과와 책임 뒤따라야

지난해 5억을 들여 제작한 ‘자스민 광주’를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 광주시와 문화재단이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스민 광주’에 대해 시는 ‘실패’를 인정한 반면 문화재단은 ‘실패가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다.

광주시 박광석 문화예술진흥과장은 “예산을 투여하면 상설공연도 되겠지만 현 상황에서는 불가능하다”며 “시민들이 이 작품을 보기를 원하지 않는데 또 예산을 투입하기란 곤란한 문제”라고 말했다. 또 박 과장은 “지난해 혹평을 받은 ‘자스민 광주’보다 올해 초연한 ‘님을 위한 행진곡-자스민 광주2012’의 평이 상대적으로 나은 것 같아 이를 보완 발전시킬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덧붙였다.

사라진 ‘자스민 광주’에 대한 사과나 책임에 대해 박 과장은 “공식적인 사과는 더 생각해 봐야하는 문제다”며 “기자간담회 등과 같은 방안을 고려해 보겠다”고 답했다.

반면 광주문화재단 선재규 문화관광실장은 “지난해 제작한 ‘자스민 광주’의 저작권이 문화재단에 있고, 언제든 예산만 있으면 공연팀을 구성해서 다시 공연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설공연을 못한 이유에 대해서 선 실장은 “새로운 버전으로 새로운 작품을 만들다 보니 그렇게 됐다”며 “시립극단이 재단소속이 됐다면 시립극단을 통해서 상설공연을 할 수 있었는데 문화예술회관 소속으로 되는 바람에 뜻대로 안 돼 아쉬움이 많다”고 답했다.

그에 대한 책임문제를 지적하자, 선 실장은 “재단의 특성상 시에서 위탁한 사업을 수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다”며 “시의 사업을 위탁받는 경우 결정을 번복할 힘이 재단엔 없다”고 해명했다. 선 실장은 1년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올 6월말까지 기다려주면 7월부터 상성공연을 할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책임을 지겠다"고 말한 바 있었다.

‘자스민 광주’와 ‘님을 위한 행진곡-자스민 광주2012’는 완전히 다른 작품임을 지적하자, 선 실장은 “‘님을 위한 행진곡-자스민 광주2012’는 ‘자스민 광주’를 보완한 것이다”며 “제작진들도 ‘자스민 광주’가 씻김굿을 통해 5.18을 표현했다면 ‘님을 위한 행진곡-자스민 광주2012’는 현대무용의 역동성으로 5.18을 표현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선 실장은 “작년하고 확 다르다고 해서 별개의 작품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강변하며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제작비만 5억원이 들었고,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축제에 참가하는데 만도 4억5천만원이 집행되었던 ‘자스민 광주’와 올해 선보인 ‘님을 위한 행진곡-자스민 광주 2012’는 완전히 서로 다른 작품이다. 주제, 장르, 극의 구성, 제작진 등을 비교해 볼 때 일부 들어간 ‘자스민 광주’라는 명칭만 빼고 공통분모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문제의 근원으로서 강운태 시장과 작품의 제작에 직접 관여한 광주문화재단 및 선재규 실장은 혈세 낭비에 대한 사과와 책임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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