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10억 삼킨 ‘자스민 광주’가 사라졌다”
“혈세 10억 삼킨 ‘자스민 광주’가 사라졌다”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2.07.26 0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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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하게 밀어부친 강운태 시장, 광주문화재단 책임져야

소리 소문도 없이 시민의 혈세 10억원을 삼키고 사라져버린 ‘자스민 광주’에 대한 실패의 책임은 강운태 시장이 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제작비만 5억원이 들었고,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축제에 참가하는데 만도 4억5천만원이 집행되었던 ‘자스민 광주’가 아무런 설명도, 실패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도 하나 없이 조용히 자취를 감추었다.

그 자리는 ‘자스민 광주’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님을 위한 행진곡-자스민 광주 2012’가 대신했다. 이 전혀 다른 ‘님을 위한 행진곡-자스민 광주 2012’를 제작하는데 광주시는 또 2억3천5백만원을 썼다.

지난해 ‘페스티벌 오! 광주’ 브랜드공연축제 개막작으로 오른 ‘자스민 광주’는 진도 씻김굿을 원형으로 하여 1980년 5월 광주영령 및 2011년 튀니지에서 시작된 자스민 혁명으로 희생당한 영령들을 위로하기 위해 현대적으로 재창조된 무대굿이었다.

이는 장르적으로 음악을 큰 맥으로 하여 현대화된 무대언어들이 어우러진 제의적 형식의 음악판굿이었다.당시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은 정삼조 제작감독, 손재오 연출, 원일 음악감독 등이었다.

이렇게 탄생한 ‘자스민 광주’는 당시에 작품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비평을 받으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이처럼 대중들의 비평이 혹독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자스민 광주’는 16가지 수정·보완 작업을 거쳐 지난해 8월 영국 에딘버러 프린지축제에 기어이 참가했다.

이에 반해 올해 선보인 ‘페스티벌 오! 광주’ 브랜드공연축제 폐막작 ‘님을 위한 행진곡-자스민 광주 2012’는 무언의 드라마와 자유로운 춤으로 5.18을 표현했다. 그날의 현장과 살아남은 이들의 삶, 그들의 시련과 저항의 32년 세월을 몸짓과 무대장치를 통해 그려냈다.

제작진은 국립무용단 지도위원 출신으로 광주문화재단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윤상진 총감독을 필두로 류장현 안무가, 김남건 연출가, 김태근 음악감독 등으로 구성되었다.

이처럼 지난해 선보인 ‘자스민 광주’와 올해 선보인 ‘님을 위한 행진곡-자스민 광주 2012’는 완전히 서로 다른 작품이다. 주제, 장르, 극의 구성, 제작진 등으로 볼 때 공통분모가 하나도 없다.

이로 미루어 볼 때 10억원을 들인 ‘자스민 광주’가 조용히 사라져버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광주문화재단 선재규 실장은  인터뷰를 통해 "1년만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그러면 "작품을 보완하여 7월부터는 각 구를 돌며 상설공연을 펼치고 광주의 브랜드공연으로 만들어내겠다"면서 "그렇지 못하면 광주문화재단이든 자신이든 책임지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 '책임론'에 대해서 해답이 없다.

‘자스민 광주’의 무리한 추진 배경 뒤에는 강운태 시장이 있다. 강 시장이 에든버러시장과의 대화과정에서 2015년하계U대회때 공연을 같이 하자는 취지에서 교류의 차원으로 2011년에는 광주에서 에든버러 프린지축제에 참가하고, 2012년에는 에든버러 축제에 참가한 공연팀 중 하나 정도 광주에 오는 것이 좋겠다고 말한 것이 발단이 되었다.

그래서 광주의 '브랜드 공연작'인 '자스민 광주'가 전액 우리 비용으로 에든버러에 갔고 올해는 에든버러에서 전액 그쪽 비용으로 광주에 올 예정이었다. 그런데 올해 에든버러에서 오기로 되어 있다던 공연팀도 불확실한 상태에 있다.

조용히 사라져 버린 ‘자스민 광주’가 남긴 것이라고는 혈세를 낭비하며 우리만 일방적으로 지킨 강 시장의 구두약속과 ‘와주면 고맙고 안 와도 그만’인 편지 한 장, 오지 않을 것이 확실시 되는 에든버러 공연팀뿐이다.

따라서 책임을 지겠다던 선 실장과 광주문화재단은 물론 강 시장은 문제의 근원으로서, 혈세 낭비에 대한 책임자로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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