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런 것 몰라요”
“난 그런 것 몰라요”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2.07.2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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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IC, 갬코에 대한 책임론 대두됐지만?

▲ 문제가 되고 있는 GCIC는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이 100억원을 투입해 2010년 12월 설립한 회사다.
광주시가 추진하는 '문화로 밥 먹기'의 근간이 될 3D 사업을 놓고 국제사기의 논란이 커진 가운데 감사원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고 시의회는 특별조사위원회를 꾸려 진상조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 논란의 핵심이 되고 있는 광주문화콘텐츠투자법인(이하 GCIC)과 한미합작법인인 갬코(GAMCO) 문제에 대한 책임론이 일고 있지만 GCIC 김병술 대표 및 임원 선임의 과정과 사업추진 배경이 베일에 쌓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가 되고 있는 GCIC는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이 100억원을 투입해 2010년 12월 설립한 회사다. 이 100억원은 진흥원의 1년 예산으로는 감당이 안 되는 액수이기 때문에 광주시에서는 추경을 편성해 진흥원에 긴급 투입해 설립했다.

GCIC는 불과 2개월 뒤인 2011년 2월, 이 100억원 중 다시 71억원을 투자해 한미합작법인이라고 하는 갬코(GAMCO)를 설립하는 한편 10억원을 투자해 이엠아이지(EMIG)를 설립했다. CGI센터에 사무실이 있는 이엠아이지는 스마트텔레비전 영상 3차원(3D) 변환 전문업체이다. 이 회사에 강운태 시장의 아들이 근무했다고 하여 특혜 논란이 일었고 그 뒤 아들은 그만 뒀다.

진흥원, 정관까지 개정하며 GCIC설립

시는 GCIC의 설립 근거를 만들기 위해 2010년 12월 23일 진흥원의 정관을 개정했다. 시의 출연기관인 진흥원의 개정 전 정관 ‘사업’에는 회사나 법인에 대한 출자 및 운영조항이 없다. 그러나 정관 제4조 ‘사업’의 1항에 9~10번이 추가되면서 회사나 법인에 대한 출자 및 운영을 가능하게 했다.

특히 제4조 1항 9번의 ‘문화산업 발전을 위한 창업투자회사를 비롯한 관련 법인, 투자조합에 대한 출자 및 운영’이란 내용이 GCIC에 대한 출자 및 운영을 가능하게 했다.

이 근거에 따라 진흥원은 GCIC를 설립했고, 김병술 전 한국무역협회 광주·전남지부장을 대표로 선임했다. 이 모든 것들이 결국 갬코를 만들기 위해 속전속결로 이루어졌다.

정관을 개정하면서까지 GCIC를 설립한 진흥원의 당시 이사는 총 15명으로, 이 중 9명이 당연직 이사였고, 나머지 6명은 임명직 이사였다. 이사장은 송귀근 광주시 행정부시장이 맡고 있었고, 당시 진흥원 이상길 원장은 상임이사였다. 당연직 이사에는 강왕기 당시 시 문화관광체육정책실장과 김용환 시 경제산업정책실장이 포함되어 있었다. 강왕기 씨는 현재 진흥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GCIC의 이사진은 김병술 대표와 정광훈 광주관광컨벤션뷰로 대표이사, 이갑형 인터세이브 대표이사 등 3명이다. 강 시장 선거캠프와 깊숙히 연결된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간판도 없는 100억짜리 투자법인

현재 GCIC는 그 흔한 간판도 없이 CGI센터 5층에 입주해 있다. 그냥 올라가서는 사무실을 찾을 수도 없다. GCIC의 상근직원은 김병술 대표와 정충현 본부장을 비롯해 3명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게 100억원짜리 투자법인이다.

▲ 현재 GCIC는 그 흔한 간판도 없이 CGI센터 5층에 입주해 있다. 그냥 올라가서는 사무실을 찾을 수도 없다. 이게 100억원짜리 투자법인이다.
GCIC가 설립한 갬코(GAMCO)의 이사진은 다시 김병술 대표와 K2그룹의 톰 스미스, 김영주 전남문화산업진흥원장 등 3명이다. 그리고 EMIG 이사진은 이상길 대표(전 진흥원장)와 강왕기 현 진흥원장, 한정원 마케팅이사 등이다.

김병술 대표는 갬코(GAMCO) 대표를 맡게 된 이유로 “미국 K2측에서 원래 대표를 맡기로 되어 있었는데 초반 실행과정에서 우리만 투자가 이루어져 임시로 맡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게 벌써 1년 6개월이다. 밝혀진 대로 미국 측은 돈 한 푼 안 냈다.

핵심은 광주시와 김병술

앞서 살펴본 이사진 구성에 따르면 핵심에 광주시와 김병술 대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CIC 김병술 대표를 비롯한 임원 선임 과정과 사업추진 배경에 대해서 광주시도, 진흥원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 문화산업과 문병재 사무관은 “진흥원에서 출자를 했기 때문에 시는 모르고 진흥원에서 그 내용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문 사무관은 “시는 문화콘텐츠산업 육성이라는 큰 틀에서 기획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3D컨버팅’이라고 하는 구체적 사업은 진흥원에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진흥원 경영지원팀 임학섭 팀장은 “진흥원은 GCIC 대표와 임원 선임에 아무런 권한을 행사하지 않았다”며 “진흥원 직원으로 있으면서 GCIC 설립에 직접 관여했던 현 GCIC 정충현 본부장이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임 팀장은 “그 당시 ‘3D컨버팅’사업은 내부에서 대외비로 취급한 사항이었고, 이상길 전 원장과 정충현 GCIC 본부장이 추진했다”고 답했다.

강왕기 원장도 “진흥원은 출자만 했고, 임원 구성의 내용은 전혀 모른다”며 “진행 중인 사항이므로 이렇다 저렇다 말할 것이 못 된다”고 말했다. 또 강 원장은 “시가 정책입안기관이고, 진흥원은 실행기관일 뿐이다”고 답했다. 71억원을 출자한 진흥원이 GCIC의 임원 선임에 관여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 뿐만 아니라 당시 당연직 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했던 강 원장이 전혀 모른다고 답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모르쇠'적인 태도이다.

전화로 연결된 GCIC 정충현 본부장은 이에 대해 “이러한 내용을 왜 알려줘야 되는지 모르겠다”며 “언론의 보도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이 일이 실행되는 것을 보고 발표하겠다”고 잘라 말했다. 아울러 정 본부장은 “대표 선임절차에 하자가 없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대표로 선임된 배경에 대해 GCIC 김병술 대표는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겠다”고 짧게 답했다.

이에 대한 그나마 자세한 답은 이상길 EMIG 대표(전 진흥원장)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 이 대표는 “애당초 시작부터 김 대표가 관여했다”고 말한 뒤 “처음 김 대표가 ‘테크노칼라’라고 하는 세계적인 ‘포스트프로덕션’(후반부제작)회사를 광주에 유치하려 했으나 그 쪽의 요구조건이 너무 터무니없어 거절했고, 미국에 일감을 따러 간 광주업체의 소개로 K2와 접촉이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표는 “이후 K2가 물량과 마케팅을 담당하고, 광주에서 장비와 기술을 담당하는 협약이 체결되어 그 추진체로서 GCIC와 갬코가 만들어졌고, 김병술 전 한국무역협회 광주·전남지부장이 대표를 맡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문제가 되는 것은 실제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인 진흥원과 GCIC는 별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데 반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시가 이 문제 해결에 훨씬 더 적극적이라는 것이다.

시, 20일이 지나면 결론 날 것

시는 지난 1일 미국 현지에 노희용 문화관광체육정책실장을 단장으로 한 2차 조사단을 보내 K2그룹의 기술력 여부를 실사하고 있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10일에 입국하기로 했으나 10일 더 연장해서 20일경 입국할 예정이다”며 “노 실장이 오면 어떻게든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감사원이 EMIG에 대해 지난 5월 말까지 감사관 3명을 보내 지역토착비리 근절 차원에서 감사를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18일 “시장의 아들이 근무했던 스마트텔레비전 영상 3차원(3D) 변환 전문업체인 EMIG에 대해 지난 5월 말까지 감사관 3명을 보내 지역토착비리 근절 차원에서 감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박용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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