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야기 36 - 중국의 만리장성(萬里長城)
중국이야기 36 - 중국의 만리장성(萬里長城)
  • 강원구 한중문화교류회 회장
  • 승인 2012.07.05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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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구 한중문화교류회 회장
최근 중국 당국이 만리장성의 길이를 기존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려, 옛 고구려와 발해 영역까지 포함했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기관지의 보도에 다르면, 국가문물국은 2007년부터 진행한 고고학 조사 결과 역대 만리장성의 총길이가 2만㎞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요녕성 단동(丹東)에 있는 고구려성 호산(虎山)산성에 올라가면 관서팔경의 하나인 의주(義州) 통군정이 보인다. 그곳에도 만리장성의 일부로 편입시키고 '만리장성 동단 기점'이란 표지판을 세웠다. 그러나 그 호산산성의 길이는 불과 2km에 불과하다.

만리장성 연장은 축조 주체와 시기가 다른 각지의 여러 성곽을 무리하게 엮어 발표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미보다 정치적 의미가 짙다. 방대한 영토와 한족을 포함해 56개나 되는 다양한 민족으로 이뤄진 중국을 하나로 묶는 논리인 '통일적 다민족국가론'을 뒷받침하기 위해 동원된 상징적인 의미에 불과하다.

만리장성은 하북성 발해만이 있는 산해관(山海關)의 천하제일관에서 시작하여, 감숙성 고비사막이 있는 가욕관(嘉峪關)의 천하제일웅까지 장장 6,700km를 말한다.
만리장성에 한 번 올라가면 입이 저절로 벌려 닫힐 줄 모른다. 웅장하고 어마어마한 것을 어떻게 만들었을까, 산봉우리에서 봉우리로, 가파른 절벽에서 절벽으로, 평원에서 평원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장면에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인류가 만들어 낸 유물 중에서 가장 웅장하고, 자랑스럽고, 가장 값진 문화유산이다. 인공위성에서 지구를 바라보았을 때 보이는 것이 만리장성이라고 한다. 모택동(毛澤東)이 중국 남성들에게 '만리장성에 오르지 않으면, 대장부가 아니다(不到長城 非好漢)'라는 말을 했을 정도이다.

힘없는 백성들이 얼마나 많이 고달픈 인생을 한탄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만리장성을 쌓기 위해 한 번 들어오면 죽을 때까지 나가지 못했으며, 또한 쌓다가 죽으면 시체를 다른 곳에 묻기 힘들어 바로 그 곳에 묻어버려 세계에서 가장 긴 무덤이라고 말한다.

만리장성은 춘추전국(春秋戰國)시대 제(齊)나라가 영토방위를 위하여 국경을 쌓은 것이 장성의 효시이며, 그 후 각 제후국마다 나름대로 장성을 쌓기 시작했다. 진시황(秦始皇)이 중국을 통일(BC 221)한 후 흉노족을 막기 위하여 각 제후국이 쌓아 놓은 장성을 연결하였다. 흉노족 계열인 몽고가 원나라를 건국하면서 만리장성의 존재가치가 없었고, 명나라가 건국되면서 몽고족들이 다시 쳐들어올까 하는 생각에 장성을 튼튼히 한 것으로 현존의 만리장성은 명나라시대에 최종 완성된 것이다.

만리장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전해온다. 산해관에 맹강녀(孟姜女)의 사당이 있다. 맹강녀는 진나라시대 범기량(范杞梁)의 아내로 만리장성 축조에 징발된 남편이 제물로 바쳐져 성벽 속에 묻혀져 있는 것을 알고, 며칠 간 대성통곡하니 성벽이 무너져 남편의 시체가 나왔다는 이야기로 그녀를 기리기 위한 사당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중국은 우리의 인명과 지명을 중국식으로 읽는데, 우리는 중국 원음대로 읽는다면 정확한 발음도 아닌 발음을 내고 있으니 문제다. 천안문(天安門), 이화원(頤和園), 자금성(紫禁城)으로 읽는 것이 좋지 ‘톈안먼’, ‘이허위안’, ‘쯔진청’으로 읽는 것은 옳은가. 만리장성은 ‘완리창청’으로 읽지 않고, ‘만리장성’으로 읽는 것도 또한 이상한 일이다.

연변(延邊)을 ‘옌볜’ 용정(龍井)을 ‘룽징’으로 읽고 있으며, 동포들 이름까지 중국 발음으로 읽고 있는 이유를 알 수 없다며, “우리를 이민족으로 취급하고 있다”라고 말한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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