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스민 광주’는 거짓투성이
‘자스민 광주’는 거짓투성이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2.07.05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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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에게 제시한 설득근거, 사실과 많이 달라

강운태 시장의 구두 약속으로 시작된 ‘자스민 광주’가 거짓투성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자스민 광주’를 지난해 에든버러 프린지축제에 참가하기 위해서 그렇게 급하게 만들 필요가 없었고, 에든버러 프린지축제에 굳이 참가하지 않아도 되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의 무리한 추진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자스민 광주’를 두고 시가 애써 시민들에게 설득한 근거는 강 시장과 에든버러 시장과의 협약이었다. 또 에든버러시로부터 온 초청 문건이었고, 올해 에든버러 군악대가 방문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시가 설득의 근거로 제시한 모든 내용이 부실했거나 약속이 지켜질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 시장의 ‘짝사랑’

먼저 협약에 강제성이 없었다. 강 시장의 ‘짝사랑’만 있었다. 당시 문화예술진흥계 정창재 사무관(현 문화예술회관장)은 “강운태 시장이 에든버러시장과 상호교류초청을 약속했기에 올해는 우리가 가서 공연을 해야 하고, 내년에는 에든버러시에서 오기로 되어 있다”고 말했었다. 이 말에 따르면 국제적 신의의 문제로 우리 시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약속으로 비쳐졌다.

그러나 임영일 문화수도예술과장은 협약에 대해 “사실 그 협약은 문서로 작성된 정식협약이 아니었고, 구두로 한 약속에 불과했다”고 답했다.

이어 임 과장은 “강 시장이 에든버러시장과의 대화 과정에서 2015년하계U대회때 공연을 같이 하자는 취지에서 교류의 차원으로 2011년에는 광주에서 에든버러 프린지축제에 참가하고, 2012년에는 에든버러 축제에 참가한 공연팀 중 하나 정도 광주에 오는 것이 좋겠다고 말한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와주면 고맙고 안 와도 그만’인 편지 한 장

시는 이와 함께 지난해 꾸준히 에든버러시로부터 온 초청장을 대시민 설득의 근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 초청장도 공식초청이 아니었다. 이 때문에 일체의 경비를 시 예산으로 부담해야 했다. 초청장의 핵심 내용은 아주 간단했다. 요약하면 광주시에서 에든버러에 와서 공연해주면 기쁘겠다는 것이었다.

또한 올해 광주로 오기로 한 에든버러 공연단에 대해 시는 한 마디의 공식적인 언급도 없었다. 무려 4억5천만원의 세금을 쓰고 에든버러에 갔다면 올해 에든버러에서 공연단이 와야 되는데 진행과정이 베일에 쌓여있다.

이에 대해 임 과장은 “추진비로 1억원의 예산이 잡혀있다”며 “현지 교민을 통해 축제에 참가한 공연팀 아니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린지축제 총감독을 초청하기 위해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 과장은 “광주시와 달리 에든버러시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는 공연단이 없기 때문에 에든버러 축제에 참여했던 공연단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고, 그 리스트를 재단에서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중에서 광주 방문을 희망하는 공연단이 있으면 데려오거나, 아니면 프린지축제 총감독을 초청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든버러시 군악대가 아닌 축제 참가 공연팀(?)

지난해 시 문화예술진흥계 정 사무관(현 문화예술회관장)은 이에 대해 “에든버러시의 군악대가 세계적으로 유명한데 이 군악대가 내년에 오기 때문에 올해 광주시에서 에든버러에 가야 한다”고 말했었다. 이 말에 따르면 교류를 위해서 우리 시에서도 공연팀이 가고 에든버러시에서도 유명한 군악대를 광주에 보내면 ‘누이좋고 매부좋은 것’으로 이해됐다.

하지만 올해 광주에 오기로 한 이 공연팀에 대한 말도 이처럼 지난해 시가 말한 내용과 180도 바뀌어 있었다.

경비만큼은 오는 쪽에서 부담

마지막으로 경비의 문제인데, 이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시의 방침이 지난해와 같았다. 바뀌지 않은 유일한 것이었다.

지난해 정 사무관은 “에든버러시에서 광주에 오는 비용을 모두 감당하기로 했다”며 믿어달라고 말했었다. 올해 임 과장도 “우리 시에서 에든버러에 자비로 갔기 때문에 그 쪽에서도 자비로 오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자스민 광주’가 정식 협약이 아닌 강 시장과 에든버러 시장 간의 구두 약속에 의해 추진되었던 공연이었고, 이 공연을 만들기 위해 시는 약 5억원의 제작비를 투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공식초청도 아닌 ‘와주면 고맙고 안 와도 그만’인 편지 한 장에 목숨 걸고 약 4억5천만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에든버러 프린지축제에 참가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아울러 에든버러에서 오는 공연팀에 대한 시의 말도 지난해와 올해가 다르고, 자체 경비를 써가며 그들 공연팀이 올지도 불투명한 상태에 있다는 것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지난해 강 시장으로부터 발단이 된 ‘자스민 광주’는 무리한 일정으로 인해 공연의 명칭에서부터 작품성 시비, 제작비, 그리고 에든버러 프린지축제 참가와 그 비용에 이르기까지 많은 지적이 오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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