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매체: 사회변화를 이끄는 잠자리 효과
누리매체: 사회변화를 이끄는 잠자리 효과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2.07.02 0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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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전략 중요한 요소로 새롭게 떠올라
‘딸깍’ 긍정적 요소 있지만 신폭력 등장

똑똑장치의 급속한 대중화 반영

누리매체(소셜미디어)가 사회 여론주도세력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개인의 경험이나 생각 등을 표현하고 공유하는 수단으로 누리망(온라인) 덧마루(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는 똑똑(스마트)장치의 대중화가 이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한국정보화진흥원 정명선 연구단은 ‘소셜미디어 부작용 유형 분석 및 대응방향(2011)’에서 누리매체는 “자기표현, 정보공유, 인간관계 등의 유용한 도구로 일상화되고 있기 때문이다”고 했다.

누리매체가 우리 사회에 등장한 지 불과 5년여 만에 대중적인 매체로 자리 잡았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전 세계 누리소통망(Social Network Service) 사용자수가 올해 10억명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페이스북’ 사용자는 540만명, ‘트위터’ 사용자는 560만명에 이르고 있다.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Social Network Service) 의 대표 통신망인 페이스북, 트위터

일상생활에서의 사회참여 활용

지난 2010년 행정안전부의 정보문화실태조사에서도 국내 누리꾼(네티즌) 10명 중 7명이 누리매체를 주요한 의사전달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결국 웬만한 누리꾼들은 누리매체를 활용하거나 일상생활처럼 사용한다는 이야기다.
누리매체의 확산으로 창의적으로 표현하고 공유․협력할 수 있는 환경이 보편화되고 있다. 이는 새로운 가치 혁신이 활발한 ‘똑똑(스마트)사회’를 촉진하고 있는데 정치, 경제, 사회문화적으로 다양한 역할을 창출한다.

정치적으로는 참여와 공유, 투명성을 정착시키는 신정치문화를 선도한다. 누리매체를 활용한 시민들의 선거 의제, 여론 형성, 정책 참여에 적극적인 개입과 실질적인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는 이란 대선(2009.6), 루마니아 대선(2009.10), 영국 총선(2010.5), 호주 총선(2010.8) 및 서울시장 보궐 선거(2011.10) 등에서 그 영향력을 보았다. 과거의 사회참여 방식 대신 누리망을 통한 새로운 방식의 여론 조성, 군중 효과 등을 통해 현실공간에서의 사회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었다.

경제적으로는 누리매체 기반의 신 수치형(디지털) 경제의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새로운 전자상거래 형태인 공동할인구매(소셜커머스)를 필두로 다양하고 창의적인 사업모형(비즈니스모델) 발굴 등을 들 수 있다.
누리매체와 누리망상점(쇼핑몰)들이 결합한 공동할인구매 업체는 지난해 2월 기준 4백여 업체이다. 미국의 경우 누리매체와 관련한 다양한 산업 부문에서 2010년에 1만4천개 일자리가 증가했다고 한다.

사회문화적으로는 따뜻한 감성사회 문화를 조성하여 사회갈등 해소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양한 계층의 시민 참여로 선의와 기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확산 및 신뢰 형성에 기여하게 된다.

댓글이나 추천 딸깍(클릭) 등으로 소액의 기부가 가능한 사회적 모금운동 활성화가 이루어진다. ‘굿네이버스’의 기부 응용(어플리케이션) 풀그림(프로그램)을 통해 2010년에 4만7천여명이 기부에 참여했다.



4개의 잠자리 날개처럼 작용해야

이처럼 누리매체의 파급효과가 커지는 현상에 대해 미국의 스탠포드대학 제니퍼 아커(Jennifer Aaker) 교수가 잠자리 효과(The Dragonfly Effect) 모형을 주장했다.
따라서 아커 교수는 잠자리가 4개의 날개를 혼합해 목표를 향해 비행하는 것처럼 집중하기, 이목 끌기, 참여시키기, 행동유발하기 등을 들었다. 다만 이 4개의 날개가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거의 동시에 작용되어야 제대로 비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잠자리 효과는 어떻게 나타나는가?
집중하기는 달성하려는 하나의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목표를 세운다. 이는 집중된 하나의 목표에서 시작하는 것으로 변화의 동력을 잃지 않으면서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따라서 ‘사이머 바티아의 골수등록 계몽운동(캠페인)’처럼 인간성, 행동가능성, 검증가능성, 명확성, 행복함 등의 요소가 필수적이다.

이목끌기는 범람하는 누리매체 속에서 잠재적인 대상자의 눈길을 끄는 것이다. 즉 정보과잉 세상에서 대중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일이다. 여기엔 4가지 원칙이 있는데 ‘코카콜라의 행복자판기’ 동영상에서 보듯이 개인적 차원의 관심 제시, 의외성 있는 관심거리, 시각적 알림(메시지)으로 관심 유발, 감각과 결합된 관심 창출 등이다.

참여시키기는 대상자들의 감정, 애정, 공감을 불러일으켜, 목표에 심정적으로 연관시키고 스스로 뭔가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누리소통망은 일방적인 선전 전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상호작용하는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이는 960번 만에 운전면허시험에 합격한 차사순 할머니와 같은 감동적인 이야기, 공감을 통한 깊이 있는 소통, 진정성으로 더 공감, 매체와 어울리는 방법으로 소통해야 한다.

행동 유발하기는 영감을 불러일으켜 다른 사람들이 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명확하게 요청하여 대중이 관심을 보이면 행동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최소 인원을 모집해야 할인판매가 가능한 공동구매 방식을 들 수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소 패밀리경영연구센터 오유진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소셜미디어의 힘: 잠자리 효과’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은 누리매체의 급속한 확산으로 인해 “앞으로 기업에서는 내부소통, 판촉 및 홍보, 연구개발의 새로운 수단으로 활용이 증가할 전망이다”고 밝혔다.

오 연구원은 “다양한 기업활동에 누리매체를 이용해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되므로 잠자리효과 모형을 염두에 두고 소셜미디어(누리매체)를 활용한 기업전략 및 실행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고 강조했다.

신상털기 등 짜증나는 누리매체

이렇게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반면에 ‘SK커뮤니케이션즈’가 지난해 조사한 ‘2011국내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이용실태’에서 우리나라 이용자의 40.1%는 누리매체 이용에 짜증이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개인정보 유출(20.7%), 과다한 정보에 대한 번거로움(26.5%), 작성게시물내용 고민(19,5%), 관계에 대한 부담감(13.3%) 등 누리매체 이용자들의 불안과 갈등이 역시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누리매체를 통한 개인의 신상털기가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누리매체를 통해 공개된 개인정보가 자신의 의도와 무관하게 제3자가 활용할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고 이 때문에 신상털기가 봇물을 이룬다는 것이다.
한 기관의 2011년 상반기 보안동향보고서에서는 ‘페이스북’이 지인과의 관계형성과 발전을 목적으로 누리매체 성장을 주도했지만 역설적으로 이용자 조사대상의 81%가 개인정보의 무단사용 및 공개 때문에 가장 위험하다고 응답했다.

단순한 신상털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대중이 논박하는 마녀사냥식 여론몰이가 성행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영구히 삭제할 수 없는 누리매체의 특성상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끈질기게 따라오는 악성댓글과 같은 가상공간의 폭력 수위가 높아지면서 피해자의 자살과 같은 치명적인 결과를 낳고 있는 실정이다.
이밖에 축적되는 개인정보를 이용하여 일상적이고 새로운 감시사회가 등장하고 있고, 추측이나 소문과 같은 부정확한 정보가 누리매체를 통해 전염병처럼 확산됨으로써 사회불안감과 공포를 빠르게 조성하게 된다. 또 누리망에서의 인기영합주의로 인해 대중선동 등의 대의민주주의 변질과 이것이 정부 정책에 반영될 우려가 있다.

이러한 누리매체의 부작용에 대한 사회적 대응방안은 없을까? 정부 정책, 학교와 가정에서의 교육 등이 논의될 수 있다. 또 개인의 가치관 확립이 선행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창의와 협력, 소통의 똑똑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개인정보 보호기술의 산업전략적 육성, 피해상황 조사 및 신속한 대응체계 마련, 세대별 특성을 고려한 차별화된 해소정책을 추진하는 등 폭넓은 연구와 실행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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