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별미 음식 방방 띄우는 ‘광주’ 글쎄?
뒤늦게 별미 음식 방방 띄우는 ‘광주’ 글쎄?
  • 박재범 기자
  • 승인 2012.06.21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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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 가는 ‘상추튀김’ 뒤 늦게 브랜드화 나서
20여년 노하우 ‘김치’, 세계 브랜드화 진행 나서야

지난 6월 초 전국을 돌며 지역을 소개하는 유명한 주말 예능프로그램 ‘1박2일’에서 전북의 맛에 대해 소개했다. 출연자가 전북의 유명 도시를 돌며 맛을 소개하는 형식이었다.

그 중 전주시의 맛 기행을 분담한 한 출연자는 시민으로부터 음식을 추천 받아 투어를 하는 형식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 출연자가 시민들로 받은 음식 중 하나는 ‘상추튀김’이었다. 출연자는 상추튀김이 있다는 소리에 상추를 직접 튀기는 것인지 의아해 했고 시식을 하면서 전주만의 별미음식으로 소개했다.

어느새 상추가 전북에서만 파는 별미음식이 돼버린 것이다. 이 출연자가 상추튀김을 소개한 코멘트에 누리꾼들은 ‘상추튀김은 원래 전주 음식이 아니다’, ‘몇 해 전 광주에서도 먹어봤으면서 전주에서 처음 먹어보는 것 같이 하는 건 좀 그렇다’, ‘상추튀김은 전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서울 등에서도 판다’ 등등 갖가지 의견이 쏟아졌다.

국어사전, 광주음식으로 명시된 ‘상추튀김’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 국어사전에 ‘상추튀김’은 “광주지역에서만 파는 튀김으로 상추에 튀김을 싸서 먹는 형식이다. 하지만 혹자들은 상추를 튀겨 먹는 줄로 잘못 알고 있다. 튀김으로는 오징어 튀김이 많이 쓰인다”라고 명시돼 있다. 이처럼 상추튀김은 광주지역의 별미음식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하지만 더 이상 상추튀김은 지역의 음식이 아니다. 서울에서도 전주에서도 군산에서도 광주상추튀김의 명성을 본따 자기만의 음식으로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더욱 안타까운 건 광주 별미음식이었던 상추튀김을 판매하는 식당은 쉽게 찾아볼 수 없다. 경제적인 이유로 대부분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뒤늦게 준비하는 상추튀김 전쟁(?)

광주시는 지난 2002년과 2006년 광주5미와 광주맛집을 선정했다. 이와 관련해 그동안 선정 및 관리는 시청 관광진흥과에서 하고 있으며 아직까지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관광진흥과에서는 기존에 있던 5미를 다시 한 번 살펴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새로운 브랜드를 개발 중이다.

시청 관광진흥과 염방열 과장은 광주가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인 전주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캐치업 전략을 써야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주는 비빔밥이라는 강력한 브랜드를 기반으로 가는 것이고 우리는 새로 만들어 내야할 입장이기 때문이다”며 “재료들은 많이 있지만 브랜드는 없어 그런 차원에서 외지인들이 상당히 신기해하고 있는 상추튀김을 브랜드화 하기 위해 TF를 구성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염 과장에 따르면 상추튀김에 대한 정책이 자리 잡으면 그것을 육전이나 생고기비빔밥으로 확대시켜 나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염 과장은 “상추튀김이나 브랜드를 만든다고 했을 때 일반 제조업계를 통해 포괄적인 데이터를 맞추는 것과는 다르다”며 “우리는 상추튀김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지만 ‘광주튀김’이다 비빔밥이 아니라 ‘광주비빔밥’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광주시는 상추튀김 TF를 구성하는데 있어 일반 제조업처럼 2~3개 업체가 공동브랜드를 만들게 해 상품의 질 등을 서로가 협의하면서 가는 방식이 아닌, 전국에 ‘광주에 가면 상추튀김이 있고 상추튀김은 광주상추튀김이다’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20년 가까이 노하우 쌓아온 김치는 어떻게

광주시는 지난 1994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김치축제’를 열고 있다. 여기에 광주세계김치문화축제의 세계화를 위한 특별행사가 오는 9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치러진다. 이렇듯 광주김치축제는 전국은 물론 세계적인 ‘문화관광축제’로 발돋움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렇게 20년 가까이 광주김치 브랜드를 위한 수많은 예산과 노력을 쏟은 결과를 현재 문화재청에서 김치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신청한 것에 광주가 김치축제로 축적한 노하우를 덧붙여 광주김치 브랜드로 발전시키자는 의견이 높다.

하지만 광주시에서는 아직까지 축제만 진행했을 뿐 유네스코 등재 등의 계획에 대해서는 전혀 계획을 세우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 김치축제를 주관해온 광주시 관광진흥과에 광주김치의 발전방향에 대해 묻자 “광주김치산업의 주무부서는 생명농업과이다”며 “관광진흥과는 축제와 관련된 일을 하기 때문에 김치와 관련된 발언을 하는 것은 부적절 하다”고 일축했다.

축제 따로 산업화 따로 ‘제각각’

이렇듯 현재까지 김치에 대한 광주시의 행보는 축제와 산업화 주무부서가 달리 운영됐다. 광주시에서도 행정에서 이원화에 대한 문제를 파악하고 강계두 경제부시장이 앞으로 모든 김치에 관한 총괄은 생명농업과에서 하고 파생된 축제를 할 경우 총괄부서에서 파생시키는 방법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방침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열린 김치산업육성 5개년 계획수립을 위한 T/F회의 때도 그 동안의 김치축제가 광주의 김치를 알리는데 종주도시로서의 기능은 충분히 했지만 과연 그 축제를 통한 광주김치가 타 지역의 김치보다 차별화 돼서 축제와 연계된 산업화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생명농업과 남택송 식품산업담당은 “축제를 통한 산업화가 업체가 살기 위해서 하는 것이지만 결국은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부수적인 여러 가지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며 “축제는 지역의 이미지를 알리는데 많은 효과를 줬지만 그래도 이제는 방향을 바꿀 필요성이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산업화의 기반이 외형적인 매출만 가지고 보면 브랜드만 가지고 지역에 상관없이 OEM방식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대기업과 경쟁력을 벌일 수는 없는 실정이다”며 “하지만 광주시는 틈새시장을 공략해 김치의 명품화로 선물용 등으로 차별화된 명품김치로 발돋움 하겠다는 계획이다”고 밝혔다. /박재범 기자
 

▲유네스코 음식 창의도시(UNESCO City of Gastronomy)로 선정되면
먼저 도시 홍보에 유네스코 로고를 공식 사용할 수 있게 돼 홍보에 대한 공신력을 높이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전주시도 풍부한 문화자원과 다채로운 프로그램를 덧붙여 유네스코 웹사이트에 게재·홍보하게 됐다.

이 경우 한국을 대표하는 전주의 전통음식이 유네스코를 통해 지구촌 곳곳으로 널리 알려지게 돼 전주음식을 체험하려는 국·내외 관광객 증가와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 문화 창조산업 발전 등이 기대된다. 또 음식과 관련된 농․수․축산과 관광, 외식, 전통문화 등 산업 전반에도 경제적 파급효과가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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