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의 줄임말 신조어 '멘붕'수준
10대들의 줄임말 신조어 '멘붕'수준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2.06.20 16: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늘어나는 신조어, 줄임말 한글 파괴 염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여 대화하는 10대들은 줄임말과 신조어로 짧고 간결하게 일상적인 의사소통을 한다.
“불금이여서 레알 늦게까지 놀다가 엄마한테 혼나서 멘붕ㅠㅠ”, “진짜 쟤 에바떤다”, “장미단추를 본 순간 오나전 OMG!”

이 말을 들은 기성세대들은 우리나라 말이긴 한데 외계어인지 어느 나라 말인지 도통 알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다. 최근 스마트폰 확산이 대중화 되면서 10대들 사이에서는 빠르고 짧게 말하는 줄임말이자 신조어인 그들만의 언어로 대화를 한다.

위의 대화에서 본래의 뜻은 “불타는 금요일이여서 완전 늦게까지 놀다가 엄마한테 혼나서 정신이 혼미해졌다”, “진짜 쟤는 오버한다”, “장거리에서 미녀로 보이지만 단거리에서 추녀인 여자를 목격한 순간 완전 Oh, My God이었다”라는 뜻이다.

이렇듯 갈수록 세대 간의 대화 단절과 아이들의 줄임말 언어습관으로 원활한 의사소통이 힘든 추세다. 수많은 신조어와 줄임말이 쏟아져 나오는 형국에 세대차이의 간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신조어를 어느 정도 알아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멘붕(?)’, ‘불금(?)’ 무슨 말이죠?

▲쩐다
‘쩐다’의 뜻은 어떤 상황이 매우 대단하다고 강조하거나 감탄, 놀라움을 표현할 때 사용한다. 또는 어떤 한 가지 일에 능통할 때나 악감정을 강조할 때 쓰는 등 다양한 의미로 사용한다. 같은 의미로 쓰이는 말로 ‘대박’이 있다. 예문) “너 아빠한테 용돈 십만 원 받았다면서? 와 너희 아빠 쩐다(대박이다)”

▲듣보잡
‘듣보잡’의 뜻은 듣도 보도 못한 잡것의 줄임말로 잘 알려지지 않은 존재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비슷한 말로 갑자기 튀어 나오다의 줄임말 ‘갑툭튀’가 있다. 예문) “쟤는 듣보잡임”

▲레알 OO돋네
‘레알’의 뜻은 완전, 정말, 진짜라는 뜻으로 영어 Real을 발음기호 식으로 읽은 말이다. 레알은 주로 돋네 앞에 붙여 쓴다. ‘OO돋네’는 소름이 돋는다의 ‘돋다’에서 파생된 말로 OO에는 주로 명사를 쓰고 돋네를 붙여 명사를 동사화 시킴과 동시에 명사를 강조할 때 쓴다. 예문) “레알 여신돋네”

▲불금
‘불금’의 뜻은 ‘불타는 금요일’의 줄임말로 쉴 수 있는 주말을 앞두고 마음 편하게 놀 수 있는 금요일을 지칭할 때 말한다. 비슷한 말로 불타는 토요일의 줄임말 ‘불토’가 있다.
예문) “오늘 불금인데 뭐해? 약속 있어?”

▲멘붕
‘멘붕’의 뜻은 ‘멘탈 붕괴’의 줄임말로 영어 멘탈과 국어 붕괴의 합성으로 만들어졌다. 실생활에서 당혹스럽거나 창피한 일을 당했을 때 그런 상황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정신이 나간 듯한 표정이나 행동이 나올 때 사용한다. 예문) “워드 작성하다가 컴퓨터 다운됐어. 완전 멘붕ㅠㅠ”

▲버카충
‘버카충’의 뜻은 버스카드 충전이라는 줄임말로 버스카드를 이용하는 청소년들이 자주 쓰는 말이다. 발음은 보통 뻐카충이라고 한다. 예문) “엄마, 나 뻐카충하게 돈 좀 주세요”

▲생파
10대들이 쓰는 ‘생파’의 뜻은 생일 파티의 줄임말이다. 일부 사람들이나 이주여성들은 줄임말 ‘생파’를 채소 ‘신선한 파’로 오해하기 쉽상이다. 예문)“이번주 생파 어디서 할꺼야?”

이 외에도 ‘흠좀무’의 뜻은 "흠 이게 사실이라면 좀 무섭군요"라는 줄임말과 ‘노페’는 노스페이스, ‘금사빠’ 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 ‘문상’은 문화상품권, ‘에바다’는 오버한다, ‘안여돼’는 안경 쓴 여드름 난 돼지의 줄임말로 못생긴 사람을 비하할 때 쓴다.

또한 ‘엄크’는 엄마크리의 줄임말로 엄마와 치명적이라는 뜻의 영어단어 critical이 합쳐져 "엄마 때문에 곤란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쎈캐’는 센 척 하는 캐릭터의 줄임말로 과장이나 허세가 심한 사람을 지칭, 케이블 방송 ‘코미디 빅리그’에서 나온 캐릭터로 알려진 ‘찐찌버거’는 찐따, 찌질이, 버러지, 거지의 앞 글자를 따서 상대를 비하할 때 쓴다.

줄임말, 신조어 사용 ‘상반된 시각’

요즘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여 안부나 대화를 하는 것이 대세가 되면서 말로 하는 대화 수준의 속도로 대화하기 위해 이같은 줄임말이 필수가 됐다.

하지만 일부에서 올바른 한글사용을 파괴한다고 염려하는 입장과 일상생활에서 딱딱한 분위기에서 동질감과 활력을 불어줘서 찬성한다는 상반된 의견이 있다.

장덕고등학교에 국어 과목을 담당하는 정화희(50) 선생님은 “학생들과 수업 중에도 젊은 선생님들은 곧 바로 알아듣고 동질감을 느껴하지만 세대를 뛰어 넘은 선생님들은 못 알아듣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나의 문화적인 코드로 보면 어느 정도 이해를 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세대를 뛰어넘어 듣는 사람을 배려해서 순화시켜서 사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스마트폰에서 친구들과 대화로 줄임말을 자주 사용하는 화정동에 사는 황은지(16)양은 “친구들끼리 사용하면 우리들 끼리만의 동질감이 느껴지고 새로운 단어가 튀어나오면 알아보고 쓰려고 노력한다”면서 “줄임말을 사용하지 않는 게 오히려 어색하고 이상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좀처럼 알아들을 수 없는 신조어와 줄임말의 사용증가에 따라 세대 간의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는 느낌마저 든다. 이를 위해 서로가 관심을 갖고 소소한 대화를 통해 세대 간의 거리를 좁혀나가야 된다.

또한 도가 지나치지 않는 적정한 수준의 신조어 사용은 딱딱한 분위기를 가볍게 풀어 줄 수 있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다./김다이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