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옛날 깊은 산속의 암자에 젊은 수도승이 있었는데 겨울 채비를 하기 위해서 마을로 내려갔다. 볼 일을 다 보고 산사에 돌아가려고 했지만 폭설로 올라가는 길이 첩첩히 막히게 되었다. 어쩔 수 없이 눈이 녹기만 기다리다가 이듬해 봄이 되어서야 허겁지겁 산사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스님이 내려가던 길을 바라보고 있었던 동자승이 그 자리에서 얼어 죽어 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 동자의 무덤가에 그의 얼굴만큼이나 동그랗고 발그레한 주홍빛의 꽃이 한 아름 피었다. 사람들은 이를 보고 동자꽃이라 불렀다 한다.
동자꽃은 석죽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주로 해발 500미터 이상의 산에서 만날 수 있는 꽃인데 요즘에는 관상용으로 많이 재배하기 때문에 도시공원에서도 볼 수가 있다. 특히 서울의 고궁에서도 깊은 산중의 숲속에서 마실 나온 동자꽃이 가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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