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궁]에 속지 말고, [프로메테우스]
@[후궁]에 속지 말고, [프로메테우스]
  • 김영주
  • 승인 2012.06.14 05: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후궁]은 조여정의 벌거벗은 몸으로, [프로메테우스]는 리틀리 스콧 감독의 스펙타클한 SF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매스컴은 조여정의 벌거벗은 몸이 [방자전]을 뛰어넘고 에로장면도 적나라하다며 떠들썩하다. 김대승 감독에게 기대감이 별로 크지 않은데다가 조여정의 벗은 몸도 떨떠름하지만, 매스컴의 그 요란한 떠들썩을 확인하고 싶었다. 리틀리 스콧 감독의 명성은 이미 자자하다. 그의 작품에 모두 감동한 건 아니지만, [블레이드 러너] [에어리언] [델마와 루이스] [블랙호크 다운]에서 만난 감동 때문에, [프로메테우스]를 떨칠 수가 없다.



[후궁] : 장쯔이의 [야연]과 기본틀이 매우 비슷하다. 둘 다 권력을 향한 음모와 갈등이 긴장감을 돋우지만, 스토리의 짜임새나 연출력 그리고 의상이나 소품과 무대가 [야연]보다 훨씬 못하다.( 우리 영화치곤, 의상과 소품이 좋은 편이긴 하다. ) 야한 장면은 [후궁]이 [야연]보다 많지만, 그 품격이 뚝 떨어진다. [후궁]이 야한 장면으로 대중을 자극하려는 의도가 뚜렷하다. 그 농도와 정도가 어떠하든, 포인트는 그 장면을 얼마나 적절하게 그려내는가에 있다.

<예고편>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VideoView.do?movieId=67493&videoId=34465

여자주인공 조여정, [방자전]이야기에서 “춘향이가 유난히 거슬린다. 요염하면서도 이중플레이하는 팜므 파탈이라기보다는 양아치의 달콤한 꼼수에 빠져 비행소녀로 흘러든 철부지 같다. 맵씨와 이미지가 팜므 파탈을 감당하기엔 벅차다. 게다가 감독의 에로장면 연출력이 [미인도]나 [쌍화점]을 흉내 내는 싸구려 수준을 넘지 못하니, 춘향이의 벗은 몸이 오히려 불쌍하다.”고 하며, 난 그녀의 벗은 몸에 떨떠름했다. [방자전]보다 연기가 더 좋아졌고 더욱 열심히 했지만, 그 불쌍한 모습을 벗어나지 못했다. 남자주인공 김동욱, 내 기억엔 없다. 연기를 열심히 하지만, 이미지가 허전하고 역할에 별로 어울리지 않다. 감독의 정사장면 연출력, [방자전]의 싸구려 수준보다 더 못하다. 매스컴은 누드와 정사장면으로 떠들썩하지만, 빈 수레만 요란하다. 김민준과 조은지라는 좋은 배우도 그저 그렇다. 차라리 [야연]을 한 번 더 보는 게 낫겠다. 이 영화를 [색/계]에 비교하는 건 언어도단.

이 영화에서 볼만한 건, 대비 박지영뿐이다. 그녀의 스무 살 시절을 너무나 좋아해서만은 아니다. 깊어가는 미모에다가 깊은 연기력까지 갖추어 가고 있다. 일주일 만에 관객이 100만 명을 넘어섰단다. 조여정의 발가벗은 몸에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낚여들다니 . . . 쩝쩝! * 대중재미 B0( 조여정을 좋아하는 사람은 A0 ), * 영화기술 C0, * 감독의 관점 : 여배우의 벌거벗은 몸으로 돈벌이.



[프로메테우스] : 인간을 창조한 뒤에, 제우스가 감추어 둔 불을 훔쳐 인간에게 건네주어서 괘씸죄로 판도라와 결혼하여 인류에게 고통을 안겨준 인물이지만, 이 영화에선 우주선 이름이다. 인간을 창조한 프로메테우스를 찾아가는 우주선이라는 뜻이겠다. 인류의 기원에 대한 충격적인 비밀을 파헤친다지만, 그냥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이야기인데 괜한 호들갑을 떤다. [에어리언]의 프리퀄인가? 그런데 [에어리언]의 우주선보다 훨씬 최첨단 장비로 무장한 우주선이다. [에어리언]의 프리퀄이라기보다는 다른 시대의 다른 [에어리언]을 이야기하려나? 영화를 마무리하는 분위기가 앞으로 두어 편이 더 이어질 것 같으니, 이 영화 한 편으로 그 무엇을 단정지어 말하는 건 접어두는 게 낫겠다.

<예고편>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VideoView.do?movieId=65711&videoId=37651&t__nil_main_video=thumbnail

[에어리언]씨리즈에선 시고니 위버라는 카리스마 넘치는 여자주인공이 단연 돋보인다. 이 영화에서도 여자주인공이 화끈하지만, 시고니 위버의 강렬한 카리스마에 비하면 아직 여리고 비리다. 대단한 여배우 샤를리즈 테론이 이지적이고 냉혹한 캐릭터로 나오지만, 그녀의 역할이 아직 아리송하다. 프로메테우스의 성채와 괴생명체가 음울하고 스산하면서도 상당히 충격적이다. 숨이 컥 막히도록 바짝 긴장되는 장면이 두 세 번 있다. 스펙타클한 SF장면이 대~단하다. * 대중재미 A0, * 영화기술 A0, * 감독의 관점 : 보수파 B0.

[후궁]과 [프로메테우스], 어느 걸 볼까? [후궁]의 상술에 속지 말고, [프로메테우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