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야기 31 - 중국의 전통극(傳統劇)
중국이야기 31 - 중국의 전통극(傳統劇)
  • 강원구 한중문화교류회 회장
  • 승인 2012.05.29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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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극은 중화문화의 꽃으로 전통극하면 ‘패왕별희’나 가면을 빠르게 변환시키는 ‘변검(變臉)’이 떠오른다. 영화라는 대중 매체를 통해 세계인과 소통을 시작한 중국 전통극은 이미 짧게는 수백년, 길게는 수천년의 역사를 이어왔을 뿐만 아니라 공간적으로도 중국의 광대한 지역에서 각기 다른 양태와 색깔로 전승돼 왔다.

무엇보다 중국 전통극에 촉각을 세우게 되는 건 ‘공연의 세계화’를 모토로 내건 중국 정부가 전통극을 박물관에 처박아 두지 않고 끄집어내 ‘중화주의’를 전파시키는 대표 문화 상품으로 탈바꿈시키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지방극들은 그 중에서도 가장 특색 있고 경쟁력이 있는 전통극이다. 

경극(京劇)은 안휘성(安徽省) 극단이 북경(北京)에 입성했다. 건륭황제 80세 생일‘ 잔치를 축하하러 전국에서 모인 전통 극단중에서도 이 극단은 가장 빛난다. 황실의 관심을 등에 업게 된 이들은 아예 북경에 근거지를 틀고 자신의 공연을 서민 앞에서도 무대에 올렸다. 경극은 이렇게 탄생했다.

궁중에서 간택됐지만 경극을 지원해온 세력은 대중이었다. 당시 귀족들 사이에서만 유행하던 곤극과 달리 경극은 쉽게 노래를 불렀고, 경쾌하면서도 스피드가 있었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곤극의 약한 고리를 경극은 유효적절하게 타격해 들어가면서 급기야 중국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곤극이 멸종돼 가던 20세 초반엔, 매란방(梅蘭芳)이란 당대 최고의 스타가 등장하면서 경극은 더욱 위용을 자랑하게 됐다. '여자보다 더 요염하다'는 평가를 듣던 그는 과거에 얽매이는 경극 연기에 일대 변혁을 가하면서 동시대인의 감성을 파고들었다. 또 일본에 이어 미국 무대도 오르며 ‘경극의 세계화’의 일등공신으로 지금까지도 전설로 남아 있다.

곤극(崑劇)은 16세기 명대 르네상스를 주도한 예술 장르다. 발원지는 강소성(江蘇省)의 곤산(崑山)과 소주(蘇州) 지금도 중국인들이 가장 자부심을 갖고 대하고 있으며 '곤극 배우가 진짜 배우'란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그만큼 정통과 기본기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천극(川劇)은 사천성(四川省)은 삼국지에서 유비 촉나라의 도읍이 된 천연요새이자 다분히 폐쇄적인 지역이었다. 중국 중앙과의 교류가 활발하기보단 자신만의 문화 양식을 개발해 발전시켜 나갔다. 무엇보다 서역의 문화를 흡수하기에 좋은 지리적 여건을 갖추어 중국 본토와는 다른 전통 양식을 키워 나갔다.

천극은 이런 지역적 특색 속에서 똬리를 틀었다. 똑같은 이야기라도 천극의 탈을 쓰면 훨씬 다이나믹하고 공간 활용도가 높았다. 이는 단순히 노래와 연기에만 머물지 않고 기예와 묘기 등 볼거리를 강조한 장르적 특성 때문이다. ‘변검’은 이런 천극의 가장 대표적인 표현 방식이었으며, 천극은 '기예도 단순히 쇼가 아닌 예술이 될 수 있다'란 평가를 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월극(越劇)은 절강성(浙江省)의 예인들도 처음엔 당연히 남성 배우들로 만든 작품을 갖고 20세기 초반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하고 있는 상해(上海) 공략에 나섰으나 실패하고 여성 배우들로만 무대를 꾸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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