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와 평화의 상징, 일본 우타고에 합창단
자유와 평화의 상징, 일본 우타고에 합창단
  • 전용호, 메이엔터테인먼트 대표
  • 승인 2012.05.24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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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회원들, 해마다 5월만 되면 광주 방문

▲ 우타고에 합창단 국제교류분과 대표인 야마다 히로끼 씨
‘우타고에’ 합창단은 일본의 대표적인 문화운동단체 중 하나다. 일본어 ‘우타고에’는 ‘노랫소리’라는 뜻이다. 우타고에 합창단의 활동은 일본에서 ‘우타고에 운동’으로 불릴 만큼 연륜이 깊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3년째가 되던 해인 1948년에 시작되어 올해까지 65년째 지속되고 있는 우타고에 운동은 노래를 통해 평화와 민주주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일본의 몇 안 되는 진보적인 문화운동 단체다.

1945년 전쟁이 끝난 후 일본 국민은 절망과 실의 속에 빠져있었다. 군국주의와 전쟁을 반대하였던 진보적인 활동가들조차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가 시작된 것이 ‘노래 부르기 운동’이었다. 이 노래 부르기 운동은 전 국민들에게 확산되었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점차 활기를 되찾고 다시는 평화를 깨뜨리는 전쟁을 일으키지 말자고 다짐하는 문화운동으로 지속되어온 것이다.

우타고에운동은 1948년 2월 10일 세키 아키코(關鑑子)의 중앙합창단 창립을 출발점으로 시작되었다. 우타고에운동은 아름다운 일본 민족 전통적인 노래, 세계 여러 나라 민족의 평화의 노래와 인간들의 생활과 투쟁의 노래라는 세 가지를 창조의 원천으로 출발하였다. ‘모두 함께 노래하는 모임’을 비롯하여 다양한 생활현장에서의 노래보급 활동, 우타고에 합창 서클 만들기를 기본으로 하는 조직 활동을 정력적으로 펼쳐왔다.

60여년 동안 우타고에운동은 평화운동과 노동운동과 연대하며 전국으로 확산, 국민적 음악운동으로 국내외의 주목을 받으며 발전해왔다. 1980년대 활동으로는 60년 안보조약 반대, 일하는 사람들의 투쟁과 연대가 하나가 되어 전국적으로 확산된 이래 불리고 있는 「힘을 내자」, 오키나와 반환운동 때 부른 「오키나와 반환」 등이 있다. 우타고에운동은 미이케 안보투쟁을 계기로 비약적인 성장하여 60년대 중반에는 전국적으로 5만여명의 회원이 모여 집회를 열만큼 최대 규모로 발전하였다.

1970년대에는 오키나와 반환의 국민적 비원을 테마로 한 가극 「오키나와」공연으로 더욱 활성화되었다. 가극 「오키나와」는 창립 20주년인 1968년에 제작되었다. 그 후 1970년과 72년에 가극「오키나와」는 전국에서 50개 무대에서 관객 수십만 명을 모으는데 성공하여 70년대의 운동으로 계승되었다. 그 외에도 70년대에는 변화되는 국민들의 음악 정서와 요구에 부응하여 합창극, 뮤지컬, 대합창곡, 기악곡 등의 대형 작품이 창작되었고, 동시에 대중적인 생활과 투쟁을 위한 노래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수많은 작곡 작사자들이 길러졌다. 국내에서는 혁신 자치체가 잇달아 탄생했고 베트남이 미국에 승리한 국제정세와 결합하여 우타고에 운동이 발전하였다.

80년대에 들어 반핵 ․ 평화의 풀뿌리 운동에 호응하여 ‘반핵 일본의 음악가들’과 제휴, 연간 200군데 이상의 반핵 ․ 평화 콘서트를 개최하였다. 전쟁에 의한 비극의 고발과 평화에 대한 염원을 어린이들의 약동적인 음성에 담은 합창 구성의 「코끼리 열차가 온다」는 1986년 초연 이래 20년간 계속되어왔고 합창에 참가한 사람은 10만 명, 그리고 관객 100만 명을 훌쩍 넘겼다.

현재 우타고에는 평화를 염원하는 운동과 연대하면서 여성, 장애인, 청년, 노동자, 교육, 시민운동 등 국민의 모든 요구에 답하는 운동으로서 역사를 쌓아가고 있고, 발전을 꾀하고 있다. 21세기를 들어선 지금 ‘핵도 기지도 없는 21세기, 자유와 평화의 우타고에(노래 소리)를 온 천지에’를 모토로 60세대에 들어섰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이 빛을 발하고, 음악이 풍요롭게 살아갈 활력이 되고, 그리고 핵병기가 없는 21세기와 넉넉한 문화적 역량이 전 세계 사람들과 연대의 틀이 되는 우타고에의 미래를 꿈꾸고 있다.

현재 우타고에운동 조직은 세 개 이상의 서클로 지역별, 산업별, 계층별 협의회를 만들어 서클과 전국 협의회를 결합하고 있다. 현재 가맹단체는 400개로 매년 가을에 개최하는 우타고에 제전(지역별, 산업, 계층별 합창 발표회)에 약 1,000개 단체가 참가하고 있다. 일본 최대 규모의 시민합창대회인 ‘우타고에 제전’은 전국의 400여개 합창단, 5,500명의 회원이 모여 같은 주제로 노래를 하고 경연을 펼치는 평화축제 마당이다. 2011년 우타고에 제전에는 우리나라에서 한겨레평화의나무합창단과 인천 평화바람합창단이 참여하였다. 2011년 제전에는 우타고에란 이름을 공유하는 1,000여개의 합창단과 비회원 합창단까지 사흘간 연인원 1만3,000여명이 참여했다.

우타고에와 한국의 문화교류 활동은 1998년 ‘창립 50돌 기념 우타고에 전국제전’에 한국민족음악인협회가 참가한 것을 계기로 매년 이어오고 있다. 특히 평화의나무는 3·1절, 5·18, 8·15 때마다 독자적으로 한국을 찾아 참배를 해온 사이타마 우타고에 합창단과 함께 2010년 8월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서울 성균관대에서 ‘기억·화해·동행을 위한 한-일 시민의 합창’을 공연했다.

우타고에 합창단 중 일부 회원들이 해마다 5월만 되면 광주를 찾아오고 있다. 올해가 13년째다. 그동안 5월 17일 전야제 무대에 여러 차례 노래를 불렀다. 우타고에합창단은 전문 가수들이 아니라 노래를 좋아하고 평화와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동안 ‘직녀에게’로 유명한 우리 지역의 가수인 김원중 씨와 마당극단 ‘신명’을 초청하여 일본 순회공연을 하기도 했다.

내년에는 뮤지컬 화려한 휴가를 초청하여 동경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5월 21일에는 그동안 광주와 꾸준하게 교류를 지속한 우타고에 합창단에 광주광역시에서 감사패를 수여하였다. 우타고에 합창단의 광주 사랑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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