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나물'로 먹던 기억
봄이면 시장 모퉁이에서 갓 캐온 돌나물을 소쿠리에 푸짐하게 담아 팔던 할머니의 갈라진 손이 떠오른다. 봄나들이 가는 병아리들처럼 고운 노란 꽃은 한여름까지 그늘 한 점 없는 뜨거운 볕에서도 견디며 피우는 것이 할머니의 넉넉한 마음과 강인한 손등을 닮았나보다.
돌나물은 여러해살이풀로 줄기는 15센티미터 정도로 자라는데 포복경(기는줄기)성질이 있어 바로서지 않고 누워서 자란다. 땅과 닿은 마디에서는 새로운 뿌리를 내리면서 왕성한 생명력으로 척박한 조건들도 극복하고 번식하며 퍼져 나가는 대단한 식물이다.
우리가 봄에 먹는 육질의 잎은 보기에도 그러거니와 단단하지 않아 누르면 즙이 나올 정도로 무른 조직의 식물체이다.
돌밭과 바위가 많은 지대에서도 잘 자라는 채소라서 석상채라고 부르는데 이는 곧 돌나물이란 뜻이다. 돋내기, 돗나물, 돋나물이라 부르기도 하고, 강원도에서는 수분초, 숙종때 박세당이 지은 ‘산림경제’의 ‘산야채품부’에서는 ‘석경’이라는 이름으로 기록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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