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이 함께 목욕하며 우정을 쌓아요"
"전교생이 함께 목욕하며 우정을 쌓아요"
  • 홍갑의 기자
  • 승인 2012.05.2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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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농촌 벽지학교인 사평초, '사랑의 목욕 바우처' 프로그램 도입

▲ 사평초교에서 실시하는 '사랑의 목욕 바우처'프로그램에 참여한 이 학교 2∼4학년 학생들이 21일 화순군 남면 복지회관 내 대중목욕탕 발한실에서 사우나를 즐기고 있다.
전남의 한 농촌 벽지학교가 평소 스파(사우나) 시설을 경험해보지 못한 어린이들에게 문화생활을 체험하고 서로 우의를 다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눈길을 끌고 있다.

22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1∼6학년 전체 학생이 56명에 불과한 전형적 농촌 벽지학교인 화순군 남면 사평초등학교는 매월 두 차례씩 전교생이 함께 면 소재지 복지회관에서 운영하는 대중사우나를 다녀오는 '사랑의 목욕 바우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학교 어린이들은 주기적으로 지자체가 운영하는 목욕탕을 찾아 전교생이 함께 목욕을 즐기며 청결한 몸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서로 등을 밀어주며 우정을 쌓아 학교폭력도 사전에 차단하는 '1석2조'의 효과를 얻고 있다.

전남도교육청 지정 무지개학교(혁신학교)인 사평초교는 교수·학습프로그램 내실화를 위한 체험활동의 하나로 '사랑의 목욕 바우처'프로그램을 올해 처음 도입했다.

사평초는 21일에도 1∼6학년생을 골고루 안배해 한 팀당 8명씩 7개의 형제·자매팀으로 나눈 뒤, 지도교사와 짝을 이뤄 함께 목욕을 하도록 했다.

그 결과, 사제간의 정이 훨씬 돈독해졌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알몸(?)으로 함께 목욕을 하면서 서로를 배려하는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고 더욱더 친해지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게 이 학교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와 더불어 최근 사회적 이슈로 부상한 학교폭력 문제도 발 디딜 틈이 없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조손가정 학생인 4학년 김모 군은 "(자신은) 아빠가 없어 다른 아이들처럼 일요일에도 목욕탕에 가보질 못했는데 6학년 형들과 함께 목욕을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 학교 3학년 담임 윤인순 교사는 "벽지 학교 어린이들은 조손가정이나 다문화가정 출신이 대부분이어서 대도시 학생들보다 훨씬 더 각별한 사랑과 돌봄이 필요하다"며 "아이들에게 교사로서 가르침을 주는 것보다 더 뜻깊은 '엄마로서의 사랑'을 줄 수 있어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사평초교 문경희 교장은 "학생들의 반응이 좋은 만큼 1회성에 그치지 않고 학기중에는 매월 두 차례씩 연간 16회 이상 '사랑의 목욕 바우처'프로그램을 운영할 방침"이라며 '학교폭력과 같은 불미스러운 일은 발생하지 않고 모두가 즐거운 무지개 학교를 만드는 데 한걸음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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