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영화 능가한 초등학교 폭력 ‘경악’
폭력 영화 능가한 초등학교 폭력 ‘경악’
  • 홍갑의 기자
  • 승인 2012.05.1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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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측, 상부기관 보고 않고 ‘쉬쉬’

전남 완도지역의 한 초등학교에서 2 년 가까이 ‘때리고, 금품을 빼앗고, 비비탄 총을 쏘는 등 폭력 영화를 능가한 학교폭력이 발생, 충격을 주고 있다.

게다가 학교 측은 피해학생과 가족들에 대한 피해회복이나 가해학생의 선도를 위한 노력보다는 사건 은폐에 급급한 것으로 드러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15일 완도 모 초등학교와 교육청 등에 따르면 완도 모 초교 6학년 A 모(13) 군은 2년 전부터 같은 반 친구 B 모(13) 군으로부터 폭력과 갈취 등에 시달려왔다.

B 군은 A 군에게 숙제를 대신 할 것을 요구했고, 자신이 원하는 시간보다 늦을 경우 폭행했다. 라면을 끓여 올 것도 요구했고, 만나자고한 여자 친구가 약속장소에 나오지 않았을 때에도 ‘기분 나쁘다’며 때렸다.

이뿐만 아니라 장남감 총을 가지고 있으면 빼앗고, 닌텐도 게임기도 빼앗아갔다. 세뱃돈으로 받은 20여만 원도 고스란히 B 군의 몫이 됐다. B 군이 원하는 돈을 가져다주기 위해 학용품 구입을 핑계 삼아 거짓말로 용돈을 받아냈고, 다른 사람의 지갑에 까지 손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A 군이 가진 것은 무엇이든 원하면 B 군의 것이 됐다. A 군의 신체까지도 예외는 아니었다. B 군은 사격연습을 위해 A 군을 인간 과녁으로 세워두고 비비탄을 발사하기도 했다.

2년여 동안 B 군의 잔인한 횡포가 학교 등에서 이어졌지만 어느 누구도 눈치 채지 못했다. 폭력에 시달리던 A 군은 지난 3월 초 자신의 어머니에게 이 같은 사실을 털어놓았다.

A 군의 어머니는 3월 5일 학교 측에 폭력 사실을 전달했고, 학교 측은 상부기관인 교육청에 보고 하지 않고 6일과 7일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를 열고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에 대해 똑같이 심리치료·상담 등 지도처분을 내리는데 그쳤다.

하지만 학교 측은 피·가해학생 측이 원만히 합의 했다고 하지만 피해학생 가족들은 여전히 고통을 호소하고, 가해학생의 심리치료 이행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피해학생인 A 군은 학교 상담교사와 해남 우리병원에서 심리치료를 받고, 반면 가해 학생은 신분 노출을 꺼려 심리치료를 거부하고 광주지역의 심리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해졌다.

가해 학생의 가족은 피해 학생 어머니에게 피해 금액이나 병원치료 등에 대해서는 말 한마디 하지 않고 ‘학생 보약이나 먹여라며 100만원 던져 주었다’며 반성하고 사과하는 자세를 찾아 볼 수 없는 행동에 서운함은 여전 했다.

특히,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가·피해학생 측에 통보하고, 가해학생의 심리치료 및 내용 등 이행 사항을 확인, 피해학생 측에 통보토록 하고 있지만 학교 측은 이 같은 절차를 전혀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 모 교장은 B군이 “광주 심리치료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리를 들어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광주 어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지는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장은 “학교에서 진상 조사를 하자 양 측이 대화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원만하게 합의해 교육청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완도지역 교육계 한 관계자는 “부모가 완도군청 6급 부부공무원인 가해학생과, 어머니와 둘이 생활하고 있는 피해학생의 처지가 바뀌었어도 이 같은 결정이 내려졌을지 의문이다”며, 학교 측의 이유 있는 편파 처리를 꼬집었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피해학생의 진정한 피해 회복과 가해학생의 선도 등이 제대로 이뤄지도록 장학사 등을 파견, 진상 조사 후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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