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위에 떠있는 바위며 그 사이 사이를 감싸고 있는 억새, 갯버들, 그리고 함께 어우렁더우렁 살아가는 물고기와 새 등은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하다. 하류 쪽으로 내려갈수록 여유롭게 펼쳐지는 고운 백사장은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신발을 벗어 던지고 맨발로 걷고 뒹굴고 싶기도 한다.
오랜 시간을 사람과 함께 지내온 섬진강은 그만큼이나 이야기꺼리도 많다. 마음이 힘들고 무거울 때면 강물에 얼굴을 비춰보기도 하고 그분들의 모습을 그려보기도 한다.
가는 길을 싸안아 주는 어머니 같은 산, 지리산이 있어서 섬진강은 더욱 더 깊고 따뜻하다. 품안에 들어가 산길로 접어드는 야트막한 언덕에 서너 포기의 붓꽃이 피어있다. 난초 잎을 닮아 시원스럽게 자라난 잎사귀 사이로 꽃대가 나와 2~3개의 꽃송이들이 매달려 보랏빛으로 장식하고 환하게 드러낸다.
꽃잎은 6장으로 보이는데 호랑이 무늬처럼 얼룩진 아름다운 꽃잎만이 진짜이고 나머지 3장은 수술이 변하여 꽃잎처럼 신기함을 토해낸다. 모양새가 비슷한 서양의 아이리스의 꽃말은 무지개인데 붓꽃은 비온 뒤에 보는 아름다운 무지개처럼 ‘기쁜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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