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야기 29 - 중국인의 상술(商術)
중국이야기 29 - 중국인의 상술(商術)
  • 강원구 한중문화교류회 회장
  • 승인 2012.05.10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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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구 한중문화교류회 회장
은(殷)나라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상업을 중시했다. 은나라를 일명 상(商)나라라고 말한다. 먼저 상에서 나라를 세워 은으로 옮겼다. 그들 또한 상업을 중시했기 때문에 후세에 그 나라 이름인 ‘상(商)’이 ‘장사하다’는 뜻을 지니게 되었으며, 장사꾼을 ‘상인(商人: 즉 은인)’이라 불렀다.

장사 형태에 따라 행상(行商)과 좌고(坐賈)로 구분하였다. 은나라 사람들은 또한 귀신을 중시했다. 귀신에 대한 미신과 숭배는 상당히 보편적이어서 거의 매일 점복(占卜)에 의지하였다. 하(夏)나라는 천명(天命)을 존중하였고, 은나라는 귀신을 존중했으며, 주(周)나라는 예(禮)를 존중했다.

그들에게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장사 때문에 거금을 소지하고 있을 때는 반드시 우선적으로 안전을 생각하라. 될 수 있는 한 짐을 줄이고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도록 하라. 동업자끼리 공동거래를 할 경우라도 반드시 계약을 체결하라. 서로 갈라지게 되면 분쟁이 생겨 손실을 입는다.

중요한 금품은 충분히 신뢰감이 가는 사람을 골라서 의탁하며, 상품을 처분할 때는 먼저 지불을 요구하라. 떠나기에 앞서서는 설령 집안의 아내라 하더라도 행선지를 알리지 말라. 집에서 한 걸음 나오면 귀신같이 신속히 이동하고, 거룻배를 탈 경우에는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자신이 장사꾼이란 것을 뱃사공이 알지 못하게 해야 한다.

육로로 갈 경우에는 화려한 옷차림을 하지 말고, 무거워 보이는 자루나 상자를 지니지 말라. 배를 타거나 말을 타고 갈 때, 뱃사공이나 마부에게 짐을 맡기지 말라. 아침에 일찍 출발하고, 아직 해가 훤할 때 숙박을 정하고, 어두워지면 마차나 배를 타는 것을 경계하라. 거리에서 호객 하는 여자가 있더라도 상관하지 말며, 우연히 길에서 만난 동업자는 조심하라.

항상 주의를 게을리 하지 말며, 잘 때, 옷 갈아입을 때, 밥을 먹을 때도 주의를 늦추지 말라. 숙박을 소개받아 머물 때에도 잘 살피도록 하며, 감언으로 마중하는 이를 조심하고, 동업자의 안색과 언동을 잘 관찰하라.

트집 잡기를 좋아하는 자는 융통성이 없고, 성질이 나쁘고, 무정하다. 먹기를 좋아하는 자는 사람은 좋으나 간섭이 심하고, 의리를 강요한다. 도박을 좋아하는 자는 부침이 잦고, 나중에 모든 것을 잃는다. 여자를 좋아하는 자는 이곳저곳에서 놀기만 하며, 화를 당하거나 사기를 당한다.

사치를 뽐내는 자는 변변치 못하며, 부를 자랑하는 자는 반드시 남에게 그것을 빼앗긴다. 이런 사람들은 악인은 아니지만, 장사를 함에 있어 실수가 많다. 정직한 이의 말은 귀에 거슬리고, 근검한 이는 자수성가한다.

장사를 함에 있어 성급하게 덤비듯이 말하는 자는 상대방을 반드시 속이려고 함이다. 행동이 무게가 있어 보이고, 여유 있게 이야기하는 자는 틀림없이 성실하다. 재산도 목숨도 걸겠다는 자, 양심이 없는 자들과는 거래하지 말라. 장사의 흥정에는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성의가 없으면 안 된다.

곡물을 취급하는 자는 기후를 관찰하라. 여기저기 다녀보아서 풍작인지 흉작인지 조사하고, 수확 시에 곡물을 비축하라. 쌀과 의류와의 교환은 농번기에 행하지 말라. 세상사는 평온 속에 변화가 숨어 있게 마련이며, 호경기가 왔을 때 불경기의 싹이 자라는 법이다.

가장 최저가로 내려간 상품은 반드시 올라가니, 변화는 평안을 부르게 마련이다. 변화가 심할 때는 사지 말고, 싼 물건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사들여라. 그들의 상술은 정말 기막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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