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다스리는 경전 산책 떠나보세요
마음 다스리는 경전 산책 떠나보세요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2.05.10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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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토사 혜광스님, 범소유상(凡所有相), 개시허망(皆是虛妄), 약견제상비상(若見諸相非相), 즉견여래(卽見如來)

혜광 스님과 함께하는 경전산책 한번 떠나 보시겠습니까?

동구 장동에 위치한 자비신행회에서 혼돈의 시대, 갈등의 시대, 소외의 시대에 우리를 지키고 세상을 지키는 마음 공부를 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혜광 스님(담양 정토사 주지스님)의 금강경 강의가 한창이다.

올해 강사를 맡게 된 혜광 스님은 매주 수요일 오후 2시에는 지혜의 말씀을 전달하는 금강경을, 오후 7시에는 중생들을 위한 경전 유마경 강의를 펼치는데 매주 교육생들의 줄이 잇따른다. 강의마다 30여명의 교육생들이 앉아 듣는다.

이번 강의는 '재가 화엄학림'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 삶의 지혜와 자비라는 불교적 인격과 세상을 바로 보는 안목을 갖춘 재가불자 양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지난 2005년 3월에 개설되어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겉모습에 집착 말고 허망함 깨달아라

혜광 스님은 절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건강 때문이었다. 어렸을 때 몸이 좋지 않아 10살을 못 넘긴다는 소리를 듣고 병원을 제집 드나들듯이 했지만 호전되지 않았다. 혜광 스님의 부모님들은 우연치 않게 부처님 공덕에 몸이 치유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생각지도 못한 9살 어린 나이에 절로 보내졌다.

이 후 절 생활을 하면서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몸을 단련하기 위해 365일 계절에 상관없이 냉수마찰을 하게 됐다. 하지만 몸은 호전되지 않았고 불경을 공부하게 되면서 이 모든 것들이 허망한 것들임을 깨달았다.

▲담양 정토사 혜광스님
본인의 몸뚱이 색신(色身)에게 공을 들이고 다스리기 전에 중생들을 위해서 헌신하고, 공부를 하고 마음을 단련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혜광 스님은 “금강경에는 범소유상(凡所有相), 개시허망(皆是虛妄), 약견제상비상(若見諸相非相), 즉견여래(卽見如來)라는 구절이 있는데 무릇 있는바 상이 다 허망하니 만약 모든 상이 상 아닌 줄 보면 곧 여래를 보리라”고 설명했다.

이것은 스스로가 어려움에 부딪쳤을 때 문제를 정면승부하고 끝까지 마주해서 허망함을 느끼고 항복을 하고 나면 마음 속 깊이 행복함과 참 생명의 자유로움을 깨닫게 된다고 한다. 여래는 진리로부터 오신 분을 지칭하면서 부처님의 별명이자 참 생명의 진리이기도 한다.

또한 허망함을 안다는 것은 밑바닥을 본 사람만 가능하며, 밑바닥을 가보지 아니한 사람은 허망함을 모른다고 한다. 허망함을 깨닫게 되는 것은 더 이상의 기대치나 어떠한 다른 방법도 따지지 않고 이것들이 작용 하지 않은 상태를 일컫는다고 한다.

보리심 갖고 작은 것 감사하는 소욕지족의 삶

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깨졌을 때 보고 싶지 아니한 것처럼, 몸이 생명의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 그 동안 몸에 집착하고 육신에 공을 들인 정성을 들이지 않게 된다. 바로 이것을 아는 것이 허망을 아는 것이다고 한다.

인간관계에 관해서는 혜광 스님은 “상대를 상대적인 마음을 갖고 대하면 돌아오는 결과는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머무르는바 없이 행하고 절대적으로 돌아오게 만드는 보리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중생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결과를 두려워한다고 한다. 중생심은 이익을 따지고 결과만 따지게 되어 결국 몸의 그림자에 노예가 되어 평생을 살아가고 겉으로 드러난 색신(色身)만 보고 판단한다고 살아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보살은 바른 선상에서 출발했느냐 원인을 염려하는 것이 보리심이라고 일컫는다면서 내가 가진 잣대로 비교하고 평가하지 않고, 마음을 수행하여 집착하지 아니하고 참의미를 깨달아야 한다고 말한다. 바로 색신(色身)의 그림자를 통하여 그 사람의 참 모습을 유추해야 하는 것이라 했다.

일부에서는 불교를 우상숭배라고 이야기 하는 경우가 있다. 이와 관련해서 혜광 스님은 “처음부터 중생들은 법신(法身)을 자각할 수 없기 때문에 생명내용을 이끌어 내기 위한 방편으로 불상을 이미지화 해 놓고 화신(化身)을 통해서 깊은 수행을 하기 위함일 뿐이다”고 교육생들을 깨우쳤다.

진정한 무소유는 남을 따라가는 욕망 버려야

또한 혜광 스님은 “실체에 대해서 미혹하게 아는 것을 우상숭배라 함인데 가끔 불상을 앞에 두고 가치를 내세워 귀하다 귀하지 않다 평가하고 정성을 들이는 것은  부처를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우상을 숭배하는 것이다”면서 우상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읽는 사람들이 태반인데 혜광 스님은 “무소유라 함이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 게 아니라 진정 무소유는 남이 누리니까 나도 하고 싶어 뒤따라가는 욕망을 버리라는 말씀이다”고 설명한다.

소욕지족(小欲之足) 이처럼 작은 것에 만족하고 사는 마음에서 비롯되어 대립, 갈등 사회적 문제에서 발생하는 소유의 욕망을 버리고 살아가는 것이 행복한 삶의 길을 열어가는 방법이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혜광 스님은 재가 화엄학림을 통해 매주 행복한 삶을 일구어 가고자 하는 분에게 경전의 깨달음을 전달한다./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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