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과도 같은 무등산 순환버스 2시간 30분
휴식과도 같은 무등산 순환버스 2시간 30분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2.04.30 0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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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자락에 숨은 이야기와의 동행
▲ 무등산 순환버스 45인승에 아침 일찍 승차한 시민들

무등산 순환버스가 두 주째 운행을 마쳤다. 첫 주에 비해 이용객들도 많았고, 준비도 많이 나아져 있었다.

무등산 순환버스를 2주에 걸쳐 탑승해보았다. 올해 무등산 순환버스 첫 운행이었던 4월 21일(토) 오전 9시에 광주역에서 출발하는 첫차를 탔었고, 28일에도 9시 첫차를 탔다.

21일에는 비가 온 탓에 바깥 경치를 거의 볼 수 없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경치와 문화해설사의 이야기가 잘 연결되지 않았다. 게다가 무등산 순환버스를 안내하는 홍보물도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무등산, 무돌길 해설 여러모로 도움

또, 이 버스가 무돌길보다 멀리 무등산을 한 바퀴 돌기 때문에 문화해설사가 해설하는 데 곤혹스러움이 묻어있었다. 문화해설사는 무돌길과 옛길을 중심으로 해설을 해야 하는지 아니면 순환버스의 노선에 맞추어 해설을 해야 하는지 난감해했다.

이유는 지난해와 노선이 달라진 관계로 해설에 대한 정리된 입장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경험이 많은 문화해설사는 이 상황을 자신의 열정과 성의로 슬기롭게 극복했다. 문화해설사는 무돌길과 옛길, 그리고 노선 위에서 마주치는 마을과 그에 대한 이야기를 가능한 많이 해주려고 노력했다. 다만 너무 많은 것을 이야기함으로 인해 몹시 힘들어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역에 도착할 무렵 자신의 지인들과 해설의 내용과 방식에 대해 서로 견해를 주고받는 문화해설사의 모습은 참 아름다웠다.

28일에는 날씨가 참 좋아서 첫차부터 만원이었다. 오전 8시 40분에 자리가 다 찼다. 족히 20명이 넘어 보이는 시민들은 40분을 기다려서 두 번째 버스를 이용해야 했다.

이날 첫차는 9시 정각이 되자 정시에 출발했다. 지난 주 첫 운행 때도 정시에 출발을 하였는데 이번에도 정시에 출발했다. 대체로 운행시간은 잘 지켜지고 있었다.

지난주에는 비로 인해 차 안에서 밖의 경치를 전혀 볼 수 없었지만 이번에는 탁 트인 창밖으로 밖의 경치를 훤히 바라볼 수 있었다.

8월말까지 1차 운행
총연장 77Km, 소요시간 2시간 30분

차가 출발하자 무등산 순환버스에 대한 안내가 시작됐다. 안내에 따르면 현재 무등산 순환버스는 광주시의 위탁을 받아 광주시 관광협회가 8월말까지 1차 운행할 계획이다. 한 여름에는 쉬고 예산이 배정되는 대로 가을에 다시 운행한다.

무등산 순환버스는 총 77Km를 운행하며, 소요시간은 2시간 30분이다. 매주 토․일요일 6회 운행하며, 출발시간은 1회(09:00), 2회(09:40), 3회(11:10), 4회(13:40), 5회(14:30), 6회(15:20)이다.

경유지는 광주역을 출발해 광주역 후문, 광주교대, 각화중, 등촌마을, 청풍쉼터, 충장사, 호수생태공원, 소쇄원, 담양남면사무소, 남면정곡리, 화순이서초교, 안심마을, 안양산휴양림, 큰재, 수만리입구, 선교삼거리, 소태역, 평화맨션, 증심사주차장, 조대정문, 광주교대를 거쳐 광주역으로 돌아온다.

이러한 사실들을 알려주는 안내문은 29일에 각 차에 비치되었다. 이것은 운행 첫날부터 준비되었어야 했다.

대체로 광주권 승강장에서는 타고 내리는 사람이 없었다. 지난해도 그랬다고 한다. 이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래서 아예 광주역으로 와서 탄다고 한다. 이날도 승강장에서 타는 사람들은 없었으며, 내리는 사람들은 주로 화순구간과 증심사에서 많이 내렸다.

원근수 문화해설사의 맛깔스러운 이야기

안내를 맡은 1호차의 문화해설사는 원근수씨로 이 분야에서는 꽤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광주시 소속 문화해설사로 무등산 옛길을 만드는데 크게 기여하기도 했다. 21일에 이은 두 번째 만남이어서인지 정겹기 그지없다.

원 해설사는 각화동에서 낭랑한 목소리로 시도 한 두수 읊고, 그곳이 무돌길의 출발점임을 알려준다. 4수원지에 이르니 이곳이 석곡수원지이고, 철새 오리를 팔아먹은 양동의 한 상인의 실화도 들려준다.

금곡마을에서는 무등산 수박에 대해서, 성안 성내리에서는 김덕령 장군의 생가터가 있다고 소개한다. 또 1매 1송 5리에 얽힌 사연도 들려준다.

독수정(獨守亭)에 이르러서는 두 나라를 섬기지 않겠다며 은거한 전신민(全新民)을 소개하고, 독수정이란 시도 낭송한다. 절골에서는 서봉사(瑞峯寺)가 있었는데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고 설명한다.

의병의 전적지로 유명한 무동마을에 이르니 한말 김태원(金泰元) 의병장이 묻힌 곳이요, 양진녀(梁振汝) 의병장이 잡힌 곳이라고 말한다.

이서를 지나면서는 학교 운동장 한가운데 서있는 천년이 넘은 느티나무와 5백년이 넘은 은행나무를 보여준다. 안양산휴양림에서는 ‘안양’이 불교용어로 ‘몸과 마음을 편하게 한다’는 뜻이라며 휴양림이 되기까지 40년이 넘게 걸렸다고 설명한다.

큰재를 지나 선교삼거리에 이르는 길은 온통 철쭉이다. 큰재의 철쭉은 5월초에 가면 만개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수만리입구에서 선교삼거리까지의 철쭉은 이미 만개해서 혼자 보기엔 너무도 아까웠다.

아름다운 꽃길을 뒤로하고 도둑이 많아 혼자 넘지 못해서 붙여진 이름인지 아니면 동학농민혁명 때 전사한 혁명군의 널을 짊어지고 간 사람들이 너무도 많아 붙여진 이름인지 확실하지 않은 ‘너릿재’를 넘어 광주로 들어왔다.

행복하고 유쾌한 순환버스가 되도록 노력할 것

편안한 휴식과도 같은 2시간 30분이었다. 해설도 첫 운행 때보다는 많이 세련되어 있었다. 무돌길에 접하면 무등산과 무돌길을 설명하고, 무돌길과 멀어지면 시야에 들어오는 마을과 풍경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간간히 들려주는 유머도 꽤 재미있었다.

원 해설사는 “매주 똑같은 해설을 하지 않으려고 늘 연구하고 있다”며 “행복하고 유쾌한 순환버스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무등산 순환버스를 이용한 느낌을 묻는 질문에 북구 중흥동에 사는 선미선씨는 “언론을 통해 이 버스에 대해 알게 되어 타봤는데 코스가 참 좋고, 무등산에 대해 모르고 있었던 사실들도 많이 알게 되어 기뻤다”며 “몰라서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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