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출장에 과다한 출장비 수령 '빈축'
불필요한 출장에 과다한 출장비 수령 '빈축'
  • 홍갑의 기자
  • 승인 2012.04.19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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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지역 교장 16명, 수업일수 202일 중 100일 이상 출장

전남지역 일부 학교장들이 업무와 직접 관련 없는 회의나 행사장에 참석, 과다한 출장비를 수령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학교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일반 교사와 달리 교장은 별도의 승인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어 학교장의 출장 남용을 부취기고 있어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19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11개월 동안 80일 이상 64명의 학교장이 출장을 다녀왔으며, 이들 가운데 16명이 100일 이상 출장을 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교직원들의 전체 출장비 가운데 25%(4분의 1) 이상 사용한 교장이 10명이며, 출장 목적이 불분명하거나 불요불급한 출장을 다녀온 교장도 4명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1년 수업일수가 202일에 학교 총괄 책임자가 100일 이상 출장을 사용해 업무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곡성 A 초등학교 김 모 교장은 2010년에 121일, 지난해 1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9개월 동안 124일 출장을 다녀와 출장비를 각각 335만원과 337만원을 사용했다.

김 교장은 지난해 1월 1일부터 9개월 간 봉정·죽곡 폐교 관리상태 점검을 위해 13차례 출장을 가며 출장비를 꼬박꼬박 수령했다.

또 화초구입, 체육대회 참석, 벚꽃축제, 코스모스축제, 지역 교육청의 학교장 회의, 인근 학교 방문, 지역사회 협의회 및 월례회 참석 등에 참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교육과정과 무관한 출장을 다니며 공무가 아니면 출장비를 받을 수 없다는 공무원 여비규정을 어기고 부적절하게 출장비를 수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진 B 초등학교 최 모 교장은 지난한해 동안 관내 출장 99일 관외 출장 42일 등 모두 141일 출장을 다녀왔으며 출장비로는 387만 4천원을 사용했다.

출장 사유도 다양했다. 농촌체험학습장 정비와 재배 작물 관리, 참여 학생 인솔, 염화칼슘 수령(강진군청), 영어타운체험학습 학생인솔(강진외국어타운), 수영부학생 인솔 및 안전지도(강진 실내 체육관), 조경수 구입 위한 시장조사, 악기수리 등 교장이 꼭 가지 않아도 될 불필요한 출장을 2,3일에 한번 꼴 다녔다.

담양 C 초등학교 박 모 교장은 2011학년도(2011.3.1.~2012.2.29)에 관내출장 75일, 관외출장 102일, 국외출장 4일 등 모두 181일을 출장에 659만9,650원을 출장비를 사용했다.

이외에도 구례 D 중학교 선 모 교장은 2010학년도에 104일 출장에 514만 7천원, 지난해에는 87일 출장에 383만원의 출장비를 수령했다. 순천 E 고등학교 조 모 교장도 지난해 수업일수 202일 가운데 관내출장 55일과 관외출장 92일 등 147일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장이 학교 업무와 무관한 출장과 학교장이 가지 않아도 될 출장이 이뤄진다고 해도 학교 현장에서 제재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학교장의 양심에 마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 문제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의욕적으로 학교를 운영하려다 보니 부득이하게 출장을 가야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개인적인 일이나 출장비를 수령하기 위해 출장을 일삼는 교장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지난해 1월부터 11월말까지 11개월간 80일 이상 출장 교(원)장에 대한 조사 분석 결과 일부 학교장이 학교경영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과다한 출장을 자제하라는 공문을 일선학교에 시달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과다한 출장을 사용한 학교장 중에는 교육적인 마인드를 인정받아 각종 평가나 컨설팅장학을 위해 출장이 많은 교장들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덧 붙였다.

박성수 전남도교육청 감사총괄담당은 “개인적인 일이나 출장비를 수령하기 위해 출장을 일삼는 교장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만약에 그런 학교장이 있다면 공무원 복무규정에 의해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장주섭 전교조 전남지부장은 "수업일수 3분의 1이상 출장을 간 교장의 경우 상당 부분이 꼭 가야 하는 것인지 의심이 드는 경우가 많고, 잦은 출장은 학사운영 차질과 교육 분위기 위축 등 부작용이 적지 않다“며 ”불필요한 출장을 줄일 수 있는 교육청 차원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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