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 디자인(상) 디자인 정책 부서별 '중구난방'
유니버설 디자인(상) 디자인 정책 부서별 '중구난방'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2.04.19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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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인권도시 표방하지만 종합계획은 Zero

도시 디자인의 새로운 경향으로 유니버설 디자인이 확산되고 있다. 광주시도 인권도시를 지향하는 차원에서 유니버설 디자인을 내세우고 있지만 종합적이고 체계적이기보다는 부서별로 개별사업으로 진행되고 있어 문제다.

최근 국내외 주요 도시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차원을 넘어 ‘모든 사람들을 위한 디자인’을 표방한다. 이른바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이라는 관점에서 도시환경 조성에 나서고 있다.

장애 유무 상관없이 이용하는 디자인

유니버설 디자인의 ‘universal’은 사회의 개개인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 모든 사용자들에게 쾌적하고 사용하기 편리한 환경과 제품을 제공한다는 사회적 의식과 태도를 의미한다.

이러한 의미를 담고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은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Design For All)’, ‘범용(汎用) 디자인’이라고도 불린다. 장애의 유무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이 무리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도구, 시설, 설비를 설계하는 것을 유니버설 디자인(공용화 설계)이라고 한다.

초기에는 제품이나 건물의 디자인, 복지 분야를 중심으로 고려된 유니버설 디자인은 점차 교통, 정보, 관광, 교육, 환경, 행정 등에 이르기까지 이제 유·무형을 불문하고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추세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을 실현할 수 있는 대안적인 도시 디자인이다. 광주시가 관심 갖는 것도 이런 점에서 인권도시와 어울린다는 생각이다. 사람들이 지닌 다양성을 인정하고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며 살아갈 수 있는 물리적 조건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관계도 중요시하는 포괄적인 사회적 환경 조성을 목표로 한다.

이에 비해 무장애 디자인(Barrier Free Design)이 있다. ‘장애인이 살기 좋은 사회는 누구나 살기 좋은 사회’라는 인식에서 출발한 개념이다. 사회적 약자를 포함한 전체 구성원의 삶의 질 향상을 지향하고 있다. 배리어프리(無障碍) 디자인된 도구, 시설, 설비 등은 장애가 있는 사람뿐 아니라 건강한 사람들에게도 유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市, 무용지물 조례 만들어 뭐하나

유니버설 디자인과 밀접한 관련성을 갖는 ‘무장애 디자인’은 장애인 및 고령자 등 사회적 약자들의 생활에 지장이 되는 물리적인 장애물이나 심리적인 장벽을 없애려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무장애 디자인은 유니버설 디자인이 추구하는 구상을 ‘공간의 권리’ 실현이라는 관점에서 실행하는 구체적 영역이다. 공간의 기획 및 건설에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참여하는 공간의 민주화, 공간의 접근이나 이용이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주어지는 공간의 평등성, 공간 환경의 개선과 공간의 공동 이용을 통한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의 복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우리나라는 1997년 이후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편의증진법’),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등을 시행했다. 법을 통해 신체적 약자들의 이동과 공간 이용을 배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의 물리적 환경의 급격한 팽창으로 인해 공공건물과 일상의 시설물에 대한 설계와 활용은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광주시도 지난 2008년 관련 조례를 만들었다. 하지만 그 조례는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민주·인권도시를 지향하는 광주 역시 장애인, 고령인, 여성, 아동 등 사회적 약자계층과 공생하며 광주공동체를 주장하고 있지만 아직은 먼 이야기처럼 들린다.

유니버설 디자인 종합적 접근 필요

광주의 무장애 디자인 구상은 종합적인 계획과 체계적인 조직 속에서 진행되기보다는 각 부서별로 개별적인 사업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모든 사람이 차별 받지 않고 도시의 환경을 누리고, 공공시설이나 장소에 대해 누구나 장애 받지 않고 접근·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인간의 존엄성과 공존의 가치를 강조하는 ‘인권도시 광주’ 도시정책의 중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공간의 권리’ 확대를 통해 공생과 연대의 광주공동체 실현과 시민들의 삶의 질 개선 및 미래의 도시 가치 제고를 위해 유니버설 디자인에 대한 정책방향과 주요 사업들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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