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릴레이]나는 문화전수가다
[칭찬릴레이]나는 문화전수가다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2.04.17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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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공예협동조합 이사장 최석현씨를 찾아서
현대문화와 전통문화의 어울림, 전통공예 계승 힘써

▲ 광주공예협동조합 이사장 최석현(56)씨(양림동 '늘'갤러리 대표)는 오늘도 전통공예의 멋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와 옛 삶을 엮어나가는 사람들, 삶을 만들어 나가는 사람들 바로 전통 공예인들이다. 근대역사를 보물처럼 품고 있는 남구 양림동 ‘늘’갤러리에는 지나가던 시민들이 북적이고 있다.

오랜 세월동안 마치 '삶의 시작과 끝'을 나전칠기와 함께 하는 최석현씨는 오늘 하루도 조개껍질과 함께 시작을 한다. 생활 공간을 오묘한 자개 빛으로 빛나는, 조개껍질로 하나하나 섬세하게 만들어 인간냄새가 나는 세계가 바로 명인 최석현(공예가·56세)씨가 꿈꾸는 세상이다.

그는 현재 양림동 ‘늘’공예갤러리의 대표이자 광주공예협동조합에서 5년이 넘는 시간동안 이사장직을 수행하면서 많은 일들을 해냈다.

16일 ‘늘’갤러리에서 시연행사에서 만난 최 이사장은 “세계의 수많은 나라도 그 나라만의 전통을 보기 위해서는 생활모습을 담은 작품을 보면 알 수 있는데, 한국은 바로 공예예술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 곳을 현대와 전통이 만나는 장소로 이끌어나가고 싶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점점 시대가 현대화로 변해가면서 대중들은 현대작품에만 눈길을 돌리고 있어 아쉬운 현실이라고 말한다. 옻칠과 나전칠기로 이미 알려진 명장인 최 대표 역시 공예인이라는 자리에서 공예인들이 가진 애환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이러한 전통공예도 조금만 개선 의지를 지니고 있다면 누구든지 이 분야에 주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노력은 대중들에게는 생소한 공예예술처럼 느껴지는 아름다운 우리 전통공예를 알리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예스러운 생활의 멋을 전달하기 위해 문화 이야기꾼이 되고자 한다. 빛고을 공예창작촌의 입성 역시 그중의 하나이다.

그는 우리의 것이면서도 우리 대중들에게 아직 익숙하지 않은 전통공예를 알리기 위해 지난해 초 남구 양과동 빛고을 공예 창작촌 설립에 앞장 섰다. 그 결과 공예인들이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데 큰 공을 들였다.

최 이사장은 “모든 주거 공간, 생활 도구 전부를 보면 하나하나가 공예가의 손길이 묻어 있다”며 “전통공예가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지기 위해서는 언제든지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한다.

1973년에 전통공예를 시작해 약 40년간 손톱 끝에 옻을 묻히고 섬세하게 자개를 오렸으니 이제는 구름위에 앉을 만도 하다.

수십 년간 전통공예 분야에 주력해 온 그는 1998년도에 무형문화제 제24호 나전, 옻칠 전수장에 선정됐고, 2007년에는 나전, 옻칠뿐만 아니라 공예전반을 아우르는 광주공예협동조합 이사장에 추대를 받게 되어 그 전통을 이어나가기 위해 현재까지 노력해오고 있다.

이번 ‘늘’갤러리도 전통문화 존속을 위해 풍족한 상황이 아닌 상태지만 사비로 시민들이 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는 자체가 너무나 기쁜 최석현씨다.

이렇게 나전칠기, 옻칠 분야의 장인으로써 전통공예의 계승 발전과 빛고을 공예 창작촌 활성화 및 남구 전통공예 콘텐츠 제작 거점화를 실현하는데 큰 공을 세운 그는 지난 16일 문화예술체육부문의 영예로운 남구민상을 수상하게 됐다.

전통문화 계승을 위해 그는 손이 거칠어지고 먼지가 날리는 좋지 못한 환경 속에서 작업 수행을 해야 한다. 때로는 찬물에 손을 담구고 편하지 못한 냄새도 맡을 수 있지만 기술전수자를 육성하고 전통공예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오늘도 그는 작업실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조개껍질을 두드린다./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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