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야기 25. 음주문화(飮酒文化)와 코카콜라(可口可樂)
중국이야기 25. 음주문화(飮酒文化)와 코카콜라(可口可樂)
  • 강원구 한중문화교류회 중앙회장
  • 승인 2012.04.1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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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구 박사
술이란 지금으로부터 5천년 전 우(禹) 임금시대에 의적(儀狄)이라는 사람이 만들어 냈다고 한다. 중국의 술은 모양과 맛이 각각 다르고 지방마다 특색이 있는 술이 많다. 세계적으로 술이 다양한 나라는 중국이 제일일 것이다.

요즈음 중국 정부는 정부 차원에서 점심에 술을 못마시게게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인들은 점심시간에도 술을 거나하게 마시고, 야간에는 코가 비뚤어지게 마신다. 깐베이(乾杯) 깐베이 하며 마신다.

깐베이는 ‘마를 건, 잔 배’로 술을 완전히 비워버린다는 뜻인 ‘건배’다. 우리는 ‘건배’, 일본은 ‘간빠이’ 중국은 ‘깐베이’다. 술잔을 거꾸로 머리 위로 올려 거꾸로 술이 한 방울도 없이 마셨다는 것을 보여준다.

세계 어느 나라나 첨잔하며 술잔을 돌리는 나라는 없다. 우리도 술잔 돌리는 것은 없애야 할 문화가 아닌가 생각한다. 중국인들은 술잔에 술을 따라주면 감사하다는 표시로 식탁을 가볍게 두 번 두드린다.

황제와 신하가 신분을 감추고 대궐 밖을 잠행할 때 황제가 신하에게 술을 따라주자 신하가 황제에게 말로 고맙다는 표시를 할 수가 없어 손가락 두 개를 구부려 식탁을 탁탁 쳐 고맙다는 신호를 한데서 생겼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 중에 여행을 할 때 소주를 갖고 가는 사람이 있다. 외국에서 소주 한 병은 최소한 10달러다. 중국의 이과두주는 우리 소주와 비슷하며 값이 싸고 한국인에게 맞는 술이다. 중국의 유명한 술은 값이 대단히 높다. 특히 모태주, 수정방, 오량액 등은 엄청 비싸다.

죽(竹)의 장막(帳幕)이라고 불렸던 공산주의 국가 중국에 맨 처음 침투한 것은 코카콜라였다. 달짝지근하고 시금털털한 이 자본주의의 첨병은 어느새 자본주의의 상징이 되었다.

이 코카콜라를 한자(漢字)를 중국에서는 어떻게 부르는지 재미있는 일이다. ‘커커우컬러’ 중국에서 받아들인 외래어 가운데 발음 좋고, 의미 좋은 단어로 첫손 꼽히는 Coca Cola는 '가구가락(可口可樂)'이다.

가구가락(可口可樂)으로 번역한 사람은 중국 출신의 미술학자 ‘장이(1903-1977)’이다. 중국 미술의 진가를 서방에 알리는데 일생을 바친 사람이다. 1933년 그가 영국 런던으로 유학을 떠날 무렵, 대륙에 진출한 코카콜라가 그럴싸한 이름을 찾지 못해 헤매다가 중국어 이름을 현상 공모했는데 <可口可樂>이라는 4자성어를 응모해서 당선되었던 것이다.

그가 받은 상금은 미화 30달러, 영국 돈으로는 6파운드 정도에 불과해 초라하기 그지 없는 돈이다. 그는 처와 자식을 고향에 남겨두고 영국으로 떠날 때, 3개월 정도 지낼 수 있는, 단돈 100파운드만 달랑 갖고 갔다는 말이 있다. 6파운드의 상금이 그에게는 큰돈은 아니었다.

이 사람은 유학 중에 영국정보국에서 번역을 했고, 전쟁이 끝난 후에는 미국 국적을 취득하고 콜럼비아대학에서 교수로 정년퇴직을 했다. 말년에는 홍콩에 거주하면서 계속 중국 본토를 기웃거리다가 1975년과 1977년 두 번 중국을 방문하여, 아내와 자식을 상봉하고, 여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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