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이야기 13- 동의나물
들꽃이야기 13- 동의나물
  • 송만규
  • 승인 2012.04.12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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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묵채색 33.4 × 45.5 cm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바위에 걸터앉는다. 이마에 땀을 훔치자 겨드랑이로 파고드는 바람이 잡아두고 싶도록 정겹다. 발아래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에 호흡을 고르고 마음을 쓸어내려 보기도 한다. 문득 바위틈새에 노랗게 방긋 웃는 동의나물이 어른거린다.

속이 빈 줄기는 옆으로 비스듬히 누워서 자라는데 그 마디에서 뿌리가 내리고 그 윗부분에서 곧은 줄기가 나온다. 무릎 높이를 넘지 않는 키의 줄기 끝에 2송이 정도의 샛노란 꽃이 핀다. 꽃잎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5~6장의 꽃받침이 안쪽에 있는 여러 개의 수술을 받쳐 주고 있는 모습이 조화롭다.

둥근 잎을 깔때기처럼 겹쳐 접으면 물 한 모금 담을 수 있는 작은 동이가 된다고 하여 ‘동이나물’이라고 부르다가 ‘동의나물’로 변했다.

이름에 ‘나물’이 붙은 것으로 보아 식용으로도 가능하지만, 잎에는 ‘프로토아네모닌(protoannemonin)'이라는 독성이 있어 다량으로 식용하면 구토, 설사, 경련, 현기증, 구강궤양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어린잎을 삶아서 잘 우려내고 먹어야한다.

언뜻 보기에는 곰취의 잎과 많이 닮았다. 구별하는 방법은, 곰취나물은 줄기가 여름에 굵게 올라오기 때문에 봄에는 풀잎만 둥그런 형태로 나 있는 반면 동의나물은 봄에 바로 꽃이 피기 때문에 줄기가 같이 자란다. 또 동의나물은 줄기 위에서 가지가 뻗지만 곰취는 가지가 뻗지 않는다. 그리고 동의나물은 보통 잎이 무성하게 달리고 광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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