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한 고교서 전학 불허 ‘논란’
전남 한 고교서 전학 불허 ‘논란’
  • 홍갑의 기자
  • 승인 2012.04.10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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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측, “학생의 입장에서 행정을 펼쳐야 한다”

▲ 전남 함평 나산고등학교 전경
전남의 한 고교가 학생의 전학 문제를 놓고 학교 측과 학부모간 의견이 팽팽히 맞서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전남도교육청과 최 모(16)양의 학부모에 따르면 지난달 인문계고인 나산고에 입학한 최 모(16)양은 첼로를 전공하기 위해 전주예술고의 문을 두드렸고, 실기시험을 거쳐 최근 전학을 허가 받았다.

하지만 나산고는 "전학이나 편입학에 대한 최종 권한은 학교장에게 있다"며 전학 불가 방침을 내리면서 학부모와 갈등을 빚고 있다.

전학을 원하는 학생들이 최양 이외에도 3∼4명이 더 있는 상황에서 전학을 허용할 경우 학생 수 감소로 이어져 학사운영에 혼선이 잇따를 것이라는 우려감이 커서다.

최 양 측은 “3주 전부터 전학을 위해 학교 측과 협의하고 있지만 해결되지 않아 답답하다”며 “학생수 감소 등 구조적 문제를 고려하는 것도 좋지만 학생의 장래를 위해 학생의 입장에서 행정을 펼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게다가 상급기관 규정에 비춰볼 때 학교 측의 전학 불허는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전종채 나산고 교감은 "최양의 경우 정원 이외에 3%를 추가로 채울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입학한 사례로, 입학 당시 '전학은 어렵다'는 점을 충분히 설명했다"며 "입학한 지 한 달도 안돼 전학한다고 하면 어떡하느냐"고 말했다.

전 교감은 “이 학교의 경우에도 광주에서 온 학생들이 30여명 되는데 모두가 최 양을 주시하고 있는 상태”라며 “전학을 허가할 경우 모두 전학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하고, 전남지역 학교가 붕괴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요즘 학생들이 전학이나 퇴학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말하는 경향이 있다"며 "전학만이 능사는 아닌데 안타까울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행 전남도교육청 전·편입학 업무지침에는 전학은 모든 가족이 이사해야 가능하지만 최 양 처럼 학생이 계열이나 진로를 바꾸기 위해 전학하는 경우는 예외적으로 전학을 승인토록 규정돼 있다.

한편, 나산고는 학년 당 정원은 84명이며, 현재 1학년 82명, 2학년 64명, 3학년 60명 등 206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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