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원 ·김심·시민후보... 뭘 믿고 나오나
대의원 ·김심·시민후보... 뭘 믿고 나오나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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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광주시장과 전남지사로 누굴 뽑을 것인가.

2002년 지방선거일이 13일로 딱 1년 남았다. 이미 고재유 광주시장과 허경만 전남지사가 각각 재선과 3선에 도전할 뜻을 확고히 한 가운데 자천타천의 입지자들이 심심치 않게 거론되면서 벌써부터 물밑 선거전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입지자들을 중심으로 내년 선거에 대한 관전포인트를 정리해 본다.

■ 현 대의원선거 변함없나

민주당 공천=당선인가.

이같은 공식이 통용된다면 내년 선거는 6월13일이 아니라 이보다 1개월여전에 개최될 민주당 시·도지부의 경선에서 결정될 것이다.

그렇다면 시·도지사 입지자들은 대의원 관리만 잘하면 된다는 결론이다. 그러나 이같은 맥락이라면 사실 내년 선거결과는 하나마나 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바로 현직 프레미엄을 십분 활용한 고재유 시장과 허경만 지사의 탁월한 대의원 관리가 이미 정평이 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시지부의 400여명 대의원과 도지부 700여명의 대의원들중 과반수 이상은 현직 단체장에 의해 철저히 관리(?)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라는 것이다.

현 대의원 선거제도에 대한 개혁 필요성이 대두된 것은 이 때문이다. 고시장과 허지사가 다시 선출되더라도 현 제도로는 대표성이나 공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진단에서 나온 것이다. 이상적인 모델은 이렇다.

고재유·허경만 대의원 선거 압도
민심잡기.정권재창출 목표 '바꿔'가능성
"철학있는 정책·비전 경쟁 없다"


광주시지부의 경우 6개 지구당별로 현 50명이상에서 1천명이상으로 늘리고 시지부 선정 대의원 1천명과 외부에서 시민단체 선정 1천명 등 총 8천명이상의 대의원을 통해 당원대표성과 함께 나름대로 시민대표성을 반영한 대의원을 통해 시장후보를 선출하자는 것이다.

전남도지부도 최근 지구당 사무국장 회의에서 비록 기초단체장 선거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역시 대의원 수를 대폭 늘리면서 연령, 성별, 직능별로 안배하고 여기에 지역민들의 여론을 대변할 수 있는 시민사회단체 인사들도 참여시켜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물론 대의원 수를 아무리 늘려도 대표성은 상대적일뿐 절대적이지 않은데다 통제(?)도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지구당위원장들이 현실적으로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때문에 내년 선거를 앞둔 경선은 현 대의원 수보다는 늘어나겠지만 한계는 뚜렷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대해 민주당 시지부 서대석 사무국장은 "현 대의원제도 변경은 내년초 중앙당 전당대회 직전에나 가능하므로 그때가서야 공론화될 것"이라면서도 "8월쯤 시지부가 시민단체, 학계, 언론계 등과 공동으로 내년 선거의 공천제도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해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집권 초기와 말기의 차이

'김심'(김대중대통령의 의중)이 발동할까.

김대중 대통령이 직접 선거에 나서지 않은 선거에서는 어김없이 김심논란이 일었고, 후보마다 앞다퉈 DJ를 팔았다.

물론 김대통령 집권초기에 치러진 지난 98년 민선2기 단체장 선거의 당내경선에서는 김심의 강력한 개입이 없었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당시 김종필 총리서리 인준문제, 경제위기 극복이라는 복잡한 현안이 청와대를 짓누르고 있었고 무엇보다 호남에서는 누가 되더라도 '우리편'이라는 생각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집권말기에 치러지는 내년 선거는 상황이 다르다. 특히 내년 선거는 집권후반기 레임덕 방지와 대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민주당의 텃밭으로 인식되고 있는 호남에서 한방울의 누수도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이 정권핵심의 판단이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김심'이야말로 가장 유력한 무기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물론 김심의 파워가 어느정도일지는 쉽게 가늠할 수 없지만 정권재창출이란 화두앞에서 여전히 막강하리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따라서 민선 2기때 누구도 예상하지 않았지만 대의원들로부터 선택된 '괴력'과 함께 '뿌린대로 거둔다'는 원칙으로 대의원 관리를 해오고 있다는 고재유 시장과 민선 1기때 김심을 반하며 출마해 대의원들로부터 선택된 경험을 포함 그동안 선거마다 패배해본 적이 없다는 허경만 지사도 김심을 얻기 위해 열을 올릴 것은 자명한 일.

그렇게만 된다면 고시장은 서민시장론, 허지사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배수진을 치고 유권자들에게 그동안의 행정성과를 제시하며 직접 심판을 받겠다는 태세로 임할 것이다.

문제는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다는 인식과 함께 역차별 논란, 도청이전 문제 등 각종 지역현안으로 인해 이반된 민심을 추수리는데 현재의 리더십으로 가능한가 이다. 고시장과 허지사에 도전장을 내미는 이들이 적지 않은 이유는 바로 이같은 상황의 연장선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설사 '김심후보'라고 할지라도 내년 선거에서 무조건 당선되리라는 예상은 누구도 쉽게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최근의 호남민심이라는 분석이다. 이른바 '시민정부론'과 함께 '자치후보' 또는 '시민후보'의 출마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기도 하다.

물론 민주당은 시민후보론의 경쟁력을 애써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무리 민심이반이 심각하다고 하더라도 정권재창출을 목표로 시·도지부차원에서 어느때보다 총력을 기울일 것이며 무엇보다 지역민들이 결코 민주당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다.

하지만 이 때문에라도 민주당은 내년 선거에서는 어느때보다 지역민심의 추이를 살피면서 선거에 임할 것이며 그만큼 시민후보론은 어느때보다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 후보군 누가 거론되나

광주시장의 후보군으로는 고시장과 함께 이정일 서구청장을 포함 정동년 남구청장, 김재균 북구청장, 송병태 광산구청장 등 4개 구청장, 정동채·박광태·강운태 의원 등 지역구 의원, 윤장현 중앙안과 원장, 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 이승채변호사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와함께 최인기 대불대 총장과 송재구 중앙인사위원 등은 전남도지사 후보군과 동시에 거론된다.

이정일 청장은 관선과 민선을 포함 구청장을 4번 역임했다는 풍부한 행정경험을, 정동년 청장은 5·18의 상징성과 개혁성향의 대표주자로, 김재균·송병태 청장은 구청장으로서의 경험을, 정동채 의원 등은 정권재창출을 위한 정치력과 행정경험 등을 무기로 각각 하마평이 무성하다.

또 윤장현 원장은 시민운동가로서의 참신성에서, 이기호수석은 정통경제관료출신으로 김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해왔다는 점에서, 이승채 변호사는 지난 민선 2기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 30%의 득표력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각각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여기에 최인기 대불대 총장은 광주시장과 전남지사를 지냈고 현정부에서 행정자치부 장관을 역임했다는 점에서, 송재구 위원은 전남 부지사와 광주시 행정부시장을 역임했고 행정관료중에 드물게 개혁적 성향과 비전을 갖추고 있다는 점 등에서 거론되고 있다.

이중 이정일 청장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청장은 공직생활 대부분을 광주시에서 해왔기 때문에 지역사정에 밝고 지역내 인맥도 만만치 않은데다 민주당 정동채 시지부장과 원만한 관계 등을 장점으로 꼽으며 최근에는 보폭을 중앙으로까지 넓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청장은 장관출신의 행정경험을 갖춘 최인기 총장이 광주시로 방향을 틀 것에 상당히 신경을 쓰는 눈치이며, 실제로 최총장도 내심 광주를 엿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총장은 행자부 장관시절 도청이전을 추진한 행적이 어느정도의 파문이 일으킬지 등을 놓고 전남도와 저울질을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정동년 청장, 윤장현 원장, 송재구 위원 등은 개혁적 성향 때문에 민주당 공천과 별도로 시민후보군으로도 끊임없이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전남도지사의 경우 허지사 외에 박태영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천용택 민주당 전남도지부장, 김영진·김옥두의원, 김성훈 전농림부장관과 함께 최인기 대불대총장, 송재구 중앙인사위원도 출마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상태.

현정부 초대 산업자원부 장관 출신으로 민주당내에서 경제통으로 인정받는 박태영씨는 광주 광산업유치와 보성·해남 등 전남지역 핵발전소 후보지 해제, 조선대 등 주요 대학에 수억원씩의 연구개발자금 지원, 대불산단·평단산단의 기업유치를 통한 지역경제활성화 등에 기여했다고 자평하며 전남의 총체적 발전을 위한 구상의 실현을 위해 도지사가 돼야한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김영진의원은 현재로선 농어민을 대변하고 의원선교활동에 주력하면서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문제 등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내심 도백의 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동교동계 일각에서는 내년 대선을 대비, 민심과 표심을 모을 수 있는 후보를 내세운다는 차원에서 김옥두·천용택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허지사의 강력한 대항마로서 주목받고 있는 최인기 전 장관은 대불대 총장 취임이후 활발한 '강연'활동을 벌이며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고 지난 98년 민선 2기 선거에 앞선 당내경선에서 허경만지사와 맞붙어 만만치 않은 득표력을 과시했던 송재구 중앙인사위원도 여건만 마련되면 재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

광주와 전남을 어떻게 바꿔야 할까.

최근 차기 시·도지사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지만 정작 알맹이가 빠져있다는 지적이다. 자신의 철학을 바탕으로 정책과 비전을 내세우는 후보가 많지 않으며 또 그런 관심도 많지 않다는 것이다.

누가 되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누가돼야 광주와 전남을 제대로 이끌어 갈 것인가라면 1년앞으로 다가온 선거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후보자들의 철학과 정책, 행정가로서의 자질, 그리고 비전이 무엇인가에 대한 관심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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