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미래지향적인 사람을 찍어라!
안철수, 미래지향적인 사람을 찍어라!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2.04.03 18: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년학생들에게 모범적인 방향 제시
총선에서는 성숙한 인격 가진 사람 뽑아야

2000여명의 청중들이 전남대 대강당을 가득 메웠다. 대선주자의 하나로 거론되며 곳곳에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특강이 있었기 때문이다.

안 원장은 이날 특강에서 젊은이들이 용기를 갖고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하며 이번 총선에서는 정당이나 지역주의보다는 진정한 국가발전을 위해 미래를 내다보고 성숙한 인격을 가진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날 특강은 3일 오후 2시 ‘광주의 미래, 청년의 미래’라는 주제로 전남대 대강당에서 열렸다.

안 원장은 강연의 첫 머리에서 자신의 처가 광주에서 초등학교를 다녔으며 현재도 처가가 여수라며 이 지역에 대한 친근감을 에둘러 표현했다.

안 원장은 본 강연을 시작하며 “광주가 닫힌 사회를 열린 사회로, 권위주의적인 사회를 민주적인 사회로 변화시키는데 크게 일조했다”며 “광주는 민주화뿐만 아니라 정보기술, 소셜 네트워크 등과 같은 대한민국 두 번째 산업발전 모태가 된 곳으로 큰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사회 체제 필요

이어 안 원장은 현재를 불행한 사회로 진단하고 “과거 우리나라는 가능성이 있는 분야를 모방하고 추격하면서 경제발전을 이루었지만 지금은 과거의 방법이 통하지 않을 뿐 아니라 모방대상이 부재하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가 필요한 때”라며 “성공만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목표지향사회가 아니라 과정에 의미를 부여하는 사회로 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 원장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청년실업, 지역 불균형 등의 국가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문제인식을 공유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정파의 이념이나 산업화, 민주화의 관점에서 탈피해서 새로운 사회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원장은 새로운 사회체제에 대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같은 기회가 제공되고, 편법이 통하지 않는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어야 하며, 실패한 사람들에게도 다시 기회가 제공되는 사회”라고 설명했다.
 

광주의 무형자산은 광주의 미래

광주의 미래에 대해서 안 원장은 “광주가 산업화 시대에는 많은 불이익을 받은 반면 문화적 자산은 풍부하게 보전되었다”며 “미래는 무형의 자산이 가치를 인정받는 사회이기 때문에 광주의 미래는 밝다”고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안 원장은 또 “이러한 무형의 자산을 키우고 가치 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지역민들과 지방정부, 그리고 중앙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광주의 가능성과 역동성에 국가가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해서는 안 돼

안 원장은 도전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버리고 미지의 세계로 가는 것이 아니라고 전제한 뒤 “우리 사회가 청년들을 안정지향형으로 유인한 책임이 크지만 청년들도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며 “가장 기본적인 개념을 알면 실패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안 원장은 실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다양한 재능과 성격을 가졌을지라도 가치관이 같은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것, 자기가 하고 싶은 일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일을 할 것, 처음부터 모든 것을 걸지 말고 단계적으로 인력과 재원을 투자할 것”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청년들에 대한 충고로 안 원장은 “미래는 문제 중심의 시각인 융합적인 사고가 필요하다”며 문제를 먼저 생각하고 그에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선택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융합적인 사고를 강조했다.
 

안 원장은 또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자신만의 견해도 밝혔다.
안 원장은 “지역균형발전은 정치적으로 해석할 것이 아니라 혜택 보는 지역에서 희생한 지역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게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이런 마음이 있다면 논란들이 많이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부 차원에서 지역의 발전을 위해 투자하는 것 외에도 할 수 있는 게 많다고 생각한다”며 “예를 들어 공공기관이 지역인재 채용에 의무할당제를 도입한다든지, 공무원 선발 우선권을 갖도록 한다든지 등의 방식으로 지방 국립대가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총선, 인물을 보고 선택해야

안 원장은 다가오는 총선에 임하는 자세에 대해서 “사회의 규모가 커지면 소수의 이익집단이 바라는 대로 가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막는 힘은 진심을 가지고 국가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선거에 자기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안 원장은 그 기준으로 “정당의 지역주의나 정파적 이익에 급급한 사람이 아닌 국익을 우선하는 사람, 과거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 갈등과 분노를 표현하기보다는 온건하고 인격이 성숙한 사람”을 꼽았다.

이어서 미리 선정된 6개의 질문지에 대한 답변의 시간이 있었다. 대체로 평범한 질문들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책을 추천해달라는 질문에 대한 안 원장의 답변은 재치가 있었다.

이에 대해 안 원장은 공부를 잘 했던 고등학교 동창생이 내용보다는 종이의 감촉으로 참고서를 선택한 사례를 들며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마음이 가지 않으면 자신에게 좋은 책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자기가 읽고 싶은 책, 자기가 관심이 있는 분야의 책을 선택해서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강연에 대해 전남대 사범대에 다니는 한 여학생은 “가슴에 닿는 이야기가 많아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고 말한 반면, 광주 북구에 사는 한 시민은 “강연이 너무 평이했고, 원론적인 내용으로 가득했다”며 못내 아쉬워했다./박용구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